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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5 (화)

노벨 경제학상 '국가간 빈부차' 연구 아제모을루 등 3인(종합2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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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제모을루·존슨 MIT대 교수, 로빈슨 시카고대 교수

경제 성장과 정치·사회 제도 간의 상관관계 연구

경제 발전 이루려면 "민주주의 등 포용적 제도 뒷받침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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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다론 아제모을루(57), 사이먼 존슨(61), 제임스 A. 로빈슨(64) [노벨위원회 홈페이지 캡쳐.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임지우 기자 = 올해 노벨 경제학상의 영예는 국가 간 불평등 연구에 기여한 다론 아제모을루(57), 사이먼 존슨(61), 제임스 A. 로빈슨(64) 등 3인에게 돌아갔다.

튀르키예 태생인 아제모을루는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로, 2005년 '예비 노벨 경제학상'으로 불리는 '존 베이츠 클라크 메달'을 받는 등 유력한 노벨상 후보로 거론돼온 경제학자다.

영국 태생으로 국제통화기금(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를 지낸 존슨은 현재는 MIT 교수이다.

역시 영국 출신인 로빈슨은 경제학자이자 정치학자로 미국 시카고대 교수이다.

스웨덴 왕립과학원은 14일(현지시간) "제도가 어떻게 형성되고 (경제적)번영에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연구"를 인정해 이들에게 노벨 경제학상을 수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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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 경제학상 '국가 간 번영의 차이' 연구 아제모을루 등 3인
[AFP=연합뉴스]


야코브 스벤손 왕립과학원 경제과학상 위원장은 "국가 간 소득 차이를 줄이는 것은 우리 시대의 가장 큰 과제 중 하나"라며 "수상자들은 이를 달성하기 위해 사회 제도의 중요성을 입증했다"고 말했다.

올해 수상자들은 장기적으로 국가의 경제적 번영에 미치는 요인으로서 정치·사회적 제도의 중요성을 입증하는 연구를 해왔다.

왜 어떤 국가는 부유하고 다른 국가는 빈곤에서 벗어나지 못하는지, 국가 간 빈부의 격차는 왜 좁혀지지 않는지에 천착했고, 국가의 경제성장과 정치·사회 제도 간의 상관관계에서 그 답을 찾았다.

이들은 한때 유럽 국가들의 식민지였던 국가들의 경제적 성과가 식민지 시대 당시 도입된 제도에 따라 달랐다는 점에 주목했다.

식민지 시절에 가난했으나 포용적 제도를 도입한 국가는 점차 부를 일궜고, 그렇지 않은 국가는 여전히 가난한 상태로 남았다는 점에서 국가가 경제적으로 성공하려면 포용적인 제도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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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서울=연합뉴스) 김영은 김민지 기자 = minfo@yna.co.kr X(트위터) @yonhap_graphics 페이스북 tuney.kr/LeYN1


왕립과학원은 "수상자들은 무엇이 장기적으로 국가의 경제적 번영에 미치는지에 대한 혁신적 연구에 기여해왔다"며 "제도가 번영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그들의 통찰은 민주주의와 포용적 제도를 지지하기 위한 노력이 경제 발전 촉진에 중요한 진전 방향임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연구 성과는 아제모을루와 로빈슨이 공동 집필한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2012년)로 국내에서도 잘 알려져 있다. 이 책은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추천도서로 꼽은 바 있다.

아제모을루 교수와 존슨 교수는 '권력과 진보'를 공저했다. 지난해 발표한 이 책에서 이들은 기술의 발전이 번영으로 직결되지는 않으며 엘리트층의 경제·사회·정치적 선택에 따라 방향이 달라진다고 강조했다.

아제모을루 교수는 경제학상 수상자 발표 후 노벨상 측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기쁘다. 정말 충격적이고 놀라운 소식"이라고 말했다.

그리스 아테네에서 학회에 참석하고 있던 아제모을루 교수는 현지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는 "우리 연구가 민주주의를 옹호한다고 광범위하게 말할 수 있지만 민주주의가 만병통치약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더 권위주의적인 성장"은 종종 더 불안정하고 덜 혁신적이라고 덧붙였다.

존슨 교수는 노벨상 측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놀랍고 기쁘다"는 소감을 전했다.

그는 기술 발전 방향에 대한 최근 연구가 "기술에 대한 통제, 특히 최첨단 신기술에 대한 것"이었다며 "누가 이러한 결정을 내리는 것은 매우 중요하고 포용성을 반영한다"고 말했다. 존슨 교수는 또한 "진정한 포용적 민주주의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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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 경제학상 '국가간 번영의 차이' 연구 아제모을루 등 3인
[로이터=연합뉴스]


노벨 경제학상은 1901년부터 시상된 다른 5개 부문과 달리 1969년부터 수여돼왔다.

노벨 경제학상으로 통칭되지만 스웨덴 중앙은행이 창립 300주년을 맞아 제정한 상이어서 정식 명칭은 '알프레드 노벨을 기념하는 경제과학 분야의 스웨덴 중앙은행상'이다.

스웨덴 발명가 알프레드 노벨의 뜻에 따라 인류 발전에 큰 공헌을 한 인물에게 주어지는 노벨상은 지난 7일 생리의학상부터 이날 경제학상까지 올해 수상자 발표를 모두 마쳤다.

앞서 지난 7일에는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마이크로RNA 발견에 기여한 미국 생물학자 빅터 앰브로스와 게리 러브컨이, 8일에는 물리학상 수상자로 인공지능(AI) 머신러닝(기계학습)의 기초를 확립한 존 홉필드와 제프리 힌턴이 선정됐다.

9일 화학상은 미국 생화학자 데이비드 베이커와 구글의 AI 기업 딥마인드의 데미스 허사비스 최고 경영자(CEO)·존 점퍼(39) 연구원이 받았다.

10일 발표된 문학상은 한국 소설가 한강에게 주어졌다. 한국인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사상 처음이다.

11일 평화상은 반핵 운동을 펼쳐 온 원폭 생존자 단체 일본 원폭피해자단체협의회(日本被團協·니혼히단쿄)에 돌아갔다.

노벨상 시상식은 노벨의 기일인 12월 10일에 열린다. 물리학·화학·생리의학·문학·경제학상은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평화상은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수여된다.

수상자에게는 메달과 상금 1천100만 스웨덴 크로나(약 14억3천만원)가 전달된다.

inishmor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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