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제모을루·존슨 MIT 교수, 로빈슨 시카고대 교수
"한 나라의 번영에 사회적 제도와 기관의 중요성"
전문가들 "한국에 지금 필요한 건 포용적 제도"
[AP/뉴시스] 14일 올 노벨 경제학상을 공동수상한 미국 경제학자 3인. 왼쪽부터 대런 아제모을루 MIT 교수, 사이먼 존슨 MIT 교수, 제임슨 로빈슨 시카고대 교수 *재판매 및 DB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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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시스]임하은 기자 = 올해 노벨경제학상은 국가의 번영을 위한 사회 제도의 중요성을 연구한 세 경제학자에게 돌아갔다. 불확실성이 높아진 시대에 포용적 사회 시스템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돌아보게 하는 수상이라는 평이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14일(현지시간) 올해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로 대런 아제모을루 매사추세츠공대(MIT) 경제학과 교수, 사이먼 존슨 MIT 교수, 제임스 로빈슨 시카고대 교수를 경제학상 수상자로 선정 발표했다.
위원회는 "한 나라의 번영에 사회적 제도와 기관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입증했다"고 말했다. 법치주의와 기관화가 약한 국가는 성장·도약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국가 간 소득 차이를 줄이는 것은 우리 시대의 가장 큰 과제 중 하나"라며 "수상자들은 이를 달성하기 위해 사회 제도의 중요성을 입증했다"고 밝혔다.
사회 제도를 연구한 세 교수가 올해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하게 된 것은 불확실성이 커지는 현대사회에서 포용적 시스템의 중요성이 더 높아지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아제모을루 교수와 로빈슨 교수는 2012년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라는 저서를 15년간의 공동 연구의 결과로 펴냈다. 두 교수는 국가간 번영의 격차를 초래하는 제도에 대해 깊이 연구해왔다.
해당 저서는 포용적 정치·경제 제도를 가진 나라를 흥하고, 착취적 정치·경제 제도를 가진 나라는 쇠퇴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 대표적인 사례로 한반도의 남한과 북한을 꼽기도 했다.
아제모을루 교수와 존슨 교수가 지난해 공동으로 쓴 '권력과 진보'라는 책에선 정치·사회적 권력이 어떻게 기술발전의 방향을 선택하는지, 기술이 모두에게 이득이 되는 방향으로 발전하기 위한 방법을 논했다.
[세종=뉴시스]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달 6일 오후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경제발전경험공유사업(KSP) 20주년 성과공유컨퍼런스'에 참석해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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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제모을루 교수는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주최한 KSP성과공유컨퍼런스에 연사로 참석하기도 했다.
당시 컨퍼런스를 주최한 김정욱 KDI 국제개발협력센터소장은 "아재모을루 교수는 경제발전에 있어 정부의 제도나 체계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는 분이다.
한국이 경제발전을 이루고 선진국 반열에 든 것은 제도에 기인한다고 봤다"며 "국가 권력에 집중되지 않고 사회 구성원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밸런스를 맞춘 체계를 (우리나라가) 갖췄기 때문에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루고 있다고 평해주셨다"고 설명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번 노벨경제학 수상에 대해 "전세계가 코로나19와 저성장 등을 겪으면서 불확실한 전환기에 있는 상황에서 여러 국가가 같이 잘 살려면 포용적인 제도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는 인식이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고 진단했다.
한국은 수상자들의 저서에서 포용적 정치·경제 제도를 갖춘 나라로 언급됐지만 현실에서는 그 포용성이 저하되고 있다는 점도 짚었다.
하준경 교수는 "지금의 한국은 포용적 제도의 모범이라고 할 수 있는지 의문시 된다"며 "부와 지위의 세습 등처럼 시스템에 문제가 생기면 가장 취약한 계층인 청년들부터 문제를 느끼게 된다. N포세대, 초저출산 등이 우리의 포용적 시스템이 문제가 생겼다는 걸 반영하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수상자들은) 장기적 시각에서 경제제도의 중요성을 말했다. 특정한 시대가 아닌 언제든지 필요한 화두다. 기득권층을 보호하는 정책들이 얼마나 성장에 부정적인지를 얘기하고 있다"며 "이런 제도 개혁이 우리나라에도 여전히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rainy7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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