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재훈 기자(nowhere@pressian.com)]
국회 정무위원회의 예금보험공사·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주택금융공사 등 대상 국정감사에서, 야당 감사위원들은 최근 여권 내분의 중심 인물 중 하나인 김대남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 정부투자기관 서을보증보험 감사로 가게 된 경위를 추궁하며 공세를 폈다. 서울보증보험은 예보가 지분 93.85%를 소유하고 있다. 여당은 '문재인 정부 때도 코드 인사가 있었다'고 맞불 놓기로 반격했다.
정무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현정 의원은 14일 국정감사에서 예보 측을 상대로 "김대남 감사가 선임되는 과정의 의혹"이라며 "이원모 씨(전 인사비서관), 황종호 행정관을 통해 김건희 여사에게 인사청탁이 들어가서 내정됐다는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이 전 비서관은 특수부 검사 출신으로 친윤 측근이고, 그 아내도 나토 순방 당시 민간인 신분으로 순방에 동행해 구설수에 올랐던 사람"이라며 "황 행정관은 윤 대통령 40년 지기의 아들로 김건희 여사를 작은엄마라고, 대통령을 삼촌이라고 부를 정도"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김 의원은 "김대남 씨가 금융 경험은 또 전무하고, 더욱이 보증보험의 전문성이라고는 티끌도 찾기 어려운 사람"이라며 "이런 김대남 씨가, 일개 대통령실 행정관이 연봉 3억 이상이 되는 상임감사에, 그것도 업무 속성과 전문성을 깡그리 무시하고 본인 스스로 '만고 땡'이라고 부르는 자리를 골라서 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의혹이 사실이라면 선출되지 않은 권력이 금융권 인사에 개입하는 국정농단 사건"이라며 "겉으로는 낙하산 인사처럼 보이지만 동시에 채용절차법을 위반한 채용비리에 해당할 수도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예보가 조력했다면 예보 등 임직원이 공범으로 처벌될 가능성도 있다"며 "김 씨를 추천한 게 예보 맞지 않느냐"고 따져물었다.
유재훈 예보 사장은 "저희 부장이 (임원추천위원회에) 당연직으로 참여한 것"이라고 답변했다.
민주당 이정문 의원도 "(예보) 내부적으로 공식 협의를 거쳐 김대남을 감사위원으로 추천한 것이냐"고 물었다. 유 사장은 "그런 사실이 없다"며 "인사를 포함한 (서울보증보험) 내부 경영은 저희 예보가 하지 않는다. 임원추천위 위원들끼리 상호 논의하면서 나온 이름(이 김대남)이기 때문에 사전 검토 과정이라는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유 사장은 '금융위나 대통령실로부터 추천받은 것 아니냐'는 질문에도 "그런 사실 없다"고 부인했다.
임추위 참석 당사자인 이상우 예보 기획조정부장도 같은 취지로 "예보에서 나온 얘기는 없었고 내부에서도 합의된 적은 없다. 절차상으로 임원추천위원회하고 이사회를 거치도록 돼있는데, 임추위에서 추천위원들이 모여 후보자에 대한 논의를 하고 의결한 것"이라고 답변했다. 입니다
민주당 김용만 의원도 "김대남 씨는 토목공학 전공이고 건설사 이력이 있어 (금융 쪽에) 전문성이 없고, 윤리성·책임성도 없다"며 "엉터리로 사람을 뽑아놓고 이 자리에 와 가지고서는 마치 아무 문제도 없다는 듯이, 그리고 문제가 될 법한 내용을 질문하니까 '기억 안 난다'고 얘기하고 있다"고 예보 측을 질타했다.
유 사장은 이에 "저희가 제도 개선 필요성에 대해서는 말씀드린 바 있다"며 "그리고 당사자가 사퇴를 했다. 그러니까 이 건과 관련해서는 결과적으로 하자가 치유된 것 아닌가 이런 생각도 하고 있다"고 말해 야당 의원들의 항의를 받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야당의 이같은 공세에 대해 "야당 의원들이 김대남 씨 감사 임명 건에 대해 질타하는 것을 보니 2019년도 국감이 기억난다"(김상훈 의원)고 맞섰다.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인 김 의원은 "당시에 제가 지적한 내용인데, 문재인 정부 출범하고 1년6개월이 경과한 때에 공공기관 임원 1722명을 전수조사해봤더니 거의 대부분이 전문성 없는 인사, 선거캠프에 몸담았던 코드 인사들로 발령을 냈다. 심지어 입시학원 상담실장 했던 사람을 코레일 자회사 이사로 선임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국감에서 캠코를 대상으로 '국유재산 헐값 매각' 지적이 작년에 이어 나오기도 했다. 민주당 강훈식 의원은 "국유재산 입찰 매각 실적을 봤더니 2022년 114건이었던 매각건수가 작년에는 349건, 올해는 7월까지 322건으로 급속도로 매각을 많이 하고 있다"며 "저가매각 비율이 2022년 44%였는데 올해는 60%"라고 지적했다.
강 의원은 "이것은 국유재산 박리다매"라며 "감평액과 낙찰액의 최근 3년간 손해를 뽑아 봤더니 433억이다. 올해 7월까지 7개월만 손해가 311억"이라고 비판했다. 캠코 측은 이에 대해 "경쟁입찰 시 유찰에 따라 예정가격이 감정가 이하로 매각된 사례가 있다"고 답변했다.
▲14일 오후 부산 국제금융센터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의 예금보험공사, 한국자산관리공사, 한국주택금융공사, 신용보증기금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유재훈 예금보험공사(예보) 사장이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곽재훈 기자(nowhere@pressian.com)]
- Copyrights ©PRESSian.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