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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5 (화)

압도적 스케일… 투란도트, 감동이 몰아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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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로나 오페라 서울서 재현
관객 사로잡은 화려한 무대
"뒷자리까지 신경쓴 음향 만족"


파이낸셜뉴스

지난 12일 저녁 서울 잠실올림픽체조경기장 KSPO돔에서 오페라 '2024 투란도트 아레나 디 베로나 오리지널' 서울 공연의 막이 올랐다. 솔오페라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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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년 역사의 야외 오페라 축제 '아레나 디 베로나'의 2024년 개막작 '투란도트'가 지난 12일 국내 초연됐다.

세계적인 영화감독·오페라 연출가 고(故) 프랑코 제피렐리의 2010년 프로덕션을 그대로 재현한 이날 공연은 마치 한편의 블록버스터급 시대극을 보는 듯했다. 50·20m에 달하는 압도적인 무대 규모부터 화려하면서도 섬세한 무대 의상·미술로 눈이 즐거웠다. 성악가·합창단·연기자·무용수 등 500여명 출연진이 함께 만든 춤과 곡예, 연기, 노래의 향연까지 기존 실내 오페라 공연에선 느껴보지 못한 웅장함과 극적 재미를 줬다. 다소 우려가 따랐던 공연장 음향은 공중에 마이크를 설치해 뒷좌석까지 닿게 했다.

푸치니 예술세계의 정점으로 평가받는 '투란도트'는 냉혹한 공주 투란도트가 통치하는 중국 전설시대 북경을 무대로 한다. 침략자 손에 희생된 선대 공주로 인해 남성을 증오하는 '투란도트'와 자신의 목숨을 담보로 수수께끼를 풀어 사랑을 쟁취하려는 칼라프 왕자의 이야기다. 칼라프를 사랑하는 시녀 류의 희생적 사랑과 칼라프의 용기가 마침내 얼음공주의 마음을 녹인다는 내용이다.

이날 '투란도트'를 연기한 우크라이나 소프라노 옥사나 디카의 날카로운 고음은 호불호를 낳았으나, 투란도트가 지닌 신비로운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낭만적 영웅 '칼라프' 역의 독일계 브라질 테너 마틴 뮐레는 거침없는 고음과 뛰어난 표현력으로 극의 중심을 잡았다. 유명 아리아 '아무도 잠들지 말라'를 가창했을 때는 객석에서 우레와 같은 박수와 환호가 터졌다.

희생의 아이콘 류를 연기한 이탈리아 소프라노 마리안젤라 시칠리아는 천상의 목소리를 뽐냈다. 캐릭터의 감정에 따라 섬세하게 달라지는 소리의 크기와 높낮이로 듣는 이의 애간장을 녹이며 청중과의 '밀당'에서 승리의 깃발을 들어올렸다.

이날 딸이 합창단 일원으로 무대에 올랐다는 한 여성 관객은 "정말 웅장했다"며 "특히 성악가들뿐 아니라 대규모 출연진과 함께 만드는 무대가 정말 장엄하고 멋졌다"고 말했다.

그는 "평소 딸과 함께 뮤지컬·연극은 즐겨봤는데 솔직히 오페라는 본 적도 관심도 없었다"며 "이번 공연을 보고 오페라의 매력에 눈떴다"고 만족해했다.

한 30대 관객은 "'아레다 디 베로나' 오리지널 공연이라고 해 관심이 갔다"며 "야외 원형극장인 '아레나 디 베로나'는 음향 효과가 뛰어나지만 이곳은 그 정도가 아닐 텐데, 가수들의 목소리가 맨 뒷자리까지도 잘 들려서 신기했다. 무대도 너무 예뻤다"고 감탄했다.

한편, '2024 오페라 투란도트 아레나 베로나 디 오리지널'은 오는 19일까지 이어진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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