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韓 독대 앞두고 김여사 공개거론에 결국 발끈…"평론 정치" "얄팍 정치공학"
용산, '여사 라인' 쇄신요구 일축…"여사 라인이 어디 있나, 오직 대통령 라인"
자유총연맹 총재 기념사 듣는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후보 |
(서울=연합뉴스) 홍지인 김영신 기자 = 국민의힘 친윤(친윤석열)계는 한동훈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과 독대를 앞두고 김건희 여사와 주변인들에 대한 공개 언급을 연일 내어놓자 결국 불만을 터뜨리고 나섰다.
이들은 특히 한 대표와 친한(친한동훈)계가 김 여사와 가까운 대통령실 인사들의 쇄신이 필요하다며 그 숫자가 7명가량이라고 지목한 데 대해 발끈하는 기류다. 오히려 한 대표와 가까운 '도곡동 7인회'부터 쇄신하라고 반격할 정도다.
'원조 친윤' 권성동 의원은 14일 소셜미디어에 "한 대표와 측근들이 한마디씩 툭툭 내뱉으면 언론은 이를 빌미로 기사화하고 있다"라며 "평론 수준의 정치나 하는 것이 당 대표와 그 측근의 역할인가"라고 비판했다.
권 의원은 최근 한 대표가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에 대한 검찰 기소 판단과 관련해 '국민이 납득할만한 결과'를 주문한 것에 대해 "법무부 장관 시절 한 대표께서는 왜 '국민의 눈높이'를 존중하지 않았나. 그 시절 헌신짝이 왜 오늘은 금과옥조로 바뀌었느냐"라며 "이제까지 이런 얄팍한 정치공학은 여지없이 실패해 왔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의 뻔한 수작에 당하면서도 '난 달라' 고매한 척하고 있으니 측은한 심정"이라며 "'도곡동 7인회' 같은 참모진이 모은 의견이 겨우 그 정도라면 인적 쇄신은 대표실이 우선인 것 같다"고 주장했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김어준 씨의 유튜브 채널에 나와 "(한 대표가 독대에서) 무슨 얘기를 할지 만천하에 다 얘기했다. 이게 과연 독대인가"라며 "독대가 (잘) 안 되면 '내가 그만큼 얘기했는데도 안 들었다'고 얘기할 것이라 대통령실은 굉장히 곤혹스럽다"라고 지적했다.
김 최고위원은 MBC TV 출연에서도 한 대표의 대통령실 인적 쇄신 요구에 대해 "야당 대표가 하듯이 공개적으로 공격성으로 발언하면 옛날에 박근혜 전 대통령 시절의 보수 분열이 다가오는 것 아닌가 하는 두려움 내지 걱정을 끼치게 된다"며 "대통령의 인사권에 대해 말씀하려면 좀 신중히 하시는 게 좋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악수 |
대통령실은 한 대표가 연일 발언 수위를 높이는데도 대응을 가급적 자제하며 신중 모드를 유지하고 있다.
재·보궐선거를 목전에 둔 시점에 여권 내 갈등이 증폭되는 데 대한 부담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정치 브로커로 불리는 명태균 씨, 김대남 전 대통령실 행정관 악재가 불거진 가운데 대통령실의 대응으로 당정 갈등이 더욱 커져 선거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김 여사와 가까운 인사들이 대통령실 내에서 비선 역할을 한다는 의혹과 친한계의 이른바 '한남동 라인' 정리 요구에 대해선 "유언비어"라며 확실히 선을 긋고 대응에 나서려는 분위기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실의 라인은 오직 대통령 라인만 있을 뿐이다. 최종 인사 결정권자는 대통령"이라며 "공적 업무 외에 비선으로 운영하는 조직 같은 것은 없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한 대표가 이른바 '김여사 라인' 청산을 요구한다는 기자들의 물음에 "뭐가 잘못된 것이 있어서 인적 쇄신인가. 여사 라인이 어딨는가"라고 답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한 대표 등 당정관계 현안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대통령실 내부에선 한 대표와 친한계에 대해 불쾌한 기색이 감지된다.
한 대표가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연루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 결과가 나오지 않은 시점에 예단하는 듯한 발언이나, 대통령 고유 권한인 인사권을 정면 겨냥하는 발언은 과도하다는 반응이 대통령실 내부에서 엿보인다.
gee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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