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4일 신임 주(駐)중국 대사에 김대기 전 대통령실 비서실장을 내정했다.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인사 발표 브리핑에서 “김 내정자는 윤석열 정부 초대 비서실장을 역임하는 등 폭넓은 국정 경험을 갖춘 정통 경제 관료 출신”이라며 “한·중 자유무역협정(FTA)과 무역 갈등 해소 등 중국 경제 협력 관련 경험이 풍부하다”고 말했다. 정 실장은 이어 “경제 문제를 중심으로 한·중 관계에 깊은 관심을 갖고 천착했을 뿐 아니라 수준급의 중국어 구사력도 갖췄다”며 “양국 간 전략적협력동반자관계를 지속 발전시키는 것은 물론 격변하는 동북아 질서에서 한국의 위상에 걸맞은 외교 성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1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김대기 신임 주중한국대사 내정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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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김 내정자는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경제정책비서관을, 이명박(MB) 정부에서 경제수석과 정책실장을 지낸 뒤 윤석열 정부 초대 대통령 비서실장을 역임했다. 김 내정자는 14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비서실장 재임 중에도 윤 대통령과 한·중 관계에 대해 많은 토론을 했다”며 “동북아 정세가 급변하는 상황에서 중책을 맡아 어깨가 무겁다”고 말했다.
이날 김 전 비서실장의 주중 대사 발탁은 깜짝 인사에 가깝다. 주요 후보군으로 거론 안 된 데다, 싱하이밍 전 주한 중국대사가 7월 귀임한 뒤 중국 대사가 공석인 상황에서 이뤄졌기 때문이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우리가 먼저 인사를 했으니, 중국도 대사 인사에 성의를 표하라는 메시지”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싱가포르 오차드호텔에서 열린 제47회 싱가포르 렉처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한중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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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교수 출신인 정재호 현 주중대사의 후임자로 정부 최고위직 출신 인사를 앉힌 것도 한·중 관계의 중요성을 고려한 조치란 해석이 나온다. 내년 11월 경주에서 개최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맞춰 시진핑 주석의 방한이 거론되는 상황에서 중국에 보낸 우호적 메시지라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9일 싱가포르 방문 당시 ‘싱가포르 렉처’에 강연자로 나서 “중국은 한국의 안보와 경제, 투자 등 모든 분야에서 굉장히 중요한 국가임이 틀림없다”며 양국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중국은 매번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가 대사로 오기를 희망했고, 이번 인사는 그런 요구를 일부 고려한 것”이라며 “활발히 가동 중인 한·중 고위급 교류의 흐름을 이어 양국관계를 더욱 성숙하게 발전시키고자 하는 뜻이 담겨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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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대통령 비서실장이 주중 대사에 임명된 건 MB정부 당시 류우익 전 실장에 이어 두 번째다. 박근혜 정부와 문재인 정부에선 김장수 전 국가안보실장과 장하성 전 정책실장이 퇴임 뒤 주중 대사를 지냈다.
◇尹 “WGBI 편입·금리 인하, 민생 회복으로 이어지도록 정책 추진”=윤 대통령은 14일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며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과 금리 인하 등이 민생 회복으로 이어지도록 관련 정책을 정교하게 추진하라”고 지시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금리 인하 등의 효과가 내수 활성화 기회가 될 수 있도록 소상공인ㆍ자영업자 대책을 이달 중 마련할 계획”이라며 “채권시장의 긍정적인 효과가 주식시장으로 확산되려면 금융투자세 폐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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