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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의 안 했는데"…네이버, 개인정보 뉴스추천 활용 적법성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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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AI 활용시 재안내해야"…"정치 성향 악용 우려" 주장도

네이버 "기사 소비-정치 성향 달라…목적 같아 재동의 불필요"

연합뉴스

[네이버 캡처]



(서울=연합뉴스) 최현석 노재현 기자 = 네이버가 자체 인공지능(AI)을 이용해 뉴스 추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개인정보를 무단 활용하고 있다는 논란이 제기됐다.

20여년 전 회원 가입 때 필수 사항이던 개인정보 이용 동의를 최신 AI 활용 뉴스 추천에까지 적용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지적이 핵심이다.

14일 정보통신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뉴스는 2019년부터 언론사가 편집한 기사를 이용자가 선택하는 구독 기반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AI 알고리즘에 기반한 뉴스 추천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네이버가 사용하는 AI 알고리즘은 AI 콘텐츠 추천 시스템 'AiRS'(AI Recommender System·에어스)와 뉴스 클러스터링(News Clustering)으로, 각각 'MY뉴스(모바일)'와 '섹션별 뉴스(모바일·PC)' 영역에서 작동한다.

네이버는 이전 가입자들에게서는 별도로 동의받지 않은 채 과거 회원 가입 시 필수동의 항목인 '개인정보 이용 동의'에 포함된 '서비스 이용과정에 자동생성되는 정보'를 근거로 이용자 정보를 AI에 활용하고 있다.

이에 대해 네이버가 이용자 개인정보를 AI에 활용하면서 기존 이용자들로부터 별도 동의를 받지 않아 절차상 문제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AI 서비스가 없던 시기 가입한 이용자들은 AI가 자신의 기사조회 이력을 뒤져서 추천 등에 활용될 것을 예상할 수 없기 때문에 네이버가 AI에 개인정보 이용 동의를 도입한 작년 8월 이전 가입자에는 AI 이용 동의를 별도로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자동 생성되는 정보'의 경우 이용자가 추후 선별적으로 동의를 철회할 수 없도록 한 것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김명주 서울여대 정보보호학부 교수는 "네이버가 회원 가입에 쓴 '자동 생성되는 정보'라는 개념은 굉장히 넓고 AI가 명시되지 않았었다"며 "네이버가 구체적으로 다시 기존 가입자들한테 안내해야 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최경진 가천대 법과대학 교수도 네이버가 뉴스 추천 서비스에 개인정보를 얼마나 활용하는지 분명하지 않다며 "AI 시대에 투명성 증진이 요구되는 만큼 수집 항목 등의 정보를 공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AI 뉴스 추천 서비스 때문에 이용자의 정치 성향이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네이버 AiRS 알고리즘은 기사 추천을 위해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이용자를 그룹으로 묶고 그룹 내 이용자들이 공통적으로 많이 본 기사를 찾은 뒤 해당 이용자가 선호할 것으로 예측된 기사를 추천하는 'CF'(협업 필터) 등 5가지 모델을 활용한다. 이용자가 과거 조회한 기사에서 중요도가 높은 단어나 관련성이 높은 기사를 선별하는 'CBF'(내용 기반 필터링) 모델과 기사 제목, 본문, 이미지, 작성 시간 등 '문서 피처'와 기사 조회수, 체류시간 등 '피드백 피처'를 활용해 기사 품질을 판단하는 'QE'(품질 측정) 모델도 적용된다.

이를 통해 보수·진보성향 매체 이용자별이나 '윤석열', '이재명' 등 특정 키워드 포함 기사의 집중 이용자별로 그룹을 묶었다가 데이터가 유출될 경우 이용자의 정치 성향에 따라 사회적 낙인이 찍힐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다.

MBC노동조합(제3노조)은 지난 12일 성명에서 "국회에서 열린 '알고리즘 위험성과 해결 방안' 토론회에 참석하며 분석한 결과 네이버 뉴스 회원 수천만 명의 뉴스 소비 이력이 구체적 동의 없이 무분별하게 수집돼 소비성향 그룹별로 분류되고 구체적인 허락 없이 사용하고 있는 정황이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네이버 본사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어 14일에도 네이버에 대해 개인정보 이용과 처리 과정을 공개할 것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네이버는 "뉴스 이용자의 정치 성향을 판단할 수 없으며, 기사 소비 성향이 정치 성향과 일치한다는 주장은 근거가 부족하다"며 "목적은 변하지 않은 채 기술 발전이나 서비스 변경 등에 따른 변화를 반영하기 위해 상술하기만 했기 때문에 재동의는 필요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harrison@yna.co.kr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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