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NA 분석 결과 밝혀져
13일 로이터와 BBC 방송 등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스페인 법의학자 미구엘 로렌테 박사는 22년에 걸친 연구를 통해 이런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로렌테 박사는 세비야 대성당에 안치된 콜럼버스의 유해와 아들의 체세포 분석 결과, Y염색체와 미토콘드리아 DNA로부터 유대계와 합치하는 특성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스페인 마드리드 시내 콜론 광장에 세워진 크리스토퍼 콜럼버스의 조각상 [이미지출처=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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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콜럼버스는 이탈리아인으로 알려져 있었다. 그는 1450년 이탈리아 제노바에서 출생했다는 게 통설이었으며, 40여년 뒤인 1492년 10월12일 대서양을 건너 아메리카 대륙에 도착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한때 이탈리아계 미국인들은 콜럼버스를 기념하기 위한 '콜럼버스 데이'의 법정공휴일화를 추구하기도 했다. 미 연방 의회에 적극적으로 로비 활동을 펼친 것도 이들이다.
그러나 학계에선 콜럼버스가 스페인 왕가의 후원으로 신대륙 탐험에 나섰다는 점을 들어, 그의 고향이 이탈리아가 아닐 것이라는 주장을 꾸준히 제기해 왔다. 그가 실은 스페인계 유대인이라는 주장에서부터 그리스나 포르투갈 출신이라는 설도 존재했다.
한편 스페인계 유대인의 역사는 1세기 로마제국 시절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이슬람 왕조의 이베리아 반도(스페인과 포르투갈이 있는 곳) 지배 기간에는 스페인계 유대인 사회도 번성했다. 그러나 1492년 기독교 세력이 스페인에서 이슬람을 몰아낸 이후 운명이 바뀌었다. 30만명에 달했던 것으로 추산되는 스페인계 유대인은 가톨릭으로 개종하거나, 외국으로 떠나라는 통보를 받았다.
연구팀은 콜럼버스가 스페인계 유대인이라는 사실은 확인했지만, 출생 국가까지 밝혀내는 데는 실패했다. 출생지로 25개의 후보지를 분석했지만, '서유럽 출생'이라는 것이 가장 안전한 결론이라는 합의가 모였다.
콜럼버스는 유럽 최초로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했다는 이유로 영웅시되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유럽의 착취를 상징하는 인물이라는 평가도 제기되고 있다. 미국에선 오리건주와 보스턴, 필라델피아 등 일부 지역에서는 콜럼버스 데이를 '원주민의 날'이라는 명칭으로 변경해 기념하고 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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