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정보 확인·비자 획득 어려움이 걸림돌
무협 "인식개선, 정주 여건 마련 노력 필요"
14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발표한 ‘생산인구 부족 극복을 위한 외국인 전문인력 확대 방안-국내 외국인 유학생을 중심으로’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외국인 유학생은 지난 10년 동안 지속 증가해 2022년 19만 명을 기록했지만, 이 중 전문인력 취업률은 6%에 불과했다.
지난 9월 27일 부산 남구 경성대 건학기념관 30호관에서 열린 '2024 부산 외국인 유학생 취업박람회'에서 외국인 유학생들이 채용정보 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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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외국인 유학생들은 한국기업 취업에 긍정적이었다. 무협이 국내 대학 재학 중인 외국인 유학생 493명을 대상으로 국내 기업 취업 의사 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77.9%는 한국기업에 취업할 의사가 있다고 응답했다. 49.7% 졸업 후 희망진로 1순위로 ‘한국기업 취업’을 꼽았다.
유학생들은 한국 취업을 희망하는 이유로 본국 대비 연봉 수준이 높고, 한국에 계속 거주할 수 있으며, 향후 본국 이직 시 유리하다는 점 등을 답했다.
응답자의 약 60%는 특별히 대기업이나 선호업종, 선호직무 등을 고수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 우리 중견·중소기업으로의 취업에도 전향적인 태도를 보였다. 선호 지역도 연봉·복지 조건을 충족하면 비수도권 지역으로 취업할 수 있다는 응답이 74.4%에 달했다.
취업 중 애로사항으로는 외국인을 채용하는 기업 수 부족(70.8%), 취업 준비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름(63.1%), 취업비자 취득 어려움(58.8%), 한국기업 정보 부족(57.4%) 등 순이었다. 취업 후에는 한국인과의 차별대우(64.1%), 비자 발급의 어려움(58.6%), 주거비 등 추가 비용(55.8%), 한국인 대비 낮은 연봉(52.3%) 등을 우려했다.
무협은 국내 기업의 외국인 유학생 채용 인식에 대해서도 조사했다.
429개 수출기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외국인 유학생 채용 경험이 있다는 기업은 60.2%였으며, 82.1%가 만족한다고 답했다.
기업들은 △한국인 근로자 채용 어려움 △한국인보다 성실한 태도 △해외 영업 등 본국 언어 활용 분야 활용 등을 만족하는 이유로 들었다. 외국인 근로자에 불만족한 이유로는 △한국어 능력 부족 △숙박비·식비 등 추가 비용 발생 △한국인보다 불성실한 태도 등을 지적했다.
기업들은 일반 근로자 채용 의사는 34%에 그쳤으나, 한국 학부를 졸업한 외국인 유학생 채용 의사는 51.3%로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기업들은 현재 대부분 생산직에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하고 있으나 해외영업직 채용 수요도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들은 외국인 전문인력 채용 확대를 위해 필요한 정책으로 한국어로 의사소통이 원활하도록 사전 교육과 시험(46.8%), 적절한 경력을 보유한 전문인력 풀 제공(42.6%), 외국인 전문이력 고용을 위한 직접 비용 지원(41.8%) 등을 꼽았다.
보고서는 외국인 유학생 활용 제고 방안으로 △지방 상생형 ‘산학 연계 취업 프로그램’ 운영 △유학생 취업비자 요건 완화 △유학생 대상 종합 정보 체계 구축을 제안했다.
지방 기업과 대학이 협력해 공동 운영하는 산학 연계 프로그램을 신설하고, 외국인 유학생을 ‘지역 인재’로 육성해 정착을 유도한다. 기존 전문인력(E-7-1) 비자 외에 외국인 유학생을 위한 취업비자를 신설하고, 직종‧임금 요건을 완화한다. 외국 인력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정책 지원이 확대되고 있는 만큼, 유학생과 기업 모두 신속하게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범부처 차원의 정책 공유 플랫폼 마련도 필요하다.
김꽃별 무협 수석연구원은 “유학생 활용이 사회적 비용과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외국 인력 정책이 될 수 있으므로 국민적인 인식개선과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정주 여건 마련을 위한 종합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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