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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4 (월)

C커머스 때문일까…쪼그라든 국내 온라인 패션, 탈출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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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패션·의류 9개월 연속 ‘마이너스’

스포츠 부문도 4달째 역성장, 고심 커져

헤럴드경제

지난 7월 서울 성수동에서 열린 쉬인의 팝업스토어. 김희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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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알리익스프레스·테무·쉬인(알테쉬)으로 대표되는 중국계 이커머스 플랫폼의 영향력이 커지는 가운데 국내 온라인 패션 시장의 위축이 심화하고 있다.

14일 산업통상자원부의 국내 주요 유통업체 매출 통계에 따르면 지난 8월 온라인 패션·의류 부문 매출은 지난해 동월 대비 17.8% 줄었다. 특히 월간 온라인 패션·의류 부문 매출 증가율은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8월까지 9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벗어나지 못했다.

산업부는 백화점(롯데·현대·신세계), 대형마트(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 편의점(GS25·CU·세븐일레븐), SSM(이마트에브리데이·롯데슈퍼·GS더프레시·홈플러스익스프레스) 등 오프라인 유통업체 13곳과 SSG, 쿠팡, 11번가 등 10개 온라인 유통사의 매출 동향을 집계해 매달 공개한다.

그간 국내 온라인 유통 시장은 폭넓은 부문에서 탄탄한 성장세를 보여 왔다. 패션·의류 부문의 장기 역성장 현상에 업계가 주목하는 이유다. 실제 주요 온라인 유통 기업의 전체 매출은 작년 9월 이후 12개월 연속으로 두 자릿수 이상의 성장률을 보였다.

패션·의류와 유사한 성격의 스포츠 부문 시장도 최근 위축되고 있다. 8월 주요 온라인 유통 업체의 스포츠 부문 매출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12.7% 줄었다. 스포츠 부문 매출 증가율은 지난 5월부터 8월까지 넉 달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업계는 중국산 저가 의류의 수입이 대폭 늘면서 국내 온라인 패션·의류 시장 소비가 감소했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앱 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중국계 전자상거래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의 1∼7월 누적 결제 추정액은 2조2938억원으로 지난해 전체 금액(2조3227억원)을 거의 따라잡았다. 두 앱을 쓰는 국내 사용자도 1600만명 이상으로 급증했다.

현행 해외 플랫폼에서 직접구매(직구)를 할 때 면세 한도가 150달러로, 중저가 의류가 대표적인 수혜 대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국내 패션 시장의 위축은 오프라인에서도 진행형이다. 지난 8월 백화점 전체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4.4% 증가했지만, 여성정장 품목만 유일하게 4.9% 감소한 게 대표적이다. 남성의류와 해외 유명 브랜드의 매출 증가율도 각각 0.2%, 1.1%에 불과했다.

국내 패션 산업 위축은 각 기업의 실적 둔화로도 나타나는 중이다. 삼성물산의 지난 2분기(4∼6월) 연결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5130억원, 520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2.1%, 8.8% 줄었다. 같은 기간 한섬, 신세계인터내셔날, 코오롱인더스트리 FnC부문, F&F의 매출도 각각 1.2%, 3.9%, 1%, 3.5% 줄었다.

헤럴드경제

레이 장 알리익스프레스 코리아 대표.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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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화한 자국의 경기 침체 속에서 해외에서 활로를 찾는 중국계 전자상거래 플랫폼들은 한국 사업을 날로 강화하고 있다.

레이 장 알리익스프레스 코리아 대표는 지난달 3일 중국 항저우 본사 기자 간담회에서 “3∼5년 내 목표는 (한국) 온라인 쇼핑 플랫폼 고객의 절반 이상이 알리익스프레스를 이용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한국의 이커머스 이용자 수는 약 3400만명으로 추산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2027년 이후 이 중 절반인 1700만명을 고객으로 확보하겠다는 목표로 읽힌다.

전문가들은 저가 상품 위주의 중국 상품과의 가격 경쟁에 대응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차별화된 양질의 상품을 판매에 집중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또 발상을 바꿔 세계적인 판매망을 갖춘 C-커머스 플랫폼을 활용해 한국 상품을 중국을 포함한 세계 각지로 판매하는 전략도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한국무역협회는 지난 8월 펴낸 보고서에서 “중국 플랫폼의 공통적 성공 요인인 ‘초저가 전략’이 장기적으로 기업과 소비자 양측 모두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한국 플랫폼들은 중국의 전략을 벤치마킹하되 차별화된 전략을 찾아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역직구 판매액의 가파른 증가세에서 확인할 수 있듯 역직구는 매우 효과적인 수출 판로가 되고 있다”면서 “국내 소규모 판매·제조업체의 해외 시장 진출 발판이 되는 이커머스 플랫폼 육성을 위해 민관이 함께 나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hop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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