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용량, 엔비디아 ‘블랙웰’ 1.8배
연말 양산 시작 내년 1월 출하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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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반도체 선두 주자 엔비디아의 대항마로 평가되는 미국 반도체 기업 AMD가 10일(현지 시간) 새로운 AI 칩을 공개했다. 연내 양산 예정인 엔비디아의 차세대 제품 ‘블랙웰’을 정면 겨냥한 것이다. 연이은 ‘AI 고점론’에도 불구하고 반(反)엔비디아 진영의 도전이 거세지고 있다는 평가다.
AMD는 이날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코니센터에서 차세대 AI 및 고성능 컴퓨팅 솔루션을 소개하는 ‘어드밴싱 AI 2024’ 행사를 열고 새로운 AI 칩인 ‘MI325X’를 공개했다.
MI325X는 지난해 말 출시한 AMD의 최신 AI 칩인 ‘MI300X’의 뒤를 잇는 신제품이다. 연말 양산에 들어가 내년 1월부터 출하를 시작할 계획이다. 1위 엔비디아의 신제품 블랙웰의 양산 시점과 맞춘 것이다. AMD는 MI325X를 현재 출시돼 있는 엔비디아의 최신 AI 칩인 ‘H200’ 제품과 비교하며 1.8배 더 높은 메모리 용량과 1.3배 더 많은 대역폭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조사업체 IOT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엔비디아의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 점유율은 92%에 이른다. AMD를 비롯한 후발 주자들의 점유율은 한 자릿수 안팎이다. 하지만 여전히 AI 반도체 시장 성장세는 가팔라 2030년까지 연평균 30% 이상씩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권의 연이은 AI 고점론에도 불구하고 성장의 기회를 나눠 가지려는 신규 진입자들의 도전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
엔비디아의 독점 구조에 대한 우려도 현실화되고 있다. 한 대당 5000만 원이 넘는 엔비디아의 AI 가속기 독점 구조를 놓고 주요 고객사인 미국 빅테크 기업들과 정부가 모두 경고등을 울리고 있다. 미국 법무부는 엔비디아 반독점 행위 초기 조사에 착수했다. 애플은 지난달 새로 출시한 ‘아이폰16’ 시리즈의 AI 모델 학습에 엔비디아 칩이 아닌 구글 칩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주요 빅테크 기업들은 당장 자사 AI 서버의 엔비디아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자체 칩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AMD와 함께 과거 중앙처리장치(CPU) 시장 강자였던 인텔은 올 9월 자체 AI 칩 ‘가우디3’를 출시하며 IBM 클라우드에 공급을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구글도 5월 최신 학습용 AI 반도체 ‘트릴리움’을,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해 11월 ‘마이아100’을 공개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아직 AI 반도체 후발 주자 대부분이 자사 서버용으로 AI 칩을 내놓고 있지만, 이 같은 시도가 축적되고 반엔비디아 진영 간 협력이 이어진다면 현재의 엔비디아 독주 체제가 흔들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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