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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1 (토)

[스트레이트] 또다시 '여사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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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VCR ▶

한 달 전, 경제매체 '뉴스토마토'가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을 보도했습니다.

지난 4월 총선을 앞두고 김 여사가 김영선 전 의원에게 지역구를 옮겨달라고 요청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김 전 의원이 김 여사로부터 받은 텔레그램 메시지를 봤다는 익명의 현역의원 2명의 발언을 인용했는데 '김해로 옮겨라', '대통령과 맞춤형 지역 공약을 마련하겠다'는 내용이었다고 했습니다.

원래 경남 창원이 지역구였던 김 전 의원은 4월 총선에서 여당 험지로 분류됐던 김해에 출마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컷오프'된 바 있습니다.

야권은 '김 여사의 국정농단'이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박찬대/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9월 5일)]
"이 보도가 사실이라면 소문이 무성하던 김건희 여사의 당무개입과 선거개입, 국정농단이 실제로 있었다는 것이 되기 때문에 경악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대통령실과 여당은 "김 전 의원이 '컷오프'됐고 결과적으로 공천도 안됐는데, 무슨 공천개입이냐"고 의혹을 일축했습니다.

[한동훈/국민의힘 대표(9월 6일)]
"언론에 나오는 그런 사람들에 대해서는 '컷오프'(공천 배제)했던 것으로 저는 알고 있습니다. 특별히 제가 더 드릴 말씀은 없네요."

텔레그램을 본 익명의 의원 중 한 명으로 지목된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도 의혹을 제기하기에는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이준석/개혁신당 의원(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9월 16일)]
"본 사람들의 견해는 일치하거든요. 이거는, 이거는 공천 개입이라고 하기엔 약간 애매하다."

이렇게 잠잠해지는 듯 했던 '공천 개입 의혹'.

그러다 순식간에 정치권을 뒤흔들고 있는 이슈가 됐습니다.

'명태균'이라는 인물이 등장하면서입니다.

◀ 이휘준 ▶

안녕하십니까, 이휘준입니다.

오늘 <스트레이트>는 의혹으로 시작해 게이트로 번지고 있는 이른바 '명태균 게이트'를 취재했습니다.

최경재 기자 나와있습니다.

최 기자, 발단이 된 공천 개입 의혹부터 살펴볼까요.

◀ 최경재 ▶

네, 방금 보신 것처럼 지난 4월 총선을 둘러싼 의혹이 먼저 제기됐는데요.

이보다 앞선 선거에서도 비슷한 개입 의혹이 있었습니다.

◀ VCR ▶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두고 논란이 한창이던 지난해 6월.

수산물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노량진 수산시장을 찾은 국민의힘 의원 중 한 명이 수조물을 떠서 마시는 돌발 행동을 했습니다.

[김영선/당시 국민의힘 의원(2023년 6월 10일)]
"이 물도 먹어도 되는 거 아니에요? 이거, 이거 뭐 먹어도 된다는 거 아니에요."

2022년 6월 경남 창원 의창구 보궐선거로 10여 년 만에 국회에 복귀했던 김영선 전 의원입니다.

[김영선/당시 국민의힘 의원(2022년 6월 14일)]
"정말 애타고 힘든 그런 고통 속에서 저희가 다시 (국회에) 등원하게 되었습니다."

이 공천 과정에 명태균 씨가 대통령 부부에게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게 첫 번째 의혹입니다.

공천 사실이 발표되기 하루 전 명 씨와 동료들의 통화.

명 씨는 '대통령 부부와 직접 통화를 해서 자신이 김 전 의원의 전략공천을 확정시켰다'는 취지의 말을 했습니다.

[명태균 씨 - 강혜경/당시 미래한국연구소 직원 (2022년 5월 9일, 출처: 뉴스토마토)]
"대통령 뜻이라고 해갖고 내가 대통령 전화한 것 아나? 내가 가만히 있을 놈이 아니잖아. 사모하고 대통령 전화해갖고…대통령은 "나는 김영선이라 했는데" 이러대. 윤상현이 끝났어."

'윤핵관'으로 불렸던 국회의원 2명이 대통령의 뜻이라며 다른 후보를 공천하도록 윤상현 의원이 위원장이었던 공천관리위를 압박한다기에, 자신이 직접 대통령에게 전화를 했다는 설명이었습니다.

[명태균 씨 - 강혜경/당시 미래한국연구소 직원 (2022년 5월 9일, 출처: 뉴스토마토)]
"소문내면 안 돼요. 후보들 난리 날 겁니다. OOO 입 조심하라 하고. 우리끼리만 그거 하고. 내일 아마 점심 때 발표하겠지, 그 행사가 있기 때문에"

다음날 김 전 의원 공천은 확정됐고, 통화 상대방 중 한 명인 미래한국연구소 직원 강혜경 씨는 김영선 전 의원의 캠프에서 회계 책임자로 일하기도 했습니다.

공관위원장이었던 윤상현 의원은 '공천 결과가 바뀐 일이 없다'며 '소설 같은 이야기'라고 반박했습니다.

강 씨는 명 씨가 김 여사와 통화한 거라며 주변 사람들에게 들려준 녹취에 '김 여사가 윤 대통령한테서 전화를 받았는지 되묻고, 잘 될 거'라고 말하는 내용도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강혜경/전 미래한국연구소 직원(10월 3일)]
"'오빠 전화 왔죠? 잘될 거예요.' 이건 제가 지금 너무 너무 많이 듣다 보니까 정확하게 기억을 하는데 <이게 혹시 김여사가 그렇게 말을 했다는 건가요?> 네, 그 음성 자체가 김 여사 음성이었어요."

이에 대해 명 씨는 이런 녹취는 세상에 없다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선거 이후엔 김 전 의원과 명 씨 사이에 수상한 돈 거래가 이어졌습니다.

당선 직후인 2022년 8월부터 1년 반 동안 김 전 의원 급여의 절반에 해당하는 약 5백만 원이 매달 명 씨에게 전달된 겁니다.

모두 9천 6백여만 원에 달합니다.

[명태균 씨 - 강혜경/당시 미래한국연구소 직원 (2022년 8월 22일, 출처: 뉴스토마토)]
"세비 얼마 받았는데? (920(만 원) 정도 들어왔습니다) 근데 나하고 딱 약속한 건 2분의 1이야. (2분의 1? 네.) 딱 입금 딱 계산해갖고. 1원이라도 틀리면 나는 끝이라. 바로 보내야지."

[김영선 당시 국민의힘 의원 - 강혜경/당시 미래한국연구소 직원 (2022년 8월 23일, 출처: 뉴스토마토)]
"명 본부장이 그 저기 돈 받는 거를 어떻게 받으라고 그러던가? (제가 찾아서 명 본부장님한테 현금으로 찾아드리는 걸로) 보냈거든 (네) 현찰로 뽑아서 주라고…"

이에 대해 김 전 의원은 명 씨가 "그런 말을 했는지 안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당시 공천 줄 사람이 나 말고는 딱히 없었다"며 9천6백만 원은 "강 씨가 자기 돈으로 선거비용을 썼다고 해 갚아준 것"이라고 해명하고 있습니다.

명씨는 빌려준 돈을 받은 거라는 입장입니다.

얼마 전 검찰은 김 전 의원과 명 씨, 회계 책임자 강 씨의 집을 압수수색하며 강제수사에 착수했습니다.

김 전 의원은 회계 책임자 강 모씨를 횡령 혐의로 고발한 상태입니다.

명 씨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검찰 조사에 대해 "'한 달이면 하야하고 탄핵일텐데 감당되겠나'라고 검사에게 묻겠다"고 했다가, 다음날 '농담 삼아 한 이야기'라고 하기도 했습니다.

두 번째 공천 개입 의혹은 바로 지난 4월 총선을 앞두고 벌어진 일입니다.

김 전 의원은 22대 총선에서도 창원 의창구 출마를 준비하다 갑자기 김해 출마로 입장을 바꿨습니다.

이때 명 씨는 김 전 의원이 창원에선 컷오프된다는 사실을 김 여사로부터 미리 들었다는 듯이 이야기했습니다.

[명태균 씨 - 강혜경/당시 미래한국연구소 직원 (2월 18일, 출처: 뉴스토마토)]
"내일 아침에 그 컷오프 발표돼. 김영선 컷오프야. 여사가 직접 전화왔어. 그러니까 빨리 기사, 빨리 내 갖고 빨리 확인하고. 그 기사를 여사한테 줘야 돼요."

김 여사가 김 전 의원에게 '김해로 지역구를 바꾸라고 했다'는 텔레그램의 존재는 아직 확인된 바가 없습니다.

명 씨 역시 이 텔레그램 메시지에 대해 '가짜뉴스'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 당시 명 씨가 김 여사와 주고받았다'는 텔레그램의 내용은 공개됐습니다.

"김 의원이 김해로 옮겨 경선하면 이길 방법이 없다"면서 명 씨가 단수 공천을 요구하자, 김 여사는 "단수는 나 역시 좋지"라면서도 "기본 전략은 경선이 돼야 한다. 김영선 의원이 약체 후보들을 설득해나갈 수밖에 없다"고 답했습니다.

김해에서도 공천을 받지 못한 김 전 의원과 명 씨는 이후 경남의 칠불사라는 사찰에서 개혁신당의 핵심 관계자들을 만났습니다.

명 씨 측이 공천 개입 의혹을 폭로할 테니 비례대표 자리를 요구해 거절했다는 게 개혁신당의 설명입니다.

여당은 명 씨와 김 여사의 텔레그램 대화를 통해 오히려 공천 개입 의혹이 해소됐다고 했습니다.

[신동욱/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10월 3일)]
"지금 야당에서는 광범위하게 경선에 개입 했을 거라고 지금 자꾸 주장을 하는데, 그 주장이 오히려 근거 없다는 게 지금 이 문자로 저는 '해명이 됐다'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선거와 관련해 영부인이 외부인과 이런 이야기를 나눴다는 것 자체가 문제라는 지적은 피하기 힘들어 보입니다.

[안병진/경희대 미래문명원 교수]
"공천이라고 하는 건 민주주의에서 거의 꽃과 같은 행위인데 그 선출 과정에서 얼마나 철저하게 절차들이 지켜졌는가. 자의적인 개입이 없었는가. 공정성이 유지됐는가. 이런 측면에서 보면 그건 상당히 들여다봐야 될…"

◀ 이휘준 ▶

그런데, 녹취에 등장하는 명 씨의 말이 과장된 발언일 수도 있지 않습니까?

그 정도로 영향력이 있는 인물인가요?

◀ 최경재 ▶

단순한 선거 컨설팅 업자라고 하기에는 여권의 여러 정치인들 접점이 있었습니다.

윤 대통령 부부는 어떻게 명 씨를 알게 된 건지 흔적을 따라가봤습니다.

◀ VCR ▶

지난 2022년 5월, 대통령 취임식.

명 씨의 자리는 주요인사석이었습니다.

윤 대통령의 부친 고 윤기중 명예교수, 도이치모터스 권오수 전 회장 아들과 가까운 곳이었습니다.

명태균 씨는 경남 쪽에서는 어느 정도 이름이 알려진 선거 컨설팅 업자였습니다.

행보는 여야를 가리지 않았습니다.

김영선 전 의원은 명 씨를 “2018년 경남도지사 보궐선거 예비후보 때 출판기념회를 열면서 알게 됐다.”고 말했고, 창원의창 보궐선거에서 김 전 의원의 경쟁 후보였던 김지수 전 민주당 경남도당 수석대변인도 "2020년경 명 씨를 만난 적이 있다"고 기억했습니다.

[김지수/2022년 경남 창원의창 보궐선거 더불어민주당 후보]
"저보고 국민의힘 성산구 국회의원 나가면 어떻겠느냐 이런 얘기를 몇 번 하셨던 걸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뭐 저는 그냥 제가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경남에서 여론조사하는 정치 관련 업자 정도로 그 사람을 인식하고 있었기 때문에 뭐 별로 신뢰하지는 않았었습니다."

공직선거법 위반과 사기 혐의로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윤 대통령은 어떻게 명 씨를 알게 된 걸까?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 정치인들을 통해 명 씨를 만나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21년 7월 초 국민의힘 고위당직자가 명 씨를 데리고 자택을 찾아와 처음 봤고, 얼마 후 자택을 방문한 국민의힘 정치인이 명 씨를 데려와 두번째 만남을 가지게 됐다"고 했습니다.

"'경선 막바지에 명 씨와 거리를 두라는 조언을 받고, 이후로는 문자를 주고받거나 통화한 사실이 없다'고 기억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일부 언론은 고위당직자로 이준석 의원, 정치인으로 박완수 경남도지사를 지목했습니다.

이 의원은 당시 국민의힘 당대표, 박 지사는 창원 의창구 국회의원이었습니다.

나중에 박 의원이 도지사 선거에 출마하며 이 지역구는 김영선 전 의원이 물려받게 됩니다.

그런데 두 사람 모두 만난 방식에 대해선 대통령실과 설명이 달랐습니다.

이준석 의원은 줄곧 명 씨가 대통령과의 만남을 주선한 것이라고 말해왔습니다.

[이준석/개혁신당 의원(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0월 3일)]
"대통령이 되기 전이지만 어쨌든 윤 전 총장은 '명 박사'라고 칭합니다. <명 박사 이렇게?> 그러니까 일반적으로 그냥 그전부터 알고 있었던 관계고 어느 정도 대접을 해주는 관계라는 건 우리가 알 수 있죠."

박완수 지사 측도 자신이 명 씨를 데려간 것이 아니라 명 씨의 제안으로 대통령을 만나게 된 거라고 밝혔습니다.

여기에 명 씨와 함께 윤 대통령을 만났다고 이야기하는 정치인들은 더 있습니다.

김 전 의원은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2021년 "윤 대통령에게 명 씨를 추천"했고, "명 씨와 함께 대통령 부부를 한 차례 만났다"고 말했습니다.

명 씨는 "대선 과정에서 윤 대통령과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의 만남을 주선했다"고도 주장했습니다.

김 전 위원장도 "명 씨가 전화를 걸어 김건희 여사를 바꿔줬고, 김 여사가 '남편을 만나달라'고 해 식당에서 윤 대통령을 처음 만나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명 씨는 MBC와의 통화에서 "윤 대통령의 자택에 자주 들렀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적이 있습니다.

[명태균 씨(10월 7일)]
"그럼 커피숍에서 보겠어요, 대로변에서 보겠어요? <대여섯번 이상이라고 나와 있어서 어느 정도 자주 가셨는지도 개인적으로 궁금합니다.> 저도 기억이 안 나요. 우리 집에 우편 택배 배달하시면 수시로 오잖아."

대선 기간 미래한국연구소에서 실시한 여론 조사 결과를 보고하기 위해, 명 씨가 직접 윤 대통령을 찾아갔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이곳의 여론조사 목록을 보면 공표 금지 기간이었던 2월 28일부터 대선 전날까지 매일 '면밀 여론조사'가 실시됐습니다.

[강혜경/전 미래한국연구소 직원(10월 3일)]
"(명태균 씨가) '윤한테 보고 해야 돼.' '윤이 보고 달라 하네. 빨리 자료 달라 하네.' 아침에 사무실 들렀다가 보고서 가지고 비행기 타고 가고. <그럼 직접 보고를 드리는 거예요 후보한테?> 네, 직접. 윤 (대통령)도 만났고 김 여사도 만났고…"

이때 비용만 6천4백만 원에 달하고, 다른 기간 여론조사 비용까지 합치면 수억 원대입니다.

[강혜경/전 미래한국연구소 직원 (유튜브 '스픽스', 10월 7일)]
"<직접 만나러 간 거죠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부부를?> 네 (명 씨가) 만나러 간다 해서 서울로 간다 해서 그 서류(청구서)를 봉투에 넣어서 이제 드렸거든요."

이에 대해 명 씨는 MBC에 "여론조사를 한 기억도 없고, 돈을 청구한 적도 없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후 다른 언론과의 통화에선, "자체 조사는 자신이 필요해서 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명태균 씨(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0월 11일)]
"윤석열 대통령한테 보내준 거 내가 공표되는 걸 보여준 거고요. 자체 조사는 내가 필요해서 한 거예요. 비용 관련된 거 내가 그분들한테 청구한 적도 없고요. 받을 생각도 없고요."

이 외에도 명태균 씨와 인연이 있는 여권 정치인들은 더 있습니다.

명 씨는 "윤석열-안철수 후보 단일화도 자신이 관여했다"고 주장했지만, 안 의원은 "명 씨를 모른다"며 부인했습니다.

[안철수/국민의힘 의원(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9월 24일)]
"(명태균이라는 이름도 처음 들어보셨고요?) 처음에는 앞 두 글자만 기억이 나가지고.(지금 우리가 웃으면서 얘기하지만 이거 사실은 들여다보면 참 좀 심각한 문제예요.) 이런 일이 있어서는 절대로 안 됩니다."

[명태균 씨(9월 25일)]
"기가 막힌 일들이 너무 많아서 본인이 감당해서 쓸 수도 없어요. 단일화를 내가 한두 번 한 거 같아요?"

오세훈 서울시장, 나경원 의원, 원희룡 전 국토부 장관과도 접촉한 적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지난 목요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선 야권 주도로 김 전 의원과 명 씨에 대한 동행명령장이 발부됐습니다.

하지만 집행하지 못했습니다.

[명태균 씨(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0월 11일)]
"나 거제 낚시하러 가는데, 지금 배 타는데 2시까지 와야 돼요? 내가 다리가 이리 아픈데 2시까지 어찌 가…"

윤 대통령은 "경선 막바지 이후 명씨와 통화나 문자를 한 기억이 없다"고 했지만, 김 여사와 명 씨의 텔레그램 대화 시점은 취임 이후였습니다.

설명이 필요한 부분이 아직 많이 남아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 이휘준 ▶

<스트레이트>는 의문이 남은 부분에 대해 대통령실에 질의를 보낸 상태입니다.

답변이 오면 추가로 보도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최 기자, 그런데 공천 개입 의혹이 제기된 다른 지역구도 있죠?

◀ 최경재 ▶

네, 전직 대통령실 선임행정관이 한 인터넷 매체 기자와 통화하던 중에, 그런 정황이 담긴 발언을 했습니다.

◀ VCR ▶

경기 용인갑 선거구.

민주당이 서울과 수도권을 휩쓸었던 21대 총선에서도 미래통합당 후보가 여유있게 당선됐을 만큼 현재의 여당이 강세를 보이던 곳입니다.

지난 4월 총선 당시 국민의힘에서 6명의 예비후보가 등록했습니다.

그런데 서울 강남을에 공천을 신청했던 이원모 전 대통령실 인사비서관이 전략공천됐습니다.

검사 출신인 이원모 비서관은 윤석열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분류됩니다.

부인은 민간인 신분으로 나토 순방을 동행해 김건희 여사를 수행해 윤석열 정부 출범 초 '1호기 민간인 탑승 논란'을 일으켰던 인물이기도 합니다.

예비후보들은 일제히 반발했습니다.

[강만희/경기 용인갑 공천탈락자(2월 27일)]
"여기에 뭐 전혀 오지도 않았던 분이고 또 갑자기 나타났고…"

[윤재복/경기 용인갑 공천탈락자(2월 27일)]
"무소속 연대나 제3당이나 끝까지 완주할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이 무렵 예비후보 중 한 명이었던 김대남 전 대통령실 선임행정관이, 이원모 비서관 공천에 김 여사가 개입했다고 주장했던 사실이 뒤늦게 공개됐습니다.

친민주당 성향으로 알려진 <서울의소리> 기자와 통화에서였습니다.

[김대남/전 대통령실 선임행정관 - 이명수/서울의 소리 기자 (2월 20일, 출처: 서울의 소리)]
"야 이게 뭐 XX 전부 다 정신…아주 그냥 여사한테 그냥 이원모 하나 어떻게 국회의원 배지 달게 해주려고 저 XX을 떨고 있다. (김건희 여사가 공천 개입 많이 하고 있깄 있네요?) 하고 있지. 그 루트가 이철규야."

이 의원은 관련 보도는 "전혀 사실이 아니"라며 김 전 행정관과 해당 매체 기자를 허위사실 유포 및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습니다.

용인갑에서 낙선한 이원모 비서관은 공직기강비서관으로 대통령실에 복귀했습니다.

김 전 행정관의 수상한 발언은 여기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서 나경원 캠프에 몸을 담고 있던 무렵엔 "한동훈 당대표 후보에 대한 비판적 기사를 써 달라"는 부탁도 했습니다.

한 대표가 비대위원장을 맡고 있을 때 70억 원을 들여 총선 판세를 분석하는 여론조사를 실시했는데,
이때 총선과 상관없는 대선 후보 선호도를 알아보는 여론조사도 실시돼 논란이라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러면서 "김 여사가 좋아할 거"라고 덧붙였습니다.

[김대남/전 대통령실 선임행정관 - 이명수/서울의 소리 기자 (7월 10일, 출처: 서울의 소리)]
"너희네가 이번에 그거 잘 기획해서 '서울의소리'에서 치면, 아주 여사가, 너희네 이명수… 야… 들었다 놨다 했다고 좋아하겠는데…"

실제로 며칠 뒤, '서울의 소리'에는 이런 내용의 기사가 나왔습니다.

이후 김 전 행정관은 이후 서울보증보험공사 감사에 선임됐습니다.

수억 원의 연봉이 보장되는 자리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른바 '한동훈 공격 사주 의혹'.

국민의힘은 당무 감사에 착수했고 논란이 커지자 김 전 행정관은 탈당했습니다.

"경선 당시는 이미 대통령실을 떠난 뒤여서, 사주를 받아 특정 후보에게 타격을 줄 위치에 있지 않았다"면서 "당과 대통령실 간 갈등이 조장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해명하고 보증보험 감사에서도 사퇴했습니다.

대통령실은 "대통령 부부가 김 전 행정관과 친분이 전혀 없다"며 "함께 찍은 사진은 대통령실 연말 송년회, 직원 퇴임 행사 등에서 다른 직원들과 함께 찍은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근거 없는 주장과 무분별한 의혹 보도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습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과 '명품백 수수 의혹', '공천 개입 의혹'과 '공격 사주 의혹'까지.

윤 대통령과의 갈등설이 커지고 있는 한동훈 대표는 도이치모터스 사건에 대해서도 입장 변화를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한동훈/당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1월 15일)]
"옛날에 문 정권 당시의 문서 아닌가요? 그때 왜 (특검) 안 했나요?"

[한동훈/국민의힘 대표(10월 10일)]
"다만 검찰이, 국민이 납득할 만한 결과를 내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김 여사가 공개활동을 자제해야 한다"는 요구의 강도도 높이고 있습니다.

물가, 부동산, 가계부채, 의료대란 등 복합 위기를 눈앞에 두고 당정이 삐걱대는 건 좋은 신호가 아닙니다.

그리고 더 근본적인 문제는, 민주주의와 정당의 질서가 훼손되는 현장에서 영부인의 이름이 계속 나온다는 점일 겁니다.

[채진원/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
"집권당이 됐다는 얘기는 국민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는 것이고 다음 대선에서 평가를 받겠다고 하는 그런 게 정치하는 사람들의 기본적인 태도인데 윤석열 대통령을 뽑아줬던 당시 국민들이, 국민들한테 뭔가 정말 '이러려고 우리가 윤석열 대통령을 뽑았나?' '이런 회의감을 자아내는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최경재 기자(economy@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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