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한강 작가가 선정됐다. 한국인 최초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에 한강 작가는 물론 그의 아버지인 한승원 작가 등 한국 문학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곳으로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10일부터 소설가 한강과 그의 아들이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진 서울 종로구 통의동의 '책방 오늘' 앞은 한강의 팬들로 북적이고 있다. 작은 독립 서점에 이른바 '성지순례'를 온 사람들이다.
이곳은 2018년 서초구 양재동에서 시작해 지난해 7월 서촌으로 자리를 옮겼다. 3평 남짓한 작은 독립책방인 '책방 오늘'은 단골손님들과 문학인들 사이에서 한강 작가가 운영하는 곳으로 암암리에 알려져 있었다.
이곳에선 한강 작가가 선택한 감각 있는 책들을 만날 수 있어서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꼭 가봐야 하는 곳'으로 입소문이 났다.
그러다 지난 10일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이 전해지면서 작은 서점에 많은 인파가 몰렸다. 결국 책방은 잠시 휴업을 선언했지만, 시민들은 이곳을 찾아 꽃다발과 함께 한강 작가를 향한 수상 메시지를 남기고 있다.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 마련된 '서울야외도서관 광화문책마당'에서는 한강 작가의 대표 저서 10종을 만날 수 있다. 서울시가 한강 작가의 노벨 문학상을 축하하기 위해 진행하는 이번 행사는 다음 달 10일까지 광화문 책 마당, 청계천 책 읽는 맑은 냇가, 서울광장에서 매주 목~일 열린다.
이곳에서는 한국어를 비롯해 영어, 일본어, 중국어, 아랍어, 그리스어 등 20개의 다양한 언어로 번역된 10종의 도서를 만날 수 있다. 한강의 대표작 '채식주의자', '소년이 온다'는 물론, '검은 사슴', '바람이 분다, 가라' 등 10종의 도서 총 216권이 3곳에 나눠 전시돼 있다.
한강 작가가 어린시절 머물렀던 곳이자 그의 아버지 한승원이 있는 곳 '전남 장흥'은 한강과 한승원 부녀를 비롯해 이청준, 이승우, 송기숙 등 명망있는 현대문학 작가들을 배출했다. 예로부터 '장흥에서는 글 자랑 말라'라는 말이 전해질 정도다.
'문학의 고장'으로 불리는 장흥군은 지난 2008년 4월 전국 유일 '문학관광기행특구'로 지정되기도 했다. 국내 최초이자 유일한 문학관광기행특구인 이곳에선 다양한 문학명소를 찾아다니는 '문학기행'을 즐길 수 있다. 54명의 문인 글을 자연석에 새긴 '천관산문학공원'. 작가들의 육필 원고와 메시지를 담은 15m 높이의 문탑은 특히 명물로 꼽힌다.
천관산 기슭에 자리한 '천관문학관'에는 한승원과 한강 등 장흥 출신 작가 70여 명의 작품과 그들의 일대기 등이 기록돼 있다. 천천히 책을 음미할 수 있는 북카페도 자리하고 있다.
한승원 작가의 이름을 딴 '한승원 문학 산책길'도 이곳을 대표하는 관광지다. 장재도가 보이는 율산마을 여다지 해변에 자리한 이곳에는 한승원 작가의 시를 적은 시비 30여개를 만날 수 있다.
장흥군에서는 이번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기념해 '한승원·한강 부녀작가의 기념관' 건립 추진에 나설 방침이다.
아주경제=김다이 기자 dayi@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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