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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4 (월)

반도체 업황·美대선·중동전쟁…10월 증시 시계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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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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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분기가 시작된 10월 가을 증시를 두고 증권가에서는 불확실성에 주목하고 있다. 기업이 줄줄이 3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시기임에도 대내외 변수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국내 증시에 대해 전문가들은 반도체 업황이나 미국 대선(11월), 중동 전쟁 불확실성 등 변수로 인해 10월에도 반등이 여의치 않다는 회의론을 내고 있다. 우선 국내 증시부터 보면 당분간 박스권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눈에 띈다.

일례로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9월 금리를 50bp(1bp=0.01%포인트) 낮춘 것을 계기로 한국은행도 금리 인하 여력이 생겼지만 국내 증시 분위기가 개선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봤다. 이어 그는 "국내 통화량이 증가하고 있지만 늘어난 유동성이 국내 증시로 유입되는 것 같지 않다"는 의견을 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달에 이어질 기업들 3분기 실적 발표가 증시를 달굴 만큼 호실적일지에 대해 회의적이다.

한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외국인이 반도체를 중심으로 대규모 순매도에 나서는 등 상대적으로 좋지 않았다"면서 "미국 대선 불확실성과 3분기 실적 시즌 경계 심리 등을 감안할 때 박스권 장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매일경제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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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미국 증시에서 10월은 '마크 트웨인의 저주'로 유명한 달이다. 서양 문학가 트웨인은 "10월에는 투자하지 말라"는 말을 남겼는데 실제로 과거 역사를 보면 증시를 뒤흔든 시장 붕괴 사태가 있던 1929년과 1987년, 2008년 모두 10월에 급락장이 발생해 저주라는 말이 따라붙었다.

다만 10월은 약세장이 끝나는 시기여서 저점 매수에 유리한 달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올해는 11월 미국 대선과 대선을 앞둔 중동 전쟁 리스크 때문에 시장 불확실성이 가중됐다.

미국은 연준이 앞서 9월에 기준금리를 한 번에 50bp 낮추는 빅컷을 단행했음에도 국채 시장이 들썩이면서 10월 들어 시장 변동성이 커졌다.

기준금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2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지난달 18일 이후 이달 9일까지 30bp 치솟았다.

이 밖에 주택담보대출이나 자동차대출, 기업대출 등 '시중 장기금리 가이드라인' 역할을 하는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같은 기간 40bp 뛰었으며 만기가 가장 긴 30년 만기 국채 수익률도 30bp 올라섰다.

무엇보다 10년물 국채 수익률 상승은 기술 업종 등 성장 산업에 속한 기업들의 장기 자금 조달 금리를 높일 수 있다. 이런 경우 기업들의 부채 부담이 늘고 수익성이 줄어들 것이라는 투자 불안감이 커지면 주식 매도세가 이어질 수 있다.

미국 국채 수익률이 오른 배경 중 하나는 11월 5일 이뤄지는 미국 대선을 한 달여 앞두고 대선 주자들이 내건 공약이 재정 적자를 키울 것이라는 투자 판단이 커진 점이다.

미국 초당파 비영리 기구인 '책임 있는 연방예산위원회(CRFB)' 분석을 보면 민주당 대선 주자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공약은 앞으로 10년간 재정 적자를 3조5000억달러(약 4722조원) 불릴 것으로 보이며 공화당 재선 주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공약은 같은 기간 재정 적자를 7조5000억달러 키울 것으로 추산된다.

해리스 부통령은 사회복지 지출 증가와 중산층 감세, 기업·부유층 세금 인상 등을 주장하고 있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감세와 외국 수입품 관세 인상, 군비 확장, 이민자 대거 추방 등을 내세워왔다.

월가에서는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하면 확장 재정 등 경기 부양책과 감세 정책 등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에 따라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 있으며 국채 발행 증가에 따른 국채 수익률 상승(국채 가격 하락)이 이어질 수 있다.

앞서 2016년 뉴욕증시는 '트럼프 발작(Trump tantrum)'을 겪은 바 있다. 당시 트럼프 후보가 예상을 깨고 대통령 당선을 확정한 2016년 11월 8일을 전후로 대선 전 연 1.85%이던 10년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이 같은 해 12월 중순 연 2.61%를 기록하는 등 한 달여 만에 76bp 뛴 것이다.

당시 트럼프 후보가 강조한 1조달러 규모 인프라스트럭처 투자 등 대규모 재정지출 공약이 국채 발행 증가로 이어져 국채 가격을 끌어내릴 것(국채 수익률 상승)이라는 시장 예상이 작용된 결과였다.

다만 월가에서는 올해 4분기 미국 주식시장 움직임을 두고 낙관론과 비관론이 교차한다.

우선 데이비드 코스틴 골드만삭스 미국 주식 담당 최고전략가는 올해 S&P500지수 전망치를 기존 5600에서 6000으로 상향했다. 이는 에버코어ISI와 더불어 월가 주요 투자사들 중 가장 높은 전망치다.

코스틴 전략가는 S&P500지수 12개월 목표치도 기존 6000에서 6300으로 높여 잡았다. 침체 우려와 달리 미국 경제가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는 실물경제 진단과 더불어 특히 기술 부문에서 반도체 사이클이 회복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반면 롭 긴스버그 울페리서치 기술전략가는 "11월 미국 대선을 즈음해 S&P500지수가 3~4%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과거 역사를 보면 대선을 즈음해 시장 공포지수로 통하는 시카고옵션거래소 변동성지수(VIX)가 20을 뛰어넘는 식의 경향이 두드러졌다는 설명이다.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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