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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2 (일)

“엔비디아 최신 AI 칩 ‘블랙웰’ 1년 치 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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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6월 대만 타이베이 국립대만대 종합체육관에서 열린 ‘컴퓨텍스 2024’ 기조연설에서 최신 AI가속기 ‘블랙웰’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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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반도체 선두 주자 엔비디아의 최신 AI 칩 ‘블랙웰’의 1년 치 분량이 ‘완판’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12일(현지시간) 톰스하드웨어 등 정보기술(IT) 매체들은 모건스탠리 분석을 인용해 향후 12개월 동안의 블랙웰 공급이 매진됐다고 전했다. 블랙웰은 현재 주력 제품인 ‘호퍼’ 시리즈의 H100과 H200을 잇는 차세대 AI 칩이다. 올해 4분기부터 본격 양산을 앞두고 있다.

최근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인 조셉 무어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등 경영진을 만났으며, 이 자리에서 이 같은 언급이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장 제품을 주문해도 1년 후에나 받을 수 있다는 의미이며, 전작 H100과 H200 출시 때와 비슷한 상황이라고 한다. H100과 H200은 엄청난 수요 때문에 공급 부족 사태로 이어졌다.

블랙웰은 지난 8월 초 패키징 결함으로 생산 지연을 겪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수요에 대한 불안감이 있었다. 빅테크들은 블랙웰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대량 주문해 AI 데이터센터에 사용할 예정이었는데, 출시 지연으로 AI 인프라 투자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였다.

하지만 황 CEO는 지난 2일 CNBC방송에 출연해 “블랙웰을 완전히 생산 중이며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면서 “블랙웰에 대한 수요는 엄청나다”고 했다. 엔비디아는 지난 11일 마이크로소프트(MS)에 처음 블랙웰 시스템을 제공했으며, 챗GPT 개발사 오픈AI에는 샘플을 제공했다고 깜짝 발표했다.

엔비디아의 기존 고객인 아마존웹서비스(AWS)와 구글, 메타, MS, 오라클 등이 향후 1년간 엔비디아가 TSMC를 통해 생산할 수 있는 모든 블랙웰을 사전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엔비디아는 블랙웰을 앞세워 내년 AI 칩 시장 점유율을 더욱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엔비디아의 AI 칩 시장 점유율은 80%에 달한다.

엔비디아 대항마로 평가받는 AMD가 최근 블랙웰을 겨냥한 차세대 AI 칩을 내놓는 등 경쟁자가 늘고 있지만, 엔비디아 칩에 대한 선호가 다시금 확인된 것이다. 조셉 무어 애널리스트는 “엔비디아는 2025년에 AI 프로세서 점유율을 더 늘릴 가능성이 높다”며 “모든 징후로 볼 때 우리는 여전히 AI 투자 주기의 초기 단계에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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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 애저가 공식 X(옛 트위터) 계정에 공개한 엔비디아 GB200을 탑재한 서버의 모습. GB200은 블랙웰 그래픽처리장치(GPU)와 중앙처리장치(CPU)를 결합한 AI 가속기이다(왼쪽 사진). 엔비디아가 오픈AI에 제공한 DGX B200의 모습(오른쪽 사람들 앞). DGX B200은 블랙웰 GPU를 탑재한 AI 슈퍼컴퓨팅 플랫폼이다. 엔비디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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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AI 거품론’에 발목을 잡혔던 반도체업계는 엔비디아 등 주요 기업의 AI 칩 출시 소식에 기대감을 끌어올리는 분위기다. 엔비디아 주가는 지난 6월 기록했던 사상 최고치(135.57달러)에 근접하며 AI 호황에 대한 낙관론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블랙웰의 흥행을 뒷받침하려면 충분한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도 필수적이다. 현재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 5세대 HBM3E를 사실상 독점 공급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3월 HBM3E 8단 제품을 엔비디아에 처음 납품했고, 지난달 말 12단 신제품도 세계 최초로 양산하기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의 HBM3E 8단 인증(퀄 테스트)을 받고 있다. 송명섭 iM증권 연구원은 “9월 중 완료될 것으로 예상됐던 최대 GPU 업체에 대한 HBM3E 8단 인증이 10월 중으로 연기된 것으로 보인다”며 “해당 인증의 성공적인 통과 여부는 삼성전자의 단기 주가뿐 아니라 내년 HBM 사업 부문의 본격 성장 여부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배문규 기자 sobbel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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