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90%·클린턴 92% 대비 대폭 감소
NYT "공약 이행 안 한 민주당에 실망감"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지난달 17일 필라델피아 지역 언론 WHYY가 주최한 전미흑인언론인협회 초청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필라델피아=A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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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11월 치러질 미국 대선을 3주가량 앞두고 흑인 유권자의 지지율이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위협할 변수로 부상했다. '민주당 집토끼'로 여겨져 온 흑인 유권자의 민주당 지지도가 예전만 못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해리스 부통령의 대선 가도에 '예상치 못했던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 뉴욕타임스(NYT)와 시에나대가 12일(현지시간) 공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흑인 유권자 가운데 해리스를 지지하는 비율은 78%인 것으로 나타났다.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흑인 유권자의 지지율은 15%에 그쳤다. 해리스 지지세가 압도적으로 강한 셈이다.
그러나 민주당에는 '위험 신호'다. 과거 흑인 유권자의 '표심'과 비교할 때, 양당 후보 간 격차가 상당히 줄어든 탓이다. 2020년 대선에서는 흑인 유권자 90%가 민주당의 조 바이든(현 대통령) 후보를, 9%가 트럼프 후보를 각각 선택했다. 2016년 대선에서도 92%가 민주당 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부 장관에게 표를 던진 반면, 트럼프 후보를 지지한 비율은 7%에 불과했다. 민주당 성향 흑인 유권자의 상당수가 이번 대선 국면에선 이탈했다는 방증이다. NYT는 해리스가 이 간극을 좁히지 못하면 근소한 표차로 승부가 결정될 핵심 경합주(州)에서의 승리가 위태로워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흑인 남성 층에서의 지지세 하락이 두드러졌다. '해리스 지지'를 밝힌 흑인 남성 비율은 70%였는데, 이는 2020년 바이든 지지율(85%)에 크게 못 미친다. 흑인 여성은 83%가 해리스를, 12%가 트럼프를 각각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NYT는 흑인 유권자가 이탈하게 된 가장 큰 이유로 "민주당에 대한 실망"을 꼽았다. 민주당이 겉으로는 흑인 유권자를 '당의 중심'이라고 치켜세우면서도, 정작 이들의 지지를 당연시하기만 하며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는 것이다. 실제로 30세 미만 흑인 유권자의 40%는 '민주당보다 공화당이 선거 공약을 이행할 가능성이 더 크다'고 답했다. 텍사스주에 사는 유권자 라페이지 드레이크(63)는 NYT 인터뷰에서 "그들(민주당)은 우리가 훈련된 개인 것처럼 식탁에 남은 음식 찌꺼기를 주면서 '이건 너희 것'이라 하고, 우리는 훈련된 물개처럼 손뼉을 친다"고 비꼬았다.
김나연 기자 is2n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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