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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5번째 부상자 나온 레바논 유엔군 "이스라엘측 철수 요청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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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유엔군에 현위치서 철수하거나 5㎞ 물러나라 요청"

폭발·총격에 대원들 잇단 부상…한국 포함 40개국 공격 규탄 성명

양면전쟁 밀어붙이는 이스라엘에 레바논·가자서 사망자 속출

연합뉴스

레바논 남부 일대를 순찰하는 레바논 유엔 평화유지군
(마르자윤 AFP=연합뉴스) 12일(현지시간) 레바논 남부 마르자윤 지역에서 순찰 활동을 진행 중인 레바논 주둔 유엔 평화유지군(UNIFIL) 대원들. 2024.10.12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겨냥한 이스라엘군의 공격에 레바논 유엔 평화유지군(UNIFIL) 소속 대원들의 부상이 잇따르고 있다.

이스라엘은 UNIFIL에 레바논 남부에서 철수할 것을 요구했지만 UNIFIL은 이를 거부했다. 한국을 비롯, 현지에 평화유지군을 파병한 세계 40개국은 부수적 피해를 아랑곳 않고 공격을 퍼붓는 이스라엘을 규탄하는 성명을 냈다.

12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안드레아 테넨티 UNIFIL 대변인은 이 매체에 "(이스라엘이) 우리에게 '블루라인' 상의 현위치에서 철수하거나 최장 5㎞까지 물러날 것을 요청했다"고 이날 밝혔다.

하지만 UNIFIL은 "만장일치로 (현위치에) 머문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테넨티 대변인은 강조했다.

블루라인은 2000년 8월 유엔이 공포한 레바논과 이스라엘의 경계선을 의미하는 용어다. 2006년 이스라엘과 헤즈볼라가 33일간 전쟁을 벌인 이후 이 일대에는 세계 각지에서 온 1만명 가까운 규모의 평화유지군이 주둔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달 말부터 레바논 남부에 투입된 이스라엘 지상군과 헤즈볼라 무장대원 간의 지상전이 본격화하면서 평화유지군에서도 부상자가 속출하고 있다.

UNIFIL은 11일 밤 레바논 남부 나쿠라 기지 인근에서 이스라엘군과 헤즈볼라가 교전을 벌이면서 UNIFIL 대원 한 명이 유탄에 맞아 수술을 받았다고 12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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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레바논 남부에서 헤즈볼라 땅굴을 파괴하는 작업을 진행하는 이스라엘 중장비 주변에 배치된 유엔 평화유지군 대원들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비슷한 시각 이스라엘 접경지인 레바논 람야에서는 UNIFIL 기지가 지척에서 일어난 폭발로 크게 파손됐고, 같은날 오전에는 나쿠라 지역의 UNIFIL 관측소가 폭발에 휘말려 스리랑카 군인 2명이 다쳤다.

지난 10일에는 이스라엘군 탱크가 발사한 포탄에 인도네시아 군인 2명이 부상했다.

이에 UNIFIL에 자국군을 파병한 세계 40개국은 12일 공동성명을 내고 평화유지군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을 강하게 규탄했다.

주유엔 폴란드 대표부가 엑스(X·옛 트위터)로 공유한 성명문에는 한국을 비롯해 인도네시아와 이탈리아, 인도, 가나, 네팔, 말레이시아, 스페인, 프랑스, 중국 등 40개국이 서명했다.

이들 나라는 "역내 긴장 고조 상황을 고려할 때 UNIFIL의 역할은 특히 중요하다"면서 "우리는 UNIFIL에 대한 최근 일련의 공격을 강하게 규탄한다. 그런 행위는 즉각 멈춰야 하며 적절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레바논 남부와 중동에 안정과 항구적 평화를 가져온다는 목표를 지닌 UNIFIL 임무와 활동에 대한 전적인 지지를 재확인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프랑스와 이탈리아, 스페인 등은 11일 키프로스에서 열린 정상회의에서도 UNIFIL에 대한 공격은 관련 유엔 결의를 위배하는 행위라고 규탄한 바 있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도 12일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과 통화를 하고 이스라엘군이 UNIFIL 진지들을 겨냥해 발포했다는 보도와 관련해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고 미 국방부는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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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레바논 국경 주변을 바라보는 유엔 평화유지군 대원
(마르와힌 로이터=연합뉴스) 12일(현지시간) 레바논 남부 마르와힌 지역의 레바논 유엔 평화유지군(UNIFIL) 시설에서 한 대원이 레바논-이스라엘 국경 방향을 주시하고 있다. 2024.10.12



UNIFIL은 나쿠라 지역에 위치한 지휘부와 주변 지역이 최근 수일간 반복적인 공격에 노출됐다면서, 이스라엘군이 UNIFIL 벙커 외부 감시 카메라에 총을 쏴 망가뜨리는 등 고의로 공격을 가한 사례도 있다고 밝혀왔다.

이런 가운데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남부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상대로 양면전쟁을 계속 이어가며 맹폭을 가하는 통해 사상자도 속출했다.

레바논 보건당국은 12일 성명을 내고 헤즈볼라의 세력권 바깥에 위치한 마을 세 곳이 공습을 받아 최소 15명이 숨지고 37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레바논 국영 NNA 통신은 공습을 받은 마을 중 한 곳인 데이르 빌라에선 레바논 남부에서 피란한 가족들이 머물던 주택이 공습 표적이 됐다고 전했다. NNA는 이와 별개로 레바논 남부 상업 중심지인 나바티에 시내의 시장 역시 공습을 받아 큰 불이 났다고 보도했다.

하마스의 통제를 받는 가자 보건당국도 이스라엘군의 지상작전이 재개된 가자지구 북부에서 11일 밤 자발리야 난민촌내 건물이 무너져 20명이 숨지는 등 최소 29명이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레바논 보건당국에 따르면 헤즈볼라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를 도와 이스라엘 북부에 대한 로켓 공격을 개시한 작년 10월 8일 이후 현재까지 레바논에서는 총 2천255명이 사망했고, 이중 절반 이상은 양측의 충돌이 전면전으로 확대된 지난달 23일 이후 발생했다.

같은 기간 가자지구에선 4만2천명이 넘는 팔레스타인인이 숨졌다고 가자 보건당국은 집계했다. 이는 하마스 무장대원까지 포함한 숫자이지만 유엔은 사망자의 절반 이상이 여성과 미성년자 등 민간인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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