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규제 강화 영향…가격상승폭도 주춤
"기준금리 인하 후 은행권 금리 지켜봐야"
서울의 한 시중은행에 주택담보대출 관련 현수막이 걸려있다. [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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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11일 발표한 '2024년 9월중 가계대출 동향'에 따르면 전 금융권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은 6조9000억원 증가해 전월(8조5000억원) 대비 증가폭이 줄었다. 은행권 주담대 증가폭도 같은 기간(8조2000억원→6조2000억원) 축소됐다.
집값 상승 여파로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뜨거웠던 서울 아파트 매수세와 주담대 증가폭이 함께 주춤한 모양새다. 지난달부터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가 적용됐고 시중은행도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연이어 상향했다. 동시에 갭투자에 사용되는 소유권 이전 조건부 전세대출도 중단하는 은행이 나오는 등 전세대출 문턱도 높아졌다.
대출 규제 효과는 거래량에서 나타나고 있다. 일반적으로 주택 구매를 위해서는 주택 구매 후 전월세로 임대하는 등 갭투자로 주택 구매 비용을 감당하거나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대출 조건이 까다로워지면서 대출을 활용한 주택 구매도 어려워졌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7월 8906건에서 8월 6161건으로 약 31% 줄었다. 아직 계약 신고일이 남은 9월과 10월에는 각각 2285건과 191건 거래 신고돼 8월 거래량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거래량이 줄어들면서 시장에 나온 매물은 매달 늘어나고 있다. 집주인들이 내놓은 매물의 가격(호가)은 그대로인데 가격에 부담을 느낀 수요자는 매수를 망설이면서 거래되는 매물이 크게 줄어든 탓이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 집계 기준 11일 서울 아파트 매물은 8만5019건으로 매물이 가장 많이 쌓였던 지난 5월 15일 8만5595건에 근접했다. 서울 거래량이 늘어나면서 지난 8월 한때 7만7000건대까지 줄었던 매물은 거래량 감소에 다시 늘었다.
서울 양천구 신정동 한 공인중개사는 "집주인들은 집값 상승을 기대하면서 호가를 내리지 않는데 매수인들은 가격이 내릴 때까지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서로 원하는 가격대가 다르니 지난달부터 문의만 이어질 뿐 거래량이 눈에 띄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일부 급매물을 제외하면 거래되는 매물이 줄어들면서 집값 상승폭도 둔화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0월 1주(7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10% 상승하며 지난주와 상승폭을 유지했다. 29주 연속 상승했지만 9월 이후 상승폭이 둔화한 후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대출 규제에 더해 매수·매도 희망자 사이 줄다리기까지 이어지면서 아파트 거래량 가뭄은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주택 가격 또한 단기간은 약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한국은행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했지만 지금은 시장금리가 더 중요한 만큼 당분간 부동산 시장은 관망세가 이어질 수 있다"면서 "은행에서 금리를 조정하는 상황을 지켜봐야 향후 부동산 시장의 흐름도 결정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수현 기자(jwdo9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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