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군수 재선거 열기 과열…네거티브 공방전
국정원 출신 황인수, 국감서 마스크 벗기 거부
정치권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화법이 기성 정치인들과 비슷한 화법을 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은 한 대표가 지난 10일 인천 강화군 길상면의 한 거리에서 군민들에게 박용철 강화군수 보궐선거 후보의 지지를 호소하는 모습.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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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정리=신진환 기자]
◆'여의도 문법 배척' 한동훈, 결국 기성정치인과 비슷?
-'여의도 사투리 쓰지 않겠다'던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최근 발언들은 어때? 한 대표는 법무부 장관을 재직하던 지난해 11월 "여의도에서 300명이 사용하는 고유의 화법이나 문법이 있다면 그건 '여의도 사투리'다. 나는 5000만 국민의 화법을 쓰겠다"고 했잖아.
-유명한 말이지(웃음). 모호한 표현을 써서 해석의 여지를 남겨두거나 공격의 빌미를 제공하지 않기 위한 발언을 하지 않고, 국민 눈높이에 맞는 의견을 명확히 제시하겠다는 한 대표의 의지가 담긴 다짐이었어.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당 대표로 당선된 지 3개월이 다 되어가는 현재, 한 대표도 결국 기성 정치인들과 비슷한 화법을 쓰고 있다는 지적이 나와.
법무부 장관 재직 시절 '여의도 사투리'를 배척했던 한 대표는 최근 기자들의 물음에 즉답을 피하는 경우가 많다. /남윤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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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이유에서?
-정치에 입문했다면, 여기에 적응하기 위해 어느 정도 필요한 부분 아닐까?
-물론 그렇지. 정치권 일각에선 한 대표의 발언들을 두고 "법조인의 화법을 일컫는 '서초동 사투리'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당대표라면 어느 정도의 여의도 사투리를 구사해 당내 화합을 끌어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하니까. 다만 한 대표는 자신이 정치인 중 한 명이 아닌 여당 대표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 같아. 보다 민심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이를 전해야 하는 당 대표라면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명확하고 정확한 발언을 해야 하지 않는가 하는 생각이 들어.
10·16 전남 영광군수 재선거 사전투표를 하루 앞둔 10일 오전 전남 영광군 일대에서 더불어민주당 장세일(사진 위쪽부터), 조국혁신당 장현, 진보당 이석하, 무소속 오기원 영광군수 후보의 선거 운동이 펼쳐지고 있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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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 재산신고·실거주 여부·음주운전…영광군수 후보 공방
-아들의 재산신고 고지거부도 문제가 됐어. 현행 법률에 따르면 공직 후보자의 가족은 세대가 분리되고 소득이 있어야 고지 거부가 가능한데 아들의 최근 5년간 소득세 납부 실적은 0원이었거든. 아들은 자신이 축산업·태양광 산업을 운영하는 곳을 거주지로 전입신고를 했는데, <더팩트> 취재 결과 누군가 '사는 중인 집'으로 보긴 어렵더라고. 장현 후보가 "그 넓은 축사에 소가 두 마리밖에 없다는 건 다른 사업을 하기 위한 것 아니냐"고 쏘아붙인 이유지. 축산시설에 태양광 발전설비를 설치하면 정부보조금을 받을 수 있거든.
-장세일 후보는 "둘째 딸은 결혼한 자식이기에 출마 후보의 직계존비속 재산 신고 의무 고지 대상이 아니다. 아들은 청년창업농으로 지정돼 창업한 것으로, 실제 소를 키우고 있고 요즘 경영이 어려워 두 마리만 기르고 있다"고 해명했어. 축사에 소가 두 마리인 건 맞더라고.
10·16 전남 영광군수 재선거 사전투표 이틀 전인 지난 9일 한글날 영광 읍내가 들썩였다. 선거 결과를 예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백중세다. /영광=조채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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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세일 후보는 서울 강남구 모 아파트를 소유한 장현 후보를 겨냥해 '거주 의혹'으로 반격을 가했어. "영광 아파트 입주 시점은 언제고 계약서와 월세 영수증을 공개할 수 있는지, 도시가스 요금이 청구되지 않았다는 지역신문 보도가 있는데 진실이 뭐냐"고 따졌어. 장현 후보는 "아파트는 1년 전 월세가 아닌 연세로 계약했고 임대료는 일시납 했다"며 "지역신문의 도시가스 요금 청구액 0원은 명백한 허위 사실로 고발 조치하겠다"고 반박했어.
-군수 선거에 이렇게 전국적인 관심이 집중된 적이 있었나 싶어. 원래 이런가 싶을 정도로 후보자 관련 의혹도 다양하더라고. 작은 지자체라도 군민의 선택을 받는 인물이라면, 철저하게 검증하는 것은 당연해.
황인수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조사1국장이 11일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질의에 답변하는 모습. 국가정보원 출신인 그는 개인정보 보호를 이유로 마스크를 벗으라는 요구를 거부해 퇴장당했다. /배정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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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색하면 나오는데 '마스크' 쓰는 증인...여당도 '이해 불가'
-지난 10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마스크맨'이 화제였다고?
-이번이 처음은 아니야. 지난 6월19일, 7월11일 행안위 업무보고 때도 안경과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이를 벗으라는 요구에도 응하지 않아서 강제 퇴장당한 바 있어.
-평소에도 안경과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거야?
-아니. 이날 퇴장당한 황 국장은 국감장 밖에서 마스크를 벗고 다녔다고 해. 신 위원장은 보도된 황 국장의 맨얼굴 사진을 들어 보이며 "검색하면 다 나오는데 국회에 나와 얼굴 가리는 게 무슨 실효성이 있냐"고 따졌지.
황 국장의 '맨얼굴'은 포털사이트에서 검색하면 나온다. 사진은 신정훈 위원장이 11일 행안위 전체회의에서 황 국장에게 마스크를 벗고 답변하라고 요구하는 모습. /배정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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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기야 일부 여당 의원도 '이해가 안 된다'는 반응을 보였어. 이성권 국민의힘 의원은 "여당 의원이지만 (야당 의원들의 지적에) 동감한다"고 하더라. 그는 "국정원 업무를 질문하는 것도 아니고 진화위 업무를 질문하는데 국가안보와 무관하다"면서 "오전에 국정원에 전화해 문의했는데 마스크를 써야 할 의무가 없다는 대답을 들었다"고도 했어.
-황 국장은 진화위에 임용되면서 야당과 시민사회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은 바 있어. 진화위는 권위주의 시절 국가폭력의 피해자를 구제하는 조직인데, 그 시절 인권침해 가해기관이었던 국정원 출신이 조사 책임자가 되는 게 맞냐는 거지. 실제로 황 국장은 국가폭력을 부정하는 듯한 발언을 해왔거든. 1기 진화위의 조사보고서를 부정하는가 하면 그리고 재심에서 무죄가 선고된 간첩 사건에 대해서도 판결을 부정하는 발언을 했어.
◆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부장, 신진환 기자, 이헌일 기자, 조채원 기자, 김세정 기자, 김정수 기자, 조성은 기자, 설상미 기자, 김수민 기자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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