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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1 (금)

"인간에 대한 질문과 씨름"…'젊은 거장' 되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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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금 보고 계신 이 소설들은 스웨덴 한림원이 한강 작가를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발표하면서 하나하나 꼽았던 작품들입니다. 그 가운데 몇 권을 살펴보면 먼저 광주민주화운동을 소재로 한 장편 소설, '소년이 온다' 대해서 한림원은 잔인한 현실을 직시하고 '증언 문학' 장르에 접근했다는 평가를 내놨습니다. 그리고 2016년 작품, '흰'에 대해서는 태어난 지 불과 몇 시간 만에 세상을 떠난 인물에게 헌정하는 애도의 시라고 소개했습니다. 그리고 한강 작가의 최신작품이자, 작가 본인이 노벨상 소식을 접한 이들이 가장 먼저 읽어줬으면 좋겠다고 했던 바로 그 책, '작별하지 않는다'에 대해서는 한림원은 응축된 듯 정확한 이미지로 현재에 대한 과거의 힘을 전달한다고 말했습니다. 이 책은 제주 4·3을 다룬 장편소설입니다. 이렇게 한강 작가는 30년 넘게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하며 이제 우리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자리에 섰습니다.

작가의 생애와 문학 세계를 정혜진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기자>

한강은 1970년 광주의 문학인 가정에서 태어났습니다.

아버지는 소설 '아제아제 바라아제'를 쓴 한승원.

쉬운 이름이 좋다며 딸 이름을 '강'으로 지었습니다.

17년 터울을 두고 이상문학상을 받으며 국내 유일한 '부녀 수상' 기록을 세웠습니다.

대학 졸업 후 샘터지 기자를 하다가 1993년 한 계간지에서 시인으로 등단했고 이듬해 신춘 문예를 통해 소설가로 데뷔했습니다.

한강이 세계적 관심을 받기 시작한 작품은 2007년 작 '채식주의자'입니다.

폭력의 트라우마로 육식을 거부하는 여자가 극단적 채식으로 나무가 되길 꿈꾸며 죽음에 다가가는 이야기로, 2016년 한국 작가 최초로 맨부커상 국제 부문을 수상했습니다.

[한강 (2016년, 맨부커상 수상 당시) : 제가 여태까지 써온 소설들은 상업성이나 대중성이 없는, 어떻게 보면 그냥 인간에 대한 어떤 질문들을 가지고 씨름하는 그런 소설들이었다고 (생각이 들고요.)]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을 다룬 2014년 작 '소년이 온다'는 한강 문학과 주제 의식이 정점에 이른 작품으로 평가됩니다.

[백지연/문학평론가 : '채식주의자'에서는 폭력적 세계에 맞서는 주체의 분투 과정으로 분출이 되었고 특히 역사적 시공간의 확장은 이제 '소년이 온다'를 통해서 본격적으로, 굉장히 다른 층위로 발전을 했다….]

'소년이 온다'를 쓴 이후 박근혜 정부에서 이른바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포함돼 해외 문화교류 행사 지원에서 배제되기도 했습니다.

[한강 (2014년, 만해문학상 수상 당시) : ('소년이 온다'가 나오고) 이상하게 고맙단 말을 해주시는 분들이 계셨어요. 그 '고맙다'는 말이 결국은 저를 향한 것이 아니라 그분들 그리고 그 소년에게 향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제주 4·3 비극을 다룬 2021년작 '작별하지 않는다'는 한국 현대사의 트라우마를 직시해 한강 문학의 정수로 평가받습니다.

2007년 자작곡에 노래도 직접 부른 음반과, 2010년 '채식주의자'를 영화화한 작품 등, 확장된 한강 문학 분야도 다시 재조명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학모·양지훈, 영상편집 : 이소영, VJ : 오세관)

정혜진 기자 hjin@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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