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0.12 (토)

이슈 경찰과 행정안전부

"경찰의 범죄 방관, 범죄자들도 안다"…청장 "추적단과 공조하겠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추적단불꽃 원은지, 경찰청 국정감사 출석…"수사 반려 5년 넘어"

인천 스토킹 살인사건 유족도 하소연…청장 "아직 가야 할 길 있어"

뉴스1

11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찰청에 대한 국정감사가 진행되고 있다. 2024.10.11/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1) 박혜연 유수연 기자 = 원은지 추적단불꽃 대표가 11일 경찰청 국정감사 참고인으로 출석해 "민원 창구에서 피해자들을 만나는 수사관들의 전문성과 진심, 의지를 고취시켜달라"고 당부했다.

원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사에서 진행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경찰청 국정감사에서 딥페이크(허위영상물) 등 디지털 성폭력과 관련해 "5년 전부터 '텔레그램은 수사 협조가 안 되니 피해자들에게 초동수사를 해오라'는 경찰관들에게 이 자리에서 질의했으면 서울대 사건과 인하대 사건, 초중고 딥페이크 사건 피해자들 원통함이 조금이라도 나아졌을까"라고 반문하며 이같이 말했다.

원 대표는 "일선 수사관들에게 '가해자가 가장 무서워하는 것이 뭐라고 생각하느냐'고 물어보면 모두가 '검거되는 것, 검거돼서 본인의 죄가 세상에 알려지는 것이 가장 두려울 것'이라고 말씀했다"며 "아는 분들이 왜 그랬을까. 수사를 반려한 기간이 5년이 넘었고 (경찰이) 이 범죄를 방관했다는 것을 범죄자들도 안다"고 꼬집었다.

원 대표는 감정이 북받치는 듯 울먹이는 목소리로 "이것은 5년 치 국감"이라며 "정치권에서 지금이라도 경찰에 책임을 물을 수 있어서 다행이다"고 말했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디지털 성범죄는 범죄 특성상 오랜 경험과 노하우가 필요하지만 교육은 더 줄고 위장 수사 예산도 절반 가까이 줄었다"며 "학교전담경찰관(SPO) 중심으로 범죄 첩보를 수집하겠다고 경찰청에서 보도자료를 냈지만 학교폭력 담당에게 딥페이크도 담당하라는 것은 현장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 얘기"라고 지적했다.

조지호 경찰청장은 "참고인의 무거운 이야기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겠다"며 "현장에서 사건 초기 접수하는 직원들의 전문성을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조 청장은 "성인에 대한 성 착취물은 현행법상 위장 수사가 안 되고 있어서 서울대 (딥페이크) 사건도 원은지 참고인이 경찰에 협조해 증거를 수집했고 그 결과 진범을 검거할 수 있었다"며 "제도적으로 아동청소년 성 착취물뿐 아니라 성인에 대한 성 착취물도 경찰이 위장 수사를 할 수 있는 제도적인 길을 터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정현 민주당 의원은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경찰 구속률은 2020년 이후 4% 수준"이라며 "경찰청이 추적단불꽃과 업무협약(MOU)을 맺는 등 구체적인 공조가 필요할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에 조 청장은 "경찰이 수사하는 것이 원칙"이라면서도 추적단불꽃과의 공조에 대해서는 "그렇게 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텔레그램을 계속 압박했고 전향적인 변화가 있어 앞으로는 다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스1

조지호 경찰청장이 11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4.10.11/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한편 이날 국정감사에서는 인천에서 발생한 스토킹 살인사건 피해자 유족 이경숙 씨도 증인으로 출석해 경찰의 부실 대응을 비판했다. 이 씨는 경찰 수사로는 증거가 충분하지 않아 자신이 직접 증거 수집에 나서 보복살인으로 공소장을 변경할 수 있었다고 했다.

이 씨는 "(동생이) 경찰에 신고했지만 경찰은 쌍방폭행이라고 했고 오히려 피해자인 동생에게 경고장을 줬다"며 "스마트워치는 가해자가 주변에 있어도 피해자 눈에 띄지 않으면 효용이 없을뿐더러 흉기를 들고 살인에 이르기까지 1분이 걸리지 않는데 스마트워치를 누른다고 피해자가 살 수 있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 씨는 "이미 범죄에 노출돼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없는 피해자들에게 신고를 스토킹으로 하지 않았고 스마트워치를 스스로 반납했다는 등 책임을 전가하는 것이 경찰이 할 수 있는 최선인지 묻고 싶다"며 "가해자가 추가 범행을 계획하고 있었음에도 경찰이 가해자에 대한 강력한 경고나 감시하지 않아 이를 파악하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조 청장은 "변화하려고 (경찰이) 노력하고 있다"면서도 "아직까지 가야 할 길은 분명히 있는 것 같다"고 유감을 표했다.

조 청장은 "구체적으로 교제 폭력에 대한 법률적 근거는 없어서 경찰은 스토킹이나 가정폭력처벌법으로 의율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현장 종결된 이후에도 여청과에서 사후 모니터링하도록 지침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hypark@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