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지난 5월3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어도어 임시주주총회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권도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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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가 하이브를 상대로 “어도어가 나를 대표이사로 다시 선임하게 해달라”며 제기한 소송에서 양측이 또 한 번 법적 공방을 벌였다. 민 전 대표 측은 “아이돌그룹 뉴진스와 어도어를 위해 대표직 복귀가 필요하다”고 주장한 반면, 하이브 측은 “지금도 뉴진스에 대한 권한을 가질 수 있다”고 맞붙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재판장 김상훈)는 11일 민 전 대표가 하이브를 상대로 낸 의결권 행사 등 가처분 사건의 심문기일을 열었다.
민 전 대표가 이번 가처분을 낸 목적은 자신의 어도어 대표이사직을 되찾기 위해서다. 앞서 어도어는 지난 8월27일 이사회를 열어 민 전 대표를 해임하고, 김주영 사내이사를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민 전 대표는 주주 간 계약에 의해 어도어 대표이사와 사내이사로서 임기가 보장돼야 하는데, 하이브가 일방적으로 이를 해지했다며 이번 소송을 제기했다.
민 전 대표 측은 현 상태에서 뉴진스와 어도어가 받는 악영향을 고려하면 민 전 대표의 대표직 복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민 전 대표 측 대리인은 “뉴진스는 어도어의 유일한 아티스트이고, 뉴진스에게 민 전 대표의 존재가 필수 불가결하다는 점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라며 “민 전 대표가 어도어 대표이사로 복귀하지 못하면 뉴진스의 연예활동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고, 뉴진스와 어도어의 신뢰관계 회복도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하이브 측은 민 전 대표가 뉴진스에 대한 재량권을 가질 수 있으므로 가처분 인용 필요성이 없다고 맞섰다. 하이브 측 대리인은 “어도어는 민 전 대표에게 뉴진스 전속계약 만료 때(2029년)까지 프로듀서로서의 재량과 권한, 대표이사였을 때와 동일한 보수와 처우를 위임하는 계약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이어 “풋옵션(주식 매도 청구권) 등 경제적 보상은 본안 소송인 주주 간 계약의 해지 확인 소송에서 충분한 판단 기회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건에서는 ‘대주주가 이사들에게 의결권 행사 등 특정한 행위를 하도록 해야 한다’는 주주 간 계약상 조항도 쟁점이다. 민 전 대표 측은 해당 조항에 따라 하이브가 어도어 이사들에게 민 전 대표의 대표이사 재선임을 지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이브가 주주 간 계약을 위반해 민 전 대표를 부당하게 해임했으므로 이사들에게 대표직 복귀에 ‘찬성’ 의견을 내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하이브 측은 이사들이 해당 조항만을 이유로 반드시 대주주의 지시에 따라야 하는 것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이사들에게는 회사를 위해 의결권을 행사할 의무가 있으며, 해당 조항이 이런 의무까지 구속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또 “민 전 대표 측의 배신행위로 인해 신뢰관계가 파괴된 지 오래”라며 주주 간 계약 자체가 성립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날 양측은 서로의 부당 행위를 설명하는 데 변론 시간 절반 이상을 할애했다. 민 전 대표 측은 하이브 산하 레이블 빌리프랩이 걸그룹 ‘아일릿’ 기획 단계에서 뉴진스 기획안을 제공받아 이를 베꼈다는 증거를 새로 제시했다. 하이브 측은 민 전 대표 측이 한 언론사에 주주간계약서 원본을 유출해 주주 간 계약 해지 사유가 있었다는 점을 새롭게 공개했다. 재판부는 “해임 정당성 등에 대한 게 이 사건 쟁점과 어떤 관계가 있는 거냐”며 “관련 가처분 소송에서 나왔던 얘기를 반복하고 있는데, 소중한 변론을 거기에 쓰는 게 아쉽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 사건을 맡은 재판부는 앞서 민 전 대표가 제기한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해 하이브의 민 전 대표 해임에 제동을 건 바 있다.
재판부는 양측에 오는 25일까지 추가 자료를 제출하라고 요청하며 “가급적 빨리 결정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 뉴진스 지원사격 업고 민희진 반격…‘사내이사 재선임’ 가처분 신청
https://www.khan.co.kr/culture/culture-general/article/202409131515001
김나연 기자 nyc@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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