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개봉한 ‘채식주의자’ 스틸컷. 스폰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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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작가가 10일 한국 최초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되면서 그의 작품을 바탕으로 만든 영화들이 재조명되고 있다.
한강의 대표작인 ‘채식주의자’는 2010년 동명의 영화로 개봉된 바 있다. 임우성 감독이 연출한 영화는 당시 부산국제영화제 ‘한국 영화의 오늘-파노라마’ 부문에 초청됐고, 제26회 선댄스영화제 월드시네마 드라마 경쟁 부문에 초청받았다.
영화는 어느 날 갑자기 채식주의를 선언하며 가족을 비롯한 주변 지인들과 불화에 놓이게 된 영혜(채민서 분)와 형부이자 비디오 예술가인 민호(현성), 두 사람 사이에서 고민하면서 삶을 붙들려는 언니 지혜(김여진)의 이야기를 그렸다.
영화는 원작 소설집 ‘채식주의자’를 내용을 충실히 살렸다. 소설집은 고기를 거부하는 영혜의 이야기 ‘채식주의자’, 그리고 영혜의 몽고반점에 강렬한 끌림을 느끼는 민호의 이야기 ‘몽고반점’, 그리고 파멸하는 두 사람을 지켜보는 언니 지혜의 이야기 ‘나무 불꽃’으로 구성됐다. 한강은 ‘몽고반점’과 ‘나무 불꽃’을 먼저 쓰고, 이어 ‘채식주의자’를 썼다.
연작소설은 한강에게 세계적인 명성의 맨부커상 인터내셔널을 안겼지만, 영화는 흥행에 실패했다. 배우 채민서가 7㎏을 감량하며 파격적인 열연을 펼쳤지만 전국에서 개봉한 스크린이 20개를 넘지 못했고, 누적 관객 수는 3536명에 그쳤다. 원작의 자극적인 이야기를 그대로 살려냈지만, 소설의 독특한 문체의 맛을 살리고 인물의 내면을 깊이 있게 파헤치지는 못했다는 평가도 뒤따른다.
한국소설문학상을 수상한 ‘아기 부처’는 2011년 ‘흉터’라는 이름으로 영화화됐다. ‘채식주의자’를 연출한 임 감독 작품으로, 배우 박소연, 정희태가 주연을 맡았다. 뉴스앵커인 완벽주의자 상협과 동화 일러스트레이터이자 평범한 가정주부인 선희의 비밀스러운 사랑을 그린 영화다.
한 시간 남짓한 상영시간으로, 전국에서 상영한 스크린 수도 당시 1~3개뿐이었다. 결국 256명을 동원하는 데 그친 채 대중에게 잊혀졌다.
이번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한강의 다른 작품이 영화화할 가능성이 크다.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소재로 한 ‘소년이 온다’는 2019년 ‘영화화되길 바라는 소설’ 설문 조사에서 1위에 오르기도 했다.
김기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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