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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2 (토)

블로그 | 아마존의 사무실 복귀 명령에 대한 소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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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주 전, 아마존 CEO 앤디 재시는 AWS를 모든 회사 직원이 내년 1월부터 주 5일 사무실에서 근무해야 한다고 발표했다. 필자는 아마존에서 일하지는 않지만, 만약 아마존 직원이었다면 사표를 냈을 것이다.

필자는 수십 년 전에 이미 사무실 근무를 그만두었다. 두 가지 이유 때문이었다. 첫째, 당시 고용주에게 “뉴욕 사무실에서 정말 필요하다면 당일 비행기로 출근할 수 있지만, 과연 그럴지 의문이 든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 그 말이 맞았다. 업무상 맨해튼을 여러 번 방문했지만 그곳에서 필자를 필요로 한 적은 없었다. 둘째, 재택근무를 하는 것이 훨씬 더 효율적일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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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 상황은 바뀌지 않았다.

그러던 중 코로나19가 발생했고, 다른 사람들도 사무실을 벗어나 집에서 더 많은 업무를 더 잘 처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재시는 오만한 CEO의 습관처럼 사무실 내 업무가 더 나은 팀워크, 브레인스토밍, 혁신을 촉진한다고 주장했다. 정말일까? 필자는 파벌 형성이 증가하고, 외향적인 사람이 내향적인 사람, 여성, 소수자 그룹의 업무에 대한 공로를 주장할 수 있으며, 중간 관리자의 예스맨이 늘어날 뿐이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사람들이 원격으로 일할 때 중요한 것은 누구와 친구인지, 누구에게 아부하는지가 아니라 업무 그자체다.

재시는 아마존의 기업 문화를 배우고, 모델링하고, 강화하기 위해서는 물리적인 존재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제 아마존 사무실 직원이 집이 아니라 칸막이 사무실에서 줌으로 업무를 보는 걸까? 대단한 문화가 아닐 수 없다!

뉴욕 타임즈는 또한 직원을 위한 내부 사이트에 따르면 아마존이 추가 사내 직원을 수용하기 위해 사무실에 3,500개의 '전화 부스'를 추가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전화 부스!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재시는 또한 대면 상호작용이 동료 간의 교육과 학습을 더욱 원활하게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유튜브에서 기술을 배워본 수백만 명의 사람들은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 실제로 2018년 퓨 리서치 조사에 따르면 Z세대의 59%가 유튜브를 통해 배우는 것을 선호한다고 답했다.

재시는 자신의 근거를 설명하면서 아마존이 “세계 최대 신생업체처럼 운영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런 말에 누가 속아 넘어갈까? 아마존은 150만 명 이상의 정규직 및 파트타임 직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지난 분기에 1,480억 달러의 매출을 올린 초거대 기업이면서 말이다.

그런 아마존이 신생업체처럼, 중소기업처럼 운영될 수는 없다.

그렇다면 사무실 근무 강제의 실제 의미는 무엇일까? 사람들은 직원 수를 줄이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고 하지만, 경영진도 그렇게 생각할까?

예를 들어, 블라인드가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아마존 직원의 약 73%가 이 정책 때문에 전직을 고려할 것이라고 답했다. 물론 그럴 것이다. 코로나 이후 많은 직원이 AWS 사무실에서 멀리 떨어진 새로운 도시로 이사했으니 말이다. 출퇴근에 매일 몇 시간을 허비하면서 더 집값이 비싼 도시로 다시 이사할 리가 없다.

또한 조지 오웰의 표현을 빌린 “모든 직원은 평등하지만 일부는 다른 직원보다 더 평등하다”는 말도 들었다. 즉, 대체가 쉽지 않은 핵심 기술을 보유한 직원은 출퇴근 카드를 긁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다.

최고 경영진도 매일 아침 9시에 사무실에 출근하지는 않을 것 같다. 뉴포트 비치의 자택에서 회사 전용기로 일주일에 세 번 시애틀 본사로 출근하는 스타벅스 신임 CEO 브라이언 니콜도 있는데, 아마존의 최고위층도 그렇게 할 가능성이 높다.

과거에는 중간 관리자가 휴게실에 오래 있는 직원의 수를 세며 자신의 존재를 정당화했다. 그런 시절로 돌아가고 싶어 하는 회사는 AWS뿐 아니다. 최근 KPMG의 CEO 설문조사에 따르면 거의 80%의 CEO가 2027년까지 하이브리드 직원이 풀타임으로 사무실에 복귀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리고 적어도 86%는 사무실로 복귀하는 직원에게 승진 및 승급을 통해 보상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런 현실은 진짜로 닥치기 전까지는 믿기 어렵다.

화가 난 어조 같은가? 화가 났기 때문일 것이다. 회사는 직원을 잘 대우해야 한다. 직원이 직장을 선택할 수 있을 때 더 행복하고 나은 성과를 낸다는 연구 결과는 많다. 물론 사무실에서 일할 때 더 성과가 좋은 사람도 있다. 그러나 모든 직원을 획일화된 칸막이로 밀어 넣으려는 시도는 대기업이든 소기업이든 그저 나쁜 회사일 뿐이다.
editor@itworld.co.kr

Steven Vaughan-Nichols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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