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MBK 83만원 對 최윤범 89만원...투자자 선택만 남아
고려아연 자기주식 공개매수 가격을 종전 83만원에서 89만원으로 7.2% 상향하고, 고려아연 지분 1.85%를 보유하고 있는 영풍정밀에 대한 공개매수가도 기존 3만원에서 3만5천원으로 높였다.
영풍·MBK파트너스 측이 마지막으로 제시한 가격보다 고려아연의 경우 6만원, 영풍정밀의 경우 5천원 높은 것이다.
자사주 매입 수량도 기존 전체 발행 주식의 약 15.5%(320만9009주)에서 약 17.5%(362만3075주)로 확대했다. 베인캐피탈 물량까지 더할 경우 공개매수 최대 수량은 20%에 달한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2일 오후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고려아연 기자회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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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파트너스 측은 지난 9일 "더 이상 공개매수가를 인상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만큼 양측의 최종 제시가는, 고려아연의 경우 83만원대 89만원, 영풍정밀의 경우 3만원대 3만5천원으로 맞서게 됐다.
최종적으로 이 가격에 대한 투자자들의 선택만 남게 된 셈이다.
양측은 경영권 분쟁 이후 번갈아 가며 공개매수가를 올려왔다.
선공을 개시한 영풍·MBK파트너스 연합은 지난달 13일 고려아연 경영권 인수를 위해 주당 66만원에 고려아연 주식을 공개매수하기 시작했다가 주가가 66만원을 상회하자 지난달 26일 공개매수가를 75만원으로 상향했다.
방어에 나선 고려아연은 지난 2일 자사주를 주당 83만원에 매수하겠다고 맞섰다.
영풍·MBK파트너스 측은 다시 이틀 뒤 공개매수가를 83만원으로 올렸다.
영풍·MBK파트너스 측이 83만원으로 최 회장 측과 동일하게 매수가를 맞춘 것은 상당한 묘수로 판단됐다. 과열 경쟁을 경고하고 있는 금융당국의 눈치를 보면서도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MBK 측이 동일 가격일 경우 자사가 유리하다고 본 것은 공개매수 마감시점이 빠르고, 사법리스크 등에서 더 낫다고 보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의 경고와 갈수록 커지는 재무적 부담 탓에 고려아연으로서도 매수가를 다시 올리기 힘들 수 있다고 판단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최윤범 회장 측은 그러나 이런 판단과 달리 마지막 카드를 꺼냈다. 경영권 사수가 절박하고 달리 방법이 없다고 봤기 때문으로 보인다.
마지막 카드를 꺼내면서 자사주 매수에 투입하는 자금 규모도 기존 약 2조6635억원에서 약 3조2245억원으로 커졌지만, 최 회장 측에 따르면, 이를 위한 추가자금 약 6천억원을 확보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영풍정밀은 고려아연의 지분 1.85%를 보유하고 있어,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의 중요한 승부처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영풍·MBK 연합이 영풍정밀 경영권을 확보하면 최 회장 측의 고려아연 지분 1.85%를 빼앗는 격이 되기 때문이다.
최 회장 측이 영풍정밀 매수가를 마지막까지 5천원 더 올린 이유다.
양쪽 모두 마지막 패를 깠고 그 결과는 영풍·MBK파트너스의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 마감일인 14일 오후에 나올 수 있다.
/최란 기자(ra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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