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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9 (금)

이슈 인공지능 시대가 열린다

AI로 만든 전자혀, 쓸만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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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와 그래핀 이용해 개발
액체 미묘한 성분 차이 구분
식품, 의료 등 다양한 분야 활용 기대


매일경제

연구진이 만든 전자혀의 모습 [사진=펜실베이니아주립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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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펜실베이니아 주립대 연구팀이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전자 혀’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학술지 ‘네이처’ 10일 자에 게재됐다.

연구진에 따르면 이 기술은 물의 함량이 다른 우유는 물론 탄산음료와 커피 블렌드, 과일 주스의 부패 여부, 식품 안전과 관련된 문제 등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식별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식품 생산과 안전 분야뿐만 아니라 의료 진단에서도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전자 혀 센서는 화학적 이온을 감지할 수 있는 그래핀 기반의 장치로, AI를 통해 학습된 신경망과 연결돼 있다. 연구팀은 초기 연구에서 인간이 지정한 20개의 매개변수를 통해 전자 혀가 우유, 탄산음료, 커피 블렌드 및 과일 주스의 신선도 등 다양한 시료를 80% 이상의 정확도로 식별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이후 연구에서는 AI가 스스로 데이터를 분석해 판단하는 방식을 적용했으며 이 방식으로 정확도가 95% 이상까지 향상됐다.

연구 책임자인 삽타르시 다스 펜실베이니아주립대 교수는 “전자 혀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단순히 혀의 기능을 모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음식의 미묘한 차이를 인식하는 뇌의 작용을 모사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인간의 혀는 음식의 다섯 가지 기본 맛(단맛, 신맛, 쓴맛, 짠맛, 감칠맛) 외에도 다양한 화학 물질과 상호작용하며 그 맛을 구별하는데, 뇌의 미각 피질이 이러한 복잡한 정보를 해석한다. 연구팀은 인간의 미각 피질과 유사한 역할을 하는 신경망 알고리즘을 설계하여 데이터를 분석했다.

특히 이 연구는 AI가 어떻게 의사결정을 내리는지를 분석하는 데 주목했다. 공동 저자인 앤드류 파논 박사과정 연구원은 “우리는 게임 이론에서 사용되는 샤플리 설명법(Shapley additive explanations)을 통해 AI가 결정을 내린 후 그 과정에서 어떤 데이터를 중요하게 고려했는지를 파악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AI의 판단 과정이 더 명확해졌고, 신경망이 인간이 설정한 매개변수 외에도 중요하다고 판단한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론을 도출함을 알 수 있었다.

이 전자 혀는 특히 유연성과 경제성 면에서 큰 장점을 갖추고 있다. 센서의 불완전성에도 불구하고 AI는 이를 통합적으로 처리해 정확한 판단을 내릴 수 있기 때문에, 센서 제조 과정에서 완벽한 정밀도가 요구되지 않는다. 이러한 특성 덕분에 연구팀은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이 기술이 널리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스 교수는 “우리는 자연이 완벽하지 않지만 여전히 강력한 결정을 내리는 것처럼, 약간의 불완전함을 수용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며 전자 혀의 실용적 가능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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