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정밀 이어 고려아연도 가격 인상
금감원 경쟁 과열 우려에도 아랑곳 않고 '승부수'
영풍과 똑같은 가격으론 승리 어렵다는 입장
가격 인상 후폭풍 거셀 가능성 높아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영풍-MBK파트너스 연합과 경영권 분쟁 중인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2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고려아연 자사주 매입 계획 등 경영권 방어 방안에 대한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4.10.02. bluesoda@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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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창훈 기자 =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경영권 방어를 위해 고려아연 공개매수 가격을 89만원으로 인상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금융감독원이 과도한 공개매수 가격 경쟁에 대해 분명히 경고했지만, 최 회장 측은 이에 게의치 않고 지분 싸움 승기를 잡기 위해 가격 인상을 택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금감원이 고려아연 공개매수와 관련해 불공정거래 행위 여부를 조사하고 있어, 최 회장 측의 이번 공개매수 가격 인상이 어떤 결과를 낳을 지 주목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이날 이사회를 열고, 자사주 공개매수 가격을 주당 83만원에서 89만원으로 인상하는 방안을 확정했다.
이는 경영권 분쟁의 상대방인 영풍 측 공개매수 가격인 주당 83만원보다 6만원(7.2%) 더 비싼 것이다.
이와 함께 최 회장이 최대주주로 는 제리코파트너스도 이날 영풍정밀 공개매수 가격을 종전 주당 3만원에서 3만5000원으로 상향한다고 밝혔다.
영풍정밀은 고려아연 지분율 1.85%를 보유해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의 캐스팅보트 역할을 한다.
최 회장 측이 이처럼 고려아연과 영풍정밀 공개매수 가격을 인상할 경우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금감원이 고려아연 공개매수 가격 경쟁 과열에 대해 우려를 내비친 상황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가격 인상에 나섰기 때문이다.
이는 그만큼 최 회장 측의 위기감이 컸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영풍 측과 똑같은 가격을 제시했다가는 지분 싸움에서 승리하기 어렵다고 본 것이다. 이에 금감원의 엄중 경고에도 불구, 지분을 1주라도 더 끌어오기 위해 가격 인상을 선택했다는 진단이다.
이제 문제는 이미 공개적으로 경영권 분쟁 과열을 경고한 금감원이 어떤 스탠스를 취하느냐다.
금감원이 최 회장 측 가격 인상을 기업 가치와 동떨어진 과도한 가격 경쟁이라고 판단할 경우, 최 회장 측은 불공정거래 조사 대상에 오를 수 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이미 지난 8일 임원회의에서 고려아연 공개매수와 관련 "상대 측 공개매수 방해 목적의 불공정거래 행위가 확인될 경우 누구든 법과 원칙에 따라 엄중 조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또 "장기적인 기업 가치를 도외시한 지나친 공개매수 가격 경쟁은 종국적으로 주주 가치 훼손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며 "공개매수 과정뿐 아니라 이후 발생하는 이슈에 대해서도 자본시장법 등 관련 법규 위반 여부를 철저히 살펴볼 것"이라고 했다.
이 원장의 발언 하루 뒤인 9일 영풍 측은 공개매수 가격 인상을 즉각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최 회장 측 가격 인상 여부와 상관없이 기존 가격을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반면 최 회장 측은 이날 금감원의 방침과 상관 없이 영풍정밀 공개매수 가격 인상을 택했다. 최 회장 측의 이번 선택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hun88@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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