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한국은행 금통위 개최…금리 발표에 촉각
11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본회의 시작을 앞두고 이창용 한은 총재가 취재진을 향해 "더 많이 오셨다"며 "특별히 관심이 더 많으신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8월 금통위에서 묵언을 유지했던 것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보였다. 시장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높아진 데 대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이날 이 총재는 오전 8시 59분께 검은 정장에 흰색 셔츠, 연보라색 넥타이를 맨 채로 회의실에 등장했다. 이 총재는 아무 말 없이 자리에 착석한 뒤 의사봉을 6차례 두드렸다.
앞서 오전 8시 57분에는 신성환·유상대·황건일 금통위원이 먼저 자리에 착석했다. 곧이어 장용성·김종화·이수형 위원이 회의장에 들어섰다. 신성환·유상대·김종화 위원은 붉은색 계열의 넥타이를, 황건일·장용성 위원은 푸른색 계열의 넥타이를 맸다.
시장에서는 한은의 이날 금통위 회의 결과를 두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38개월 만에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이 여느 때보다도 커진 상태다. 먼저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6%로 3년 7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지난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빅컷(0.5%포인트 금리 인하)을 단행하며 미국과의 금리 차도 2%포인트에서 1.5%포인트로 줄어든 상황이다.
무엇보다 고금리 장기화로 인한 내수 경기 부진 대책이 시급하다. 지난 10일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0월 경제동향'을 통해 고금리로 인해 내수 회복세가 지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KDI는 "제조업생산과 수출이 양호한 흐름을 보인 반면, 건설투자 부진으로 내수 회복은 지연되고 있다"며 "고금리 기조로 소매판매의 감소세도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최근 중동 지역 분쟁으로 국제유가가 상승하는 등 물가 불안 요인이 남아 있다. 지난달 30일 9개월여 만에 1300원대로 내려갔던 원·달러 환율도 이날 다시 1350원을 넘겼다. 간밤 발표된 미국의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2.4%)이 예상치(2.3%)를 상회하면서 다음 달 7~8일로 예정된 FOMC 회의에서 빅컷 가능성이 더 낮아지며 환율의 추가 상승도 우려된다. 발목을 잡던 가계부채 역시 9월 들어 주춤하긴 했지만 완전한 추세 전환으로 보기는 어렵다.
한편 한은은 기준금리 결정 결과를 이날 오전 10시를 전후로 발표한다. 오전 11시 10분께 열리는 통화정책방향 설명회에서는 최근 경제 여건에 대한 한은 금통위의 평가와 향후 통화정책 운영 방향을 엿볼 수 있다.
아주경제=장선아 기자 sunrise@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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