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네 초기작 '바닷가', 나치 독일이 약탈해
사망 전까지 찾았던 원소유자와 그 자녀들
경매 떠돌던 작품 美 FBI가 받아 인계해
모네의 1865년작 바닷가.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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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에 따르면 이 작품의 사연은 기구했다. 지난 1936년 이 작품을 구매한 오스트리아인 부부 아달베르트 파를라기와 힐다 파를라기는 2년 뒤 나치의 위협을 피해 달아나면서 모든 소유물을 빈의 한 해운사 창고에 맡겼다. 이들은 새로 정착한 곳으로 짐을 부치거나 나중에 되찾을 생각이었으나, 1940년 독일 비밀경찰이 창고에 있던 물품을 전량 몰수한 것이다.
이 작품은 이후 나치 소속 미술상이 주도한 경매를 통해 팔렸으며, 한동안 종적을 감췄다. 이후 다시 모습을 드러낸 것은 수십 년이 흐른 2016년 프랑스에서 열린 한 인상파 전시회였다. 미국 뉴올리언스 주의 한 골동품 딜러에게 팔린 ‘바닷가’는 다시 워싱턴주의 한 부부의 손에 넘어갔다. 이들 부부 역시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진행된 경매에서 이 작품을 매물로 내놓았으나, 과거 ‘약탈 이력’을 접하고 지난해 미연방수사국(FBI)에 이 작품을 넘기는 데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FBI는 ‘바닷가’를 나치 약탈 전 원소유자인 파를라기의 손녀들에게 돌려주는 절차를 타진했고, 결국 이날 반환이 이뤄졌다. 원소유자인 아들베르트 파를라기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1981년 사망할 때까지 잃어버린 작품을 찾았으며, 그의 아들도 2012년 사망할 때까지 찾으려 했으나 아무 소용이 없었다고 한다. 비영리단체인 유럽약탈예술품위원회의 공동 의장인 앤 웨버는 "이번 반환은 정의로운 행위"라며 "가족들에게 엄청난 감정을 불러일으켰다"고 밝혔다.
다만 나치 독일이 약탈한 뒤 종적이 묘연한 파를라기 일가 소유의 명화는 ‘바닷가’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CNN은 "파를라기 일가는 프랑스 작가 폴 시냐크(1863∼1935)의 1903년 수채화를 비롯한 많은 작품의 소재를 여전히 찾고 있다"고 전했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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