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 1%대 안정에…전문가 70% "오늘 기준금리 인하"
인하 땐 38개월 만에 통화정책 전환…동결 땐 14회 연속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8월 22일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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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한국은행이 11일 기준금리를 인하하면서 장장 38개월 동안 유지해 온 긴축 통화 정책 기조를 '완화' 쪽으로 선회할지 주목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이날 통화정책방향 결정 회의를 열고 연 3.50%인 기준금리의 동결·인하 여부를 결정한다.
이번에 기준금리가 인하되면 2021년 8월 0.25%포인트(p) 인상과 함께 시작된 통화 긴축 터널에서 3년 2개월 만에 빠져나오는 셈이다.
한은은 지난 2020년 5월(연 0.75→0.50%)에 마지막으로 기준금리를 내렸다. 인하 시 4년 5개월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반면 이번에도 기준금리를 같은 수준에서 묶을 경우 지난해 1월 이후 14회 연속 동결을 기록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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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은 금통위의 이날 인하 가능성을 동결보다 2배 정도 높게 평가했다.
<뉴스1> 조사 결과, 채권 전문가 14명 중 10명(71.4%)이 금통위의 이달 인하를 전망했다.
예상대로 들어맞으면 지난해 2월부터 올해 8월까지 13회 연속으로 이어진 기준금리 동결 행진은 대략 1년 반 만에 끊기게 된다.
10월 인하를 내다본 전문가들은 내수 부진과 물가 안정 흐름이 계속되는 가운데 가계대출 월간 증가 규모 등 금융 안정 관련 우려가 완화되면서 한은의 금리 인하가 보다 설득력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점점 깊어지는 내수 부진, 지난달 1%대를 기록한 물가 상승률 등 거시 경제 상황을 보면 금리 인하 여건은 충족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최근 금통위가 인하를 망설인 이유인 서울 아파트 가격 급등, 가계대출 증가 등 금융 불안 우려의 경우, 정부가 집값과 가계부채를 잡고자 거시 건전성 정책을 뒷받침할 의지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한층 완화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문가들은 밝혔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말 금통위원 간담회와 금융 안정 설명회 등을 통해 첫 금리 인하 시점은 10월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 확인됐다"며 "한은의 스탠스는 8월 말~9월 초보다 확연히 완화됐고, 금융 안정을 이유로 인하를 미루겠다는 결기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고 말했다.
반대로 금리 인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이는 "9월 한 달 가계대출 둔화만으로는 금리 인하 확신이 부족하다"는 신중론이 득세한 결과로 풀이된다.
김상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9월 가계대출 증가 폭이 4조 원 수준으로 줄었지만, 추석 연휴 등에 따른 영업일 감소를 감안하면 증가세가 여전하다"며 "10월 가계대출 데이터도 사실상 닷새 정도만 볼 수 있어 추세적인 가계부채 흐름을 보기에는 부족해 10월보다 11월 인하에 무게를 둔다"고 밝혔다.
한은 금통위는 2020년 3월 코로나19 확산 대응을 위해 당시 1.25%였던 기준금리를 0.75%로 내린 이후 같은 해 5월 사상 최저인 0.50%까지 추가로 낮췄다.
이듬해인 2021년 7월부터는 기준금리 인상에 돌입, 특히 2022년 7·10월 '빅 스텝(한 번에 0.5%p 인상)'을 단행해 10년 만에 3%대 기준금리 시대를 열었다.
올 초 시장에서는 내수 부진 상황 등을 봤을 때 올해 4~5월에도 금리 인하가 가능하다는 시각이 일부 존재했으나, 부족한 물가 안정 확신과 가계대출 급증 등에 인하 기대 시점은 점차 밀렸다.
icef0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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