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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1 (금)

압박 수위 높이는 한동훈 “檢, 金여사 ‘도이치 수사’ 납득할 결과 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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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공개 행보 자제 촉구 이어

“당초 대선에서 한 약속… 지키면 돼”

친윤계 “검찰 수사 영향 미치는 발언”

윤상현 “자해적 발언은 삼가야” 비판

친한계 “김여사 기소 당 부담 덜어줘”

尹과의 독대 재보선 이후 성사 주목

일각선 민감현안 허심탄회 논의 기대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10일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에 대한 검찰의 기소 여부 판단과 관련해 “검찰이 국민이 납득할 만한 결과를 내놔야 한다”고 밝혔다. 10·16 재보궐선거 이후로 예상되는 윤석열 대통령과의 독대 자리에서 당정관계가 회복과 악화의 기로에 설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전날 제기한 ‘김 여사 활동 자제’ 주장보다 수위를 높인 발언이어서 주목된다.

한 대표는 이날 인천 강화문화원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검찰이 도이치 사건에 대해 김 여사를 불기소할 것 같다’는 전망에 대해 “검찰이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는지 알지 못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는 “수사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방어 논리를 만들어 나가는 데 명분이 될 것”(박상수 대변인)이라는 친한(친한동훈)계 인사들의 최근 인터뷰 내용과 결이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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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한동훈 대표.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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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여사 문제 등 시급한 현안 논의를 위해 한 대표가 줄곧 요청해온 윤 대통령과의 독대는 한 대표의 재보선 선거 지원 일정이 마무리된 뒤 이뤄질 분위기다.

대통령실 핵심관계자는 통화에서 독대에 관해 “당정 간에 소통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당초 한 대표의 독대 요청에 불쾌감을 드러내며 보류 입장을 고수해 왔으나, 국정감사와 재보선 국면에서 김 여사 관련 논란이 더욱 커지는 데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명태균·김대남씨 관련 의혹까지 확산하며 당정 공멸 위기감이 커지자 입장 변화가 생긴 것으로 보인다. 독대 자리에서는 김 여사 사과, 제2부속실 설치 등 김 여사 리스크 해소 문제와 여·야·의·정 협의체 구성 등 의정갈등 해법 등이 논의될 전망이다.

한 대표는 김 여사 공개행보 자제론을 두고 “당초 대선에서 국민에게 약속한 부분 아닌가. 그걸 지키면 된다”고 했다.

사실상 김 여사의 기소 필요성을 시사한 한 대표 발언이 윤 대통령과의 독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단 평도 나온다. 당장 친윤(친윤석열)계는 “검찰 수사에 영향을 미치는 발언”이라며 반발했다. 여권 주류와 가까운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국민이 납득할 만한 수사결과를 내놔야 한다니, 법과 원칙에 맞는 수사 대신 여론재판을 열자는 것인가”라며 “자해적 발언을 삼가야 한다”고 했다.

한 친윤계 의원은 통화에서 “아직 검찰 수사단계라 사실관계나 법리 등에 대한 정보가 없는데 국민 눈높이에 맞는 결과가 나와야 된다는 건 특정 결과를 암시하는 것”이라며 “여당 대표가 기소를 유도하는 듯한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 중진 의원은 “한 대표의 말이 민심에 딱 부합하는 것은 맞지만 방식이 아쉽다”며 “대통령께 찾아가 물밑으로 김 여사 사과의 필요성을 설득하든지 해야지, 자꾸 언론에 공개적으로 떠들면 쓰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독대는 대통령실에서 마냥 거부하긴 어렵겠지만, 한 대표가 대통령 설득하지 못하면 공멸하는 것”이라고 했다. 다른 친윤계 의원은 통화에서 “대통령과 한 대표가 독대하더라도 이런 분위기 속에서 성과를 낼 수 있겠느냐”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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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9일(현지시간)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에서 열린 싱가포르 동포 초청 오찬 간담회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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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친한(친한동훈)계는 한 대표의 발언에 대해 “원론적인 발언”이라 평가하며 “김 여사 기소가 당의 부담을 덜어준다”는 입장을 보였다.

한 친한계 초선 의원은 “한 대표는 검찰이 공정한 결정을 내려 달라는 원론적 의미로 말씀하신 것”이라면서도 “다만 국민적 관심이 너무 큰 사건이기 때문에 검찰이 최선을 다해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계파를 떠나 여권에서는 윤·한 독대를 통해 김 여사 리스크, 의·정 갈등 등 민감한 현안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지길 바라는 기대감도 흐른다. 원조 친윤계 중진 권성동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에서 “이제는 개인적인 감정을 버리고 오로지 당과 국가를 위해서 ‘내가 정치를 하겠다’(는 마음으로) 주제 제한 없이 허심탄회하게 모든 정치 현안, 민심 그리고 국민이 용산과 당을 바라보는 시각에 대해 얘기 나눌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친한계로 구분되는 한 영남권 의원도 통화에서 “독대에 대한 이야기가 긍정적으로 왔다 갔다 했으니 국민께 기대를 드릴 수 있는 논의가 이뤄져야 한단 건 모두가 공감할 것”이라고 했다.

유태영·김나현·박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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