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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조 늘며 증가폭 전달의 반토막
은행권은 대출금리 추가인상 나서
낮은 금리 유지 땐 대출 쏠림 우려
기준금리 인하에 수요 증가 대비도
가계대출을 억제하기 위해 금융당국과 은행권이 전방위로 나서면서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둔화했지만, 대출금리 인상 등 은행들의 문턱 높이기는 계속되고 있다. 미국의 ‘빅컷(한번에 기준금리 0.5포인트(p) 인하)’ 이후 시장금리 하락에 대비하고, 하반기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로 인한 대출 수요 증가에 따른 대비책으로 분석된다. 또 ‘현상 유지’하는 은행으로의 대출 쏠림 우려와 연간 목표를 맞추기 위한 방편으로 풀이된다.
1일 은행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달 27일 기준 주담대 잔액은 573조3194억 원으로 8월 말(568조6616억 원)보다 4조6578억 원 증가했다. 전달 대비 증가세는 반 토막난 수준이다. 하루 평균으로 계산하면 1725억 원으로 8월(3596억 원)보다 취급액이 52%가량 줄었다.
7월부터 이어진 은행권의 금리 인상과 함께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시행, 은행별 각종 가계대출 제한, 추석 연휴로 인한 영업일 감소 등의 영향이다.
같은 기간 5대 은행 가계대출 증가 규모는 4조2545억 원으로 전월(9조6259억 원)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에 그쳤다. 일부 은행은 가계대출 잔액이 전월 수준으로 유지했다. 상환금액만큼만 새로 대출을 내준 셈이다.
이같은 추세에도 은행들은 대출금리를 줄줄이 인상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4일부터 주담대(변동·혼합형) 금리를 0.20%p 올리기로 했다. 전세자금대출 금리도 보증기관에 따라 0.15%p∼0.25%p 높이고, 신용대출 금리도 0.20%p 인상한다. 해당 상품은 ‘KB 온국민 신용대출’과 ‘KB 직장인든든 신용대출’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최근 은행권 대출 금리 인상으로 특정 은행에 쏠림 현상이 나타나는 것을 사전에 막기 위해 부득이 일부 가계대출 상품의 금리를 올리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신한은행도 같은 날부터 주담대 금리를 0.1~0.2%p 인상한다. 전세자금대출의 금리는 더 큰 폭으로 오른다. 전세대출은 보증기관에 따라 금리가 달라진다. 한국주택금융공사가 보증하는 대출의 경우 0.1~0.45%p 오른다. 서울보증보험과 주택도시보증공사가 보증하는 대출은 각각 0.3%p, 0.1~0.4%p 인상된다. IBK기업은행도 4일부터 주담대 금리를 0.3~0.55%p, 전세대출 금리는 0.3%p 올리기로 했다.
하나은행은 이날부터 전세자금대출 상품별 감면 금리를 최대 0.50%p 축소했다. 비대면 주력 상품인 ‘하나원큐전세대출’ 감면 금리는 0.20%p, 오프라인으로 판매되는 전세대출상품 감면 금리는 최대 0.50%p 축소 조정했다. 농협은행은 기존 비대면 주담대 상품인 ‘모바일 아파트 대출 2.0’을 ‘NH 모바일 주택담보대출’로 바꾸고 대출 조건을 조정했다. 대출 대상 부동산으로 아파트에 다세대주택과 연립주택을 추가했고, 대출 대상자도 개인 고객에 신규 주택구입자금 마련을 위한 개인 사업자를 더했다.
대출 금리는 혼합형 상품의 판매를 중단하되 5년 주기형 상품을 신설했다. 기존 비대면 주담대 대환 시 우대금리는 0.5%p, 신규 대출 우대금리는 0.3%p 각각 축소하기로 했다.
은행권이 금리 인상을 지속하는 건 쏠림현상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금리를 다른 은행보다 낮게 유지하면 상대적으로 금리를 인하한 것과 같은 효과가 발생하기 때문에 따라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앞서 시중 은행들이 금리를 인상하자 비교적 금리가 낮았던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에서는 대출 접수 시작과 동시에 한도가 소진되는 ‘오픈런’ 현상이 발생했다.
또한, 은행들은 연초 금융당국에 제출한 가계대출 증가 목표치를 맞추기 위해 대출을 억제해야 한다. 일부 은행은 지난 8월 이미 연간 목표치를 2조~3조 원 초과했다. 남은 3개월간 월상환금만큼도 신규 대출을 내주면 안 된다.
은행권 관계자는 “가계대출 증가 목표치를 지키지 않으면 내년 영업에 타격이 있기 때문에 쏠림 현상을 경계하고 있다”면서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졌음에도 대출 금리는 당분간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투데이/손희정 기자 (sonhj1220@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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