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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1 (금)

이별 통보한 여성의 8살 아들 살해…성폭행까지 시도한 그 악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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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우리 아들 병원으로" 읍소에도 외면[사건속 오늘]

흉기 여러개 준비 계획 범행…법원 "잔인, 징역 40년형"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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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태훈 선임기자 = 헤어진 전 여성을 찾아가 폭행하던 40대 남성이 엄마가 맞는 모습에 "우리 엄마 때리지 말라"며 울며 매달린 여성의 8살 아들이 방해된다며 살해했다.

이 모습에 '차라리 나를 죽여라'며 달려던 여성에게도 흉기를 휘둘렀다. 여성이 '제발 우리 아들을 살려달라, 119를 불러달라'고 했지만 이를 외면, 차에 싣고 나가 성폭행 시도까지 했다.

도저히 인간이라고 볼 수 없는 이 남성에 대해 법도 징역 40년형을 선고하는 것으로 단죄했다.

항소심 "아들 구해 달라는 엄마 요청 외면하고 성폭행 시도…아무리 생각해 봐도"

1년 전인 2023년 10월 11일 대구고법 형사2부(재판장 정승규)는 살인, 살인미수, 준강간미수, 준감금 미수 혐의 등으로 기소된 A 씨(48)와 무기징역을 요구한 검찰 항소를 뿌리치고 징역 40년형을 내린 1심 판단을 유지했다.

아울러 1심과 같이 40시간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7년간 아동 관련 기관 등 취업 제한, 20년간 위치 추적 전자 장치 부착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A는 이별을 통보하는 피해자를 상대로 다수의 흉기를 준비해 계획적으로 범행하고 아들을 구해달라는 피해자의 요청을 외면했다"며 계획된 살인 범죄가 맞다고 지적했다.

또 "죄질이 극히 불량한데도 수사기관에서부터 항소심 법정에 이르기까지 살인, 살인미수 범행에 대해서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을 하며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피고인에게는 그 책임에 상응하는 처분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이에 항소심 재판부는 "모든 조건을 종합해 보면 1심이 피고인에게 선고한 형이 지나치게 무겁다거나 가벼워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며 사실상 영원히 사회에서 격리하는 징역 40년형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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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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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심 재판부 "어떻게 8살짜리를 무자비하고 잔인하게…용서 안된다"

앞서 2023년 5월 11일, 1심인 대구지법 서부지원 형사1부(부장 임동한)는 A에 대해 "범행 전 도구를 철저히 챙기고 범행 후 이동경로까지 미리 탐색했고 범행 직후 다친 피해자들에 대한 대처 등을 종합해 봤을 때 살해할 고의가 있었다"며 살인의 고의성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A는 8살에 불과한 피해 아동이 범행에 방해가 된다는 이유로 무자비하게 살해해 죄질이 극히 불량함에도 피해 아동이 스스로 다가와 흉기에 찔렸다는 변명을 하는 등 반성하지 않고 있다"고 질타했다.

이어 "피고인의 범행은 반사회적이고 반인륜적으로 무거운 형벌이 불가피하다"며 유기징역 상한선(징역 30년)을 뛰어넘는 징역 40년형을 내렸다.

유기징역 상한선 징역 30년, 가중 처벌시 징역 50년…조주빈 42년, 50년형 선고

우리나라 유기 징역형 상한선은 '징역 30년'이다. 다만 가중처벌의 경우 50년까지 가능하다.

2010년 4월 14일까지 유기징역 상한선은 15년, 가중처벌의 경우 25년이었지만 그해 4월 15일 형법 개정(제 42조)에 따라 유기 징역형 상한선이 30년, 가중처벌시 50년으로 높아졌기 때문이다.

2015년 4월 8일 대법원 3부(주심 권순일 대법관)는 호스트바에서 알게 된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박 모 씨에 대해 42년형과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10년형을 확정한 바 있다.

n번방 사건으로 큰 충격을 안겼던 조주빈도 2021년 10월 14일 징역 42년형과 전자발찌 30년 부착 명령을 확정받았다.

2023년 12월 1일 대구지법 형사11부(재판장 이종길)는 길가는 여성을 뒤따라가 흉기를 휘둘러 성폭행을 시도하고, 이를 막던 여성의 남자친구마저 살해하려 한 '대구판 돌려차기 남성(28살)'에게 국내 사법 사상 최장기 유기징역형인 '징역 50년형'을 선고했다.

징역 50년형은 2024년 5월 24일 대구고법 제1형사부(재판장 정성욱)가 △ 계획범죄로 볼 수 없는 점 △ 피해자를 위해 1억원을 형사공탁한 점을 이유로 징역 27년형으로 감형, 없던 일로 됐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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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킹 신고에 앙심…흉기, 제초제, 청 테이프, 케이블타이 준비

A는 자신과 사귀던 중국 국적의 30대 여성 B 씨가 2022년 여름 결별을 통보하자 '다시 만나자', '안 만나주면 가만두지 않겠다'며 스토킹과 협박을 이어갔다.

이에 B 씨가 경찰에 A를 스토킹 혐의로 신고, 기소될 위기에 처하자 복수를 결심했다.

A는 B 씨를 납치해 마음을 돌릴 것을 읍소해 본 뒤 여의치 않을 경우 죽이기로 결심하고 흉기 3점, 제초제, 청 테이프, 케이블타이를 구입한 뒤 2022년 11월 28일 아침 대구 달성군 B 씨 집으로 찾아갔다.

B 씨가 출근을 위해 집 밖으로 나오자 흉기로 위협해 집안으로 끌고 들어간 뒤 '어떻게 할 것이냐'며 B 씨를 폭행했다.

"엄마 때리지 말라"는 8살 아들 살해…'아들 병원으로' 엄마 애원 뿌리쳐

A가 B 씨를 폭행하자 8살 난 B 씨의 아들은 "우리 엄마 때리지 마세요"라며 가로막았다.

A는 B 씨의 아들이 계속 매달리자 흉기를 휘둘러 중태에 빠뜨렸다.

이 모습을 본 B 씨가 '날 죽여라'며 달려들자 A는 B에게도 흉기를 휘둘렀다.

B 씨는 피를 흘리며 쓰러지면서도 "우리 아들을 살려달라, 병원으로 데려가 달라, 119를 불러달라"고 애원했지만 A는 모른척했다.

오히려 B 씨를 둘러업고 집밖에 세워두었던 자신의 차 안으로 밀어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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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양혜림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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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에서 강간 시도…실패하자 음독

A는 B 씨를 낙동강 둔치로 데려가 성폭행을 시도했지만 B 씨가 실신하는 바람에 무위에 그치자 음독을 시도했다.

A의 범행은 B 씨와 연락이 닿지 않자 B 씨 집을 찾았던 가족들이 범행 현장을 보고 경찰에 신고하는 바람에 들통났다.

위치추적에 나선 경찰은 음독한 A와 실신한 B 씨는 서둘러 병원으로 옮겨 치료받게 했다.

B 씨는 목숨을 건졌지만 아들은 경찰이 발견했을 때 이미 사망한 상태였다.

엄마, 충격에 기억상실…강간 시도 발뺌했지만 블랙박스에

B 씨는 충격이 얼마가 컸든지 상황을 기억하지 못했고 말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A는 강간 혐의를 부인했지만 블랙박스에 성폭행 의도가 담긴 음성이 들어 있어 꼼짝없이 덜미를 잡혔다.

또 B 씨 폭행, 감금 혐의 등은 인정했지만 '살해할 마음은 없었다'며 우발적 범행임을 주장했지만 △ 청 테이프, 케이블타이 등 범행 도구를 사전에 준비한 점 △ 포털 사이트에 범행 후 이동 경로를 탐색한 점이 들통나 오히려 "반성의 빛을 보이지 않는다"며 재판부의 질타와 엄벌을 자초했다.

buckba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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