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먹거리 찾는 LG
“집에서 병원·호텔·리테일 등 공간으로 고객 경험을 확장하는 게 우리의 방향이다.”
장익환 LG전자 비지니스솔루션(BS) 사업본부장은 10일 경기 평택 LG디지털파크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2030년 BS본부 매출을 현재의 2배 수준인 10조원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하며 이같이 말했다. BS본부는 LG전자 B2B(기업간거래) 사업의 핵심이다. 호텔·병원·공공기관·매장·기업·학교 등을 고객으로 TV와 사이니지(광고용 대형스크린), 모니터, 전기차 충전기, 로봇 등 제품을 판다.
LG전자는 앞서 B2B 매출 비중을 2030년 전체의 45%까지 늘리겠다고 선언했다. B2B에 드라이브를 거는 건 이 사업이 B2C(기업·소비자간거래)와 달리 상대적으로 경기 변동의 영향을 덜 받고 장기 고객을 일단 확보하면 안정적인 매출과 수익을 낼 수 있어서다. 구광모 회장이 취임 후 BS본부를 부활시킨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특히 LG전자는 매년 평균 7%씩 성장하는 상업용 디스플레이 등 분야에서 10조원 중 8조원 매출을 내겠다는 목표다. 차세대 마이크로 LED(발광다이오드)가 주력 제품이다. 백기문 LG전자 ID사업부장은 “마이크로 LED 시장 후발주자이지만 많은 시간 고객들의 페인포인트(불편 느끼는 지점)를 스터디했고, 전년 대비 매출이 두 배 이상 성장했다”라고 말했다. 호텔 로비나 객실 등에 들어가는 LG전자 TV 점유율도 글로벌 1위를 차지하고 있다.
LG전자는 경쟁사와는 달리 하드웨어뿐 아니라 솔루션을 함께 판다는 점을 강조했다. 고객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해 다양한 공급자를 찾지 않고도 LG전자 제품들을 연결해 쓸 수 있도록 락인(묶어두기) 효과를 낸다는 설명이다. 장 본부장은 “모든 하드웨어 솔루션을 연결하면 편의성을 높일 수 있다”라며 “맥도날드가 LG전자 사이니지를 설치한 뒤 만족도가 높으면 전기차 충전시설, 서빙 로봇을 쓰는 식”이라고 했다.
의료용 모니터 분야에서는 세계 3위 수준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임상·진단·수술용 등 총 14종, 디지털 엑스레이 검출기(DXD) 6종을 50여 개국 병원에 팔고 있는데 국내와 달리, 의료용 모니터를 쓰도록 병원에 강제하고 있는 해외에서 2016년 이후 매년 2배 가까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장 본부장은 “LG전자가 강점을 가진 디바이스 사업부터 출발해 조금씩 확대할 것”이라고 했다.
전기차 충전기도 집중하는 분야이다. 올해 초 미국 텍사스주에 생산거점을 구축했고 지난 6월부터는 북미 1위 전기차 충전 사업자인 차지포인트와 협력하고 있다. 이날 방문한 디지털 파크 내 100평 규모 시험소에선 현대차 아이오닉, 테슬라, BMW 세 브랜드 전기차가 충전기와 연결돼 화재 안정성과 전압 등을 점검받고 있었다. LG전자의 모든 충전기는 이곳 시험소를 통과해야 출시할 수 있다.
충전기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북미와 유럽 시장을 우선 공략하고 이후 중동을 겨냥할 계획이다. 2030년 전기차 충전기에서 1조원 매출을 내고 미국 급속충전기 시장 8%를 장악하겠다는 목표다.
한편 상업용 디스플레이에 활용되는 대형 LCD(액정표시장치)를 공급해온 LG디스플레이가 최근 중국 광저우 공장을 매각한 것 관련, 장기적으로 공급망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장 본부장은 “공급망 다변화 통해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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