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벨 화학상 수상자로, 데이비드 베이커 미국 워싱턴대 교수와 ‘알파고 아버지’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가 이름을 올렸다. 허사비스 CEO는 공동수상자인 존 점퍼 딥마인드 디렉터와 함께 ‘알파폴드2’라는 AI를 통해 2억개 이상 단백질 구조를 예측하는 방법을 찾았다. 베이커 교수도 AI로 단백질 구조를 설계했다. 이들 공로로 50년 묵은 과학적 난제를 풀고 신약 개발의 새 지평을 연 것이다. 전날 발표된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 존 홉필드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 제프리 힌턴 캐나다 토론토대 교수도 머신러닝 기술을 개발한 ‘AI 대부’들이다. AI가 인류 최고의 두뇌 게임 바둑을 넘어 노벨상을 휩쓸고 있는 셈이다.
인터넷·휴대전화에 이어 AI는 이미 인류의 일상을 바꾸고 있다. 전화 응대 등 반복적 업무는 AI로 대체하는 일이 흔해졌고, 의료계에선 암·뇌질환 등을 판별·진단하는 AI 기술이 이용되고 있다. 자율주행, 안면 인식 등 AI를 접목한 기업들이 주식시장에 상장돼 각광받기도 한다. 반면 그제 삼성전자의 ‘3분기 어닝 쇼크’는 AI용 반도체 기술에서 뒤처져 생긴 일이다. 챗GPT에 어떤 질문을 하는가가 능력 차이를 만든다는 전망도 나온다.
‘빛의 속도’로 발전하는 AI가 만들 미래는 기대와 우려가 섞여 있다. 홉필드 교수는 수상 기념 기자회견에서 “AI가 세상 모든 정보와 결합되면 조지 오웰의 소설 ‘1984’의 통제사회가 현실화할 수 있다”고 했고, 힌턴 교수도 “AI 잠재 위험이 기후위기와 맞먹는다”고 우려했다. AI로 노벨상을 받은 수상자들이 AI를 경고하는 이 아이러니 상황부터 유토피아·디스토피아의 미래가 혼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세돌 9단(오른쪽)이 2016년 3월 15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P)에게 대국에서 사용된 바둑판을 전달하고 있다. 허사비스 CEO는 올해 노벨 화학상 수상자가 됐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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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현 논설위원 parkj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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