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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0 (목)

라이칭더 "대만, 中에 예속되지 않아"···주권 수호 의지 재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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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기념일 행사서 또 강조

中정부 "통일 필연적" 비난

양안 긴장수위 더 높아질 듯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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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칭더 대만 총통이 대만과 중국은 서로 종속돼 있지 않다는 공식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라이 총통이 10일 건국기념일(쌍십절)을 맞아 대만의 주권 수호 의지를 대내외에 밝힌 것으로, 양안(중국과 대만) 관계의 긴장 수위가 한층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라이 총통은 이날 대만 타이베이 총통부 앞에서 열린 113주년 건국기념일 행사에서 “중화민국(대만)은 이미 타이·펑·진·마(대만 본섬과 펑후·진먼·마쭈 등 지역)에 뿌리내렸고 중화인민공화국(중국)과 서로 예속되지 않는다”며 “중화인민공화국은 대만을 대표할 권리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총통으로서 나의 사명은 국가 생존·발전을 수호하고 국가 주권의 침범·병탄을 용납하지 않는 것”이라며 “국방을 강화하고 민주국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 억지력을 발휘해 힘에 의한 평화를 확보하는 것이 나의 사명”이라고 강조했다.

대만 언론 자유시보는 라이 총통이 이날 연설에서 ‘중화민국’을 8번, ‘대만’을 44번, ‘중화민국 대만’을 2번 언급했다고 전했다. 차이잉원 전 총통이 재임 8년 동안 건국기념일 연설에서 ‘중화민국’을 가장 많이 언급한 횟수는 재임 8년 동안 2019년과 2021년 6차례다.

라이 총통의 강도 높은 주권 수호 발언에 대해 중국 정부는 즉각 비난하고 나섰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라이칭더의 연설은 양안의 역사적 연결을 떼어놓으려는 음모로, ‘상호 불예속’과 ‘주권 견지’ 등 논조를 되풀이하면서 대만 독립이라는 황당한 논리를 모양을 바꿔 팔고 있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라이칭더 당국이 무엇을 하든 양안이 ‘하나의 중국’에 속한다는 객관적 사실은 바꿀 수 없고 중국이 필연적으로 통일될 것이라는 역사적 대세는 더욱 막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라이 총통의 발언을 구실로 군사적 대응에 나설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라이 총통의 이번 발언은 베이징을 자극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미국도 중국의 군사적 행동을 우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SCMP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중국이 라이 총통의 발언을 꼬투리 잡아 대규모 군사훈련을 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양측에 자제를 촉구했다.

한편 양안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대만인의 70% 이상은 중국과의 유사시 미국의 지원을 기대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자유시보 등 대만 언론에 따르면 대만 국방부 싱크탱크인 국방안전연구원(INDSR)이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에서 대만인의 73.4%는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경우 미국이 중국에 대한 경제 및 외교적 제재에 나설 것이라고 응답했다.

이완기 기자 kinge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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