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내 타국 스파이 활동 1년 새 48% 증가
이슬람 국가·알카에다 재부상 "가장 우려"
켄 매캘럼 영국 국내정보국(MI5) 국장이 8일 런던에서 열린 연례 기자간담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런던=A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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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영국 사회를 대혼란에 빠뜨리기 위한 작전을 펴고 있다는 영국 정보기관 수장의 경고가 나왔다. 냉전시대와 비슷한 암살, ‘사보타주’(파괴 공작) 등을 시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영국 내에서 이란이 지원한 테러 음모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켄 매캘럼 영국 국내정보국(MI5) 국장은 8일(현지시간) 런던에서 열린 연례 기자간담회에서 영국에 대한 다른 국가의 스파이 활동이 지난 1년간 48% 급증했다며 이같이 경고했다고 영국 가디언 등이 전했다. 그는 2017년 3월 이후 저지된 테러 음모의 수가 43건으로 늘었다고 설명했다.
매캘럼 국장은 특히 “러시아총정찰국(GRU)이 영국의 거리에서 대혼란을 일으키려는 임무를 지속하고 있다”고 직격했다. 영국 BBC방송은 MI5 수장이 러시아를 이렇게 강경하게 비난한 적은 없다고 보도했다.
러시아의 공작은 2022년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부쩍 활발해졌는데, 전쟁 이후 유럽에서 추방된 러시아 외교관 750여 명 중 대다수는 스파이였다고 한다. 러시아는 스파이 추방 이후에는 범죄 네트워크에 의존하고 있다고 한다.
이란 또한 영국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고 했다. 2022년 이후 이란의 지원 속에 영국민 또는 영국 거주자의 목숨을 위협한 음모 사건이 20건에 달했다는 것이다. 매캘럼 국장은 이란 히잡 시위 이후 "전례 없는 속도와 규모로" 이 같은 위협이 늘었으며, 이란이 범죄자나 민간 업자를 고용해 반체제 인사 등에 대한 스파이 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슬람 근본주의 단체의 테러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당장 미군 철수 이후 아프가니스탄에서 이슬람국가(IS)가 힘을 키우고 있다. 매캘럼 국장은 “알카에다의 위협이 심화되고 있다는 게 제가 가장 우려하는 추세”라며 "최근 한 달간 우리의 최우선 조사 사건의 3분의 1 이상이 다양한 강도와 형태로 해외 테러 조직과 연관성이 있었다"라고도 말했다.
영국에서 극단주의에 경도되는 10대가 늘고 있다는 점도 영국 정보기관이 우려하는 지점이다. 현재 MI5에서 테러 혐의와 연관돼 조사받은 사람의 13%가 미성년자로, 3년 만에 3배로 급증했다. 매캘럼 국장은 "악의적인 온라인 극단주의 선전에 끌려드는 젊은이들 사례가 너무 많다”고 염려했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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