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즈볼라 2인자인 나임 카셈은 8일(현지시간) 알마나르TV가 공개한 30분 분량의 사전녹화 연설을 통해 레바논 국회 의장이자 시아파 정당인 아말운동의 수장인 나비 베리가 휴전이라는 명목으로 이끄는 정치 활동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 출처=스카이뉴스 아라비아, 중동미디어연구소(MEMRI)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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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그간 제시해 온 선결 조건에 대한 언급 없이 휴전 가능성을 시사했다.
헤즈볼라 2인자인 나임 카셈은 8일(현지시간) 알마나르TV가 공개한 30분 분량의 사전녹화 연설을 통해 레바논 국회 의장이자 시아파 정당인 아말운동의 수장인 나비 베리가 휴전이라는 명목으로 이끄는 정치 활동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카셈은 “헤즈볼라는 아말운동과 함께하며 나비 베리는 헤즈볼라의 큰 형님”이라며 세를 과시하면서도 “휴전이 성사되고 외교의 장이 열리면 다른 세부 사항이 논의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레바논 정부 관계자는 로이터에 “시아파가 주로 거주하는 레바논 남부에서 피란민이 대거 발생하는 등 이스라엘 공습에 따른 압력을 견디기 어려워지자 헤즈볼라가 입장을 수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헤즈볼라의 거점인 레바논 남부에서 사단 병력을 계속 투입하는 등 지상전을 확대해가고 있기도 하다.
레바논 정치권이나 헤즈볼라 내부에서도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의 힘에 밀려 휴전 가능성을 타진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가 나온다.
레바논 정치인 술레이만 프란지에는 “(헤즈볼라의) 우선순위는 이스라엘의 공세를 중단시키는 것”이라고 로이터에 말했다. 헤즈볼라 집행위원회의 마흐무드 크마티도 이란 국영TV에 “레바논에 대한 침략을 중단한 후 정치적 해결책을 검토할 준비가 돼 있다”고 언급했다.
미국과 아랍국가들이 중동 지역 모든 전선의 휴전을 위해 이란과 비밀 회담을 시작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 등 이스라엘 현지 매체는 이스라엘의 한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우리는 현재 힘을 가진 자리에 있다”며 “레바논 남부 리타니강 너머로 헤즈볼라를 철수시키고 국경 근처 지역의 모든 헤즈볼라 군사기지를 해체하는 것을 포함하는 휴전안이 우리 측 조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카셈의 발언은 사그라들었던 휴전 논의의 불씨가 되살아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불러 그간 급등세를 지속했던 국제유가도 이날 4% 넘게 하락했다.
다만 헤즈볼라가 입장을 전환한 것이라고 명시적으로 밝히지는 않은 데다 이스라엘도 외교적 해법에는 관심이 없어 당장 휴전 협상이 진전을 보일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관측도 나온다.
카셈 역시 구체적인 휴전 추진 계획은 밝히지 않으면서 “적(이스라엘)이 전쟁을 계속한다면 전장이 결말을 낼 것”이라고 했다.
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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