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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1 (토)

대통령 관저 한옥 설치 업체 ‘법무부 254억 공사’ 수주…특혜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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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여사 ‘호평’ 비엔날레 작품 보완 시공…“계획된 우연 의심”

관계자들 “조달청, 입찰 때 4곳 제외…선정 확신한 업체 탈락”

법무부 “특혜 없었다”…설계 업체도 김 여사 ‘친분’ 작용 의혹

경향신문

민주당, 국감 최대 목표는 ‘김건희’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오른쪽)와 진성준 정책위의장이 8일 국회서 열린 국감 대책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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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한남동 관저 한옥 증축 시공업체인 원탑종합건설(원탑)이 254억원 규모의 서울출입국·외국인청 시공사로 선정된 과정이 석연치 않다는 주장이 8일 나왔다. 원탑은 지난해 10월 광주디자인비엔날레에 전시된 한옥을 일부 보완해 대통령 관저에 설치한 업체다. 한옥 증축에 김건희 여사의 의중이 작용했다는 주장이 제기된 가운데 원탑이 정부 주도 대형 공사 계약을 따내면서 업계에서는 특혜 논란이 일고 있다.

정진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이날 법무부와 조달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원탑은 비엔날레 폐막 이후인 지난해 10월29일 서울 문정동 서울출입국·외국인청 시공사 선정 입찰에 참여했다. 해당 공사는 법무부가 발주하고 조달청이 업체 선정 과정을 진행했다. 원탑은 그해 11월15일 최종 후보로 선정됐고 보름 뒤인 30일 정식 계약이 체결됐다.

서울출입국·외국인청 신축 공사 사업엔 총 234개 업체가 입찰 지원서를 제출했다. 조달청은 이 중 230개 업체가 제시한 입찰 금액의 평균가를 낸 뒤 이와 가장 가까운 금액을 적은 업체를 최종 후보로 선정하는 방식을 택했다.

경향신문

서울출입국·외국인청 공사 안내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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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들은 최종 선정 과정에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조달청이 최초 입찰에 참여한 234개 업체 중 4개 업체에 대해 “입찰서상의 금액과 산출 내역서상의 금액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명단에서 제외했는데, 234개 업체가 모두 포함됐다면 원탑이 아닌 A업체가 선정됐을 가능성이 훨씬 컸다는 주장이다. A업체는 선정을 확신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254억원이나 되는 대규모 사업 입찰에 도전하는 업체가 단순 계산 실수를 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고 정 의원실은 밝혔다.

조달청은 경향신문 질의에 “(제외된 4개 업체의) 제출 서류에 문제가 있었다”며 “적법한 절차에 따라 진행했다”고 답했다.

법무부도 이날 해명 자료를 내고 “적법절차에 따라 업체를 선정했고 어떠한 특혜도 없었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조달청은 공사 업체 선정 과정에서 제출 서류에 문제가 있는 4개 업체를 제외했고 모두 통상의 적법 절차에 따라 진행하였기에 어떠한 특혜도 없었다”고 밝혔다.

서울출입국·외국인청 신축 공사 설계는 김건희 여사가 운영한 코바나컨텐츠 후원 업체인 희림종합건축사무소(희림)가 맡았다. 희림은 대통령 집무실과 관저 이전 과정에서 설계·감리 용역을 맡은 업체로, 각종 정부 사업에 참여한 데 김 여사와의 친분이 작용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업체는 윤 대통령 취임 이후 100억원 이상의 법무부 주관 용역을 따낸 사실이 확인되기도 했다.

앞서 관저의 한옥 증축을 두고 허위 신고 의혹 등도 제기된 바 있다. 용산구청에 신고된 내용에 따르면 증축 신고일은 지난 5월27일, 착공일은 5월29일인데 이날(29일) 윤 대통령과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나하얀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대통령이 이미 설치가 완료된 한옥 앞에서 찍은 사진이 공개됐다. 대통령실은 보안을 이유로 관련 예산 집행 내역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 한옥은 지난해 10월 비엔날레에서 ‘아원의 시공간’이라는 이름으로 전시됐던 작품으로 방탄소년단(BTS)이 감상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유명해졌다. 당시 비엔날레를 방문했던 김 여사도 “시각적으로 좋은 디자인”이라는 호평을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정 의원은 “김 여사 눈에 든 작품을 대통령 관저에 설치한 업체가 254억원짜리 법무부 발주 공사를 수주했다”면서 “그 과정에서 석연치 않은 이유로 4개 업체가 탈락했는데 ‘계획된 우연’이 아닌지 의심되는 만큼 입찰 전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우성 기자 applepi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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