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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4 (월)

"군복 입었다고 할 말 못하면 병X"…국감 뒤집은 국방장관 실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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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현 국방부 장관이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 질의 과정에서 장애인 비하 표현인 ‘병X’이라는 표현을 써 비판을 샀다.

김 장관은 8일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국감에서 황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군복 입은 사람이 나와서 저런 태도를 보이는 것은 안 좋다”며 여인형 방첩사령관의 답변 태도를 지적하자 “군복 입었다고 할 얘기를 못하고 가만히 있는 건 더 병X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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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호 통일부 장관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의 통일부,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위원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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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여 사령관은 부승찬 민주당 의원이 자료요구의 미흡함을 문제 삼은 데 “정보 수사기관 특징을 고려해서 계속 그렇게 해왔다”면서 언쟁을 벌였다. 여 사령관이 답변을 이어가자 부 의원은 자신의 질의 시간이라며 여 의원의 답변을 고함과 함께 중단시켰고 여 사령관은 “왜 고함을 치냐”며 맞섰다.

이후 발언에 나선 황 의원은 여 사령관의 답변 태도를 따지면서 “장관 책임”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김 장관은 “존중하지만 동의하지는 않는다. 아무리 군복을 입어도 할 얘기는 해야 한다”고 한 뒤 문제의 발언을 이어갔다.

야당 의원들은 즉각 반발했다. 같은 당 박범계 의원은 "장관께서 (여 사령관을) 비호하려고 하다 보니까 '뭔 신'까지 나왔다"며 "적절하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박선원 의원은 김 장관과 여 사령관이 충암고 출신이라는 점을 들어 “충암고 기운이 넘친다. 장관께서 여 사령관을 비호하는 것을 보면 전두환·차지철 같아서 아주 좋다”고 비꼬았다. 그러자 김 장관은 “고맙다”고 맞받아쳤다.

이후 김 장관은 국민의힘 소속 성일종 국방위원장이 "격한 표현이 있었던 것 같다"며 입장 표명을 권유하자 자신의 발언에 유감을 표했다. 김 장관은 “군복을 입었다고 해서 할 말을 못하면 안 된다, 오히려 당당하게 할 얘기가 있으면 해야 한다는 취지로 말하는 과정에서 표현이 과했던 점에 대해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국감에선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북한군이 사망했다는 외신 보도가 확인되기도 했다. 최근 우크라이나 매체 등은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 지역에 대한 우크라이나군의 미사일 공격으로 20여명이 사망했고 이 가운데 6명이 북한군이라고 보도했다. 김 장관은 관련 보도에 대해 “우크라이나에서 있었던 북한군 장교와 병사의 사상자 발생은 여러 가지 정황으로 봤을 때 사실일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이 러시아를 도와 정규군을 파견할 가능성이 있느냐’라는 질문에 “북한 정규군 파병 문제는 러시아와 북한이 거의 군사 동맹에 버금가는 상호 협약을 맺고 있기 때문에 추가 파병을 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또 국방위에 제출한 업무보고에서 북한이 날려보내고 있는 쓰레기 풍선의 개당 비용을 10만원으로 보고 모두 5500여개를 만드는 데 5억5000만원이 소요됐을 것으로 분석했다. 이는 쌀 970여t을 구매할 수 있는 수준이다. 국방부는 “북한이 올 겨울에도 북서풍 계열의 이점을 이용해 쓰레기 풍선 살포를 저비용·고효율의 회색지대 도발수단으로 인식하고 지속 살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北 헌법 개정 결과 30~50일 이후 나올 수도”

같은 날 열린 통일부 국정감사에서는 전날(7일) 소집한 북한 최고인민회의 회의 결과가 30~50일 후에 공개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북한은 이번 최고인민회의에서 남북 두 국가론을 개정 헌법에 명문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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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호 통일부 장관은 "헌법 개정 30~50일 이후 결과를 내놓는 경우가 있었다”며 “(남북)기본합의서를 파기하고 남북 2개 국가론을 헌법에 명시하고, 통일·동족 관련 용어도 지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 “정부가 특히 우려하는 것은 국경선을 새롭게 끊는 내용”이라며 “이번에 포함되지 않을까 예의 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정부가 북한의 북방한계선(NLL) 부정으로 NLL 인근 무력 충돌을 우려하고 있다는 의미로 읽힌다.

김 장관은 “통일을 포기하고 남북이 두 국가로 살아야 한다”는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주장에 대해서는 "반헌법적·반통일적·반민족적·반역사적 행태로 우리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통일은 헌법적 책무"라는 게 김 장관의 주장이다.

한편 외교부는 이날 정례브리핑을 통해 전날 국회 국정감사에서 '3급 비밀' 외교 문서가 공개된 것과 관련 “이번 사안은 국가 안보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사안”이라며 “문서 유출 경위를 철저히 조사하고 필요한 조치를 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외교부 관계자는 "문서 내용뿐 아니라 문서 양식의 노출 역시 정부 보안 시스템 전반에 대한 위협을 초래하고 문서 위조 및 가짜뉴스 생성 등에 악용될 수 있는 심각한 사안"이라며 “이번 사안을 매우 엄중히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근평·이유정 기자 lee.keunp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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