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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2 (일)

변협 징계에 'AI 대륙아주' 서비스 중단…"징계 부당 소명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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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8일 서울 역삼동 법무법인 대륙아주 대회의실에서 열린 AI 대륙아주 징계 관련 기자회견에서 (왼쪽부터) 특별대리인 최창영 법무법인 해광 대표변호사, 이규철 대륙아주 경영전담 대표변호사, 이재원 넥서스AI 대표가 지난 3월 출시한 'AI 대륙아주' 서비스 잠정 중단을 발표하고 있다. 김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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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0대 로펌 중 하나인 법무법인 대륙아주의 인공지능(AI) 법률 Q&A 챗봇 ‘AI 대륙아주’가 대한변호사협회와 갈등 끝에 서비스 잠정 중단을 결정했다. 이른바 ‘AI 변호사’의 초석 격인 서비스가 출시 7개월 만에 직역단체 반발로 문을 닫은 것이다.

법무법인 대륙아주 측은 8일 서울 역삼동 대륙아주 대회의실에서 ‘AI 대륙아주 징계에 관한 기자회견’을 열고 “법정 변호사단체인 변협의 회원사로서 변협과 대립각을 세우며 서비스를 지속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오늘자로 AI 대륙아주 서비스를 중단하고 징계 절차가 마무리되면 재개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알렸다. 그러면서 “AI 대륙아주는 변호사법을 위반하지 않았다. 변협의 징계개시 청구에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덧붙였다.

AI 대륙아주는 지난 3월 20일 출시 직후부터 변협과 마찰을 빚었다. 변협은 일반 국민들을 상대로 한 ‘AI의 24시간 무료 법률 상담’은 변호사법과 변호사 광고 규정 등을 위반한다고 봤다. 비변호사인 AI가 사실상의 변호사 업무인 법률 상담을 통해 개발사인 넥서스AI에 경제적 이익을 배분했고(변호사법 34조 위반), 무료 법률 상담은 공정한 수임 질서를 저해하는 행위(변호사 광고 규정 4조, 8조 위반)라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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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대륙아주 서비스 화면. 8일 기준 사이트가 폐쇄됐다. 사진 대륙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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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협은 지난달 9일 이같은 혐의로 법무법인 대륙아주와 소속 변호사 7명(대표변호사 5명, 변호사 2명)을 변호사징계위원회에 회부하고 같은달 24일 징계개시를 청구했다. 변협은 법을 어긴 변호사를 영구제명·제명·정직·과태료·견책 처분할 징계 권한을 갖고 있다.

대륙아주는 징계가 확정될 경우 이의신청과 행정소송 등 법적 절차를 밟겠다는 입장이다. 이규철 대륙아주 대표변호사는 “서비스는 중단하지만 AI 대륙아주의 적법성을 계속 소명해나갈 것”이라며 “변협과 해석 차가 크다. 출시 당시엔 이 정도로 변호사법을 확대 해석할 줄 몰랐다”고 말했다. 이어 “AI 대륙아주가 제공하는 답변은 공개된 판례와 법령, 네이버 지식iN 질의응답 등 대부분 검색으로 찾을 수 있는 내용들”이라며 “이를 AI가 학습해 빠르게 답변을 주는 서비스인데, 검색해서 찾으면 합법이고 AI가 알려주면 불법이란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증기기관의 종주국이던 영국은 1865년 마차 산업 보호를 위해 ‘붉은 깃발법’을 만들었다가 자동차 산업 주도권을 다른 국가들에 빼앗겼다”며 “리걸테크 산업이 세계적으로 빠르게 성장하는 현실을 외면하고 변협이 관련 규정을 자의적으로 적용한다면 이는 한국판 붉은 깃발법으로 국내 리걸테크 경쟁력을 심각하게 악화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재원 넥서스AI 대표는 “순수 개발비만 15억원이 들었다. 1년 조금 넘은 스타트업으로서 무척 난감하다”며 “관련 개발은 계속해나가겠지만 무료 서비스가 공격 대상이 되다 보니 앞으로는 변호사 등을 상대로 한 유료 서비스를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대한변협은 “대륙아주가 서비스를 중단한 건 바람직한 일”이라면서도 변협의 징계 시도가 ‘한국판 붉은 깃발법’이라는 대륙아주의 주장에 대해선 적극 반박했다. 변협은 “해외에서도 법률 관련 AI의 경우 높은 단계의 통제를 하는 내용의 가이드라인 등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기술의 발전을 막는 게 아니라 변호사법 위반 소지가 있는 행위에 대한 원칙적 입장을 견지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륙아주 소송 변호사들의 징계와 관련해선 “독립된 관련 위원회의 절차에 따라 진행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변협은 법률 AI는 대법원·법무부·국회·변협 등이 동참한 공공재 형태로 도입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다만 구체적인 구축 사업이 진행되진 않은 상태다.

김정민 기자 kim.jungmin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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