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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포스트(PC사랑)=임병선 기자] 삼성전자도 고전하는 상대가 있다? 바로 SK하이닉스의 이야기다. 시가총액 1위 엔비디아(NVIDIA)의 파트너가 되기 위한 삼성전자의 노력이 또 불발이라는 기사와 함께 늘 등장하는 SK하이닉스의 승승장구한 소식들. 최근 몇 년간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시장에서 눈부신 성장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AI(인공지능) 시대에 각광받고 있는 HBM(고대역폭 메모리)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SK하이닉스에 주도권을 빼앗긴 상황이다. 지난해 HBM 시장에서 SK하이닉스는 점유율 53%를 기록하며 독보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다. 심지어 엔비디아의 차세대 '블랙웰' 라인업에 사용될 HBM3E의 공급 승인을 일찌감치 받으며 내년 물량까지 이미 완판된 상태다. 반면, 삼성전자는 승인 지연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B2B(기업 간 거래) 부문뿐만 아니라 B2C(기업소비자 간 거래) 부문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일반 소비자용 SSD 시장에서 SK하이닉스는 뒤늦게 시장에 진입했지만, 하이엔드 2개 제품군만으로도 부동의 시장 1위였던 삼성전자를 단숨에 턱밑까지 추격했다. 전체 SSD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여전히 높지만, 현재 주력으로 발돋움한 M.2 SSD만 놓고 보자면 SK하이닉스가 오히려 압도하는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오랜 기간 주도해 온 국내 SSD 시장 판도가 SK하이닉스의 등장으로 재편된 것이다. 이렇듯 SK하이닉스 SSD는 어떻게 SSD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었는지, 어떻게 소비자들을 사로잡을 수 있었는지, 살펴보도록 하자.
현재 M.2 SSD 시장은 SK하이닉스가 40% 이상의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삼성전자가 그 뒤를 이은 20%대를 보여주고 있다. 3위와 4위는 각 10%대의 WD와 마이크론이 차지하고 있다. (출처: 다나와 리서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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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서 먼저 입소문 난 SK하이닉스 SSD
SK하이닉스 골드 P31(Gold P31) SSD는 해외에서 먼저 선보인 제품이다. 해외 유명 테크 전문매체 및 현지 소비자들의 높은 리뷰 평점이 이어졌고, 이 소식은 국내에도 전해지며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이윽고 아마존 등을 통해 직구로 구매하는 국내 사용자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제조업체보다 익숙한 제품명 'P31', 'P41'
SSD에 대해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용자라면 '삼성전자 980 프로'나 'SK하이닉스 골드 P31'보다 제품명인 '980 프로'나 'P31'만으로도 대부분 알 수 있을 정도로 익숙할 것이다. 두 제품 모두 하이엔드 M.2 NVMe SSD로, 많은 사용자로부터 선택을 받아온 SSD다.
특히 SK하이닉스의 골드 P31은 출시한 지 4년 차에 접어든 지금까지도 PCIe 3.0(Gen3, 3세대) 인터페이스 기반 M.2 SSD 중 성능과 소비자 선호도 모두 최고 자리를 지키고 있다. 심지어 현재 PCIe 4.0(Gne4, 4세대) 인터페이스 기반 M.2 SSD로 시장이 재편된 와중에도 여전히 경쟁력 있는 선택지로 견고한 시장 지배력을 보여주고 있다.
SK하이닉스 인기 요인은?
판매량 및 대중적인 인기를 가늠할 수 있는 척도를 알아보기 위해 컴퓨터 부품 대표 가격비교사이트 다나와를 통해 SSD의 인기 순위를 확인해 봤다. 9월 23일 기준, SSD 인기 순위에서 1위는 플래티넘 P41, 2위는 골드 P31이 차지하고 있다. 플래티넘 P41은 PCIe 4.0 인터페이스고 골드 P31은 PCIe 3.0 인터페이스임에도 여전히 SSD 전체 인기 순위에서 1위와 2위를 나란히 차지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유는 간단하다.
가격비교사이트의 M.2SSD 인기 순위에서 플래티넘 P41과 골드 P31이 1위와 2위를 모두 차지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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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SSD의 가장 큰 특징은 자체 기술력에 있다. 반도체 시장에서 산전수전을 다 겪어본 SK하이닉스는 D램에서 낸드 플래시, 컨트롤러에 이르기까지 SSD의 핵심 부품 모두를 직접 관리하고 생산한다. 이는 타사의 SSD 제품들이 낸드 플래시는 A사에서, 컨트롤러는 B사에서, D램은 C사에서 조달하는 방식과 대조되는 점이다.
골드 P31과 플래티넘 P41 제원 비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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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ND, Controller, DRAM 등 SSD의 핵심 부품은 SK하이닉스의 자체 기술로 개발 및 생산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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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31과 P41 선택 기준
이제 결정할 부분은 어떤 인터페이스를 사용하느냐다. PCIe는 세대별로 최대 전송 속도에서 차이를 보인다. PCIe 3.0은 레인(Lane, 대역폭과 직결되는 배선)당 최대 984.6MB/s, PCIe 4.0은 최대 1,969MB/s의 전송 속도를 지원한다. 즉 처리 속도가 빠른 PCIe 4.0의 플래티넘 P41은 3D 그래픽 디자이너, 크리에이터, 하드코어 게이머 등 고부하 작업자에게 적합하며, 저전력과 저발열, 경제성 등 다른 요소도 함께 고려해야 하는 일상 환경에서는 PCIe 3.0인 골드 P31이 더 적합하다. 물론 가격 또한 차이가 있다.
골드 P31은 PCIe 3.0 인터페이스 기반 하이엔드 M.2 NVMe SSD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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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 P31의 CrystalDiskMark 벤치마크 결과는 읽기속도 3,598.22MB/s , 쓰기속도 3,246.47MB/s로 제조사 스펙에 부합하는 성능을 보여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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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 P31의 나래온 더티 테스트 결과는 최대 속도 3,012MiB/s, 평균 속도 942MiB/s로 측정되었으며, 평균 속도 50% 미만 구간은 0.1%에 불과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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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티넘 P41은 PCIe 4.0 인터페이스 기반 하이엔드 M.2 NVMe SSD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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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티넘 P41의 CrystalDiskMark 벤치마크 결과는 읽기속도 7,375.65MB/s , 쓰기속도 6,719.43MB/s로 제조사 스펙에 부합하는 성능을 보여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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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티넘 P41의 나래온 더티 테스트 결과는 최대 속도 5,902MiB/s, 평균 속도 2,449MiB/s 측정되었으며, 평균 속도 50% 미만 구간은 5.4%에 불과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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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 PCIe 5세대 SSD 왜 없나?
지난해부터 SSD 제조업체에서 PCIe 5.0(Gen5, 5세대) 인터페이스 기반 M.2 NVMe SSD를 선보이기 시작했다. PCIe 5.0 SSD는 현재 기준으로도 고성능의 PCIe 4.0 SSD보다 이론상 2배 더 빠른 초고속을 자랑한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국내 시장에 출시한 PCIe 5.0 SSD는 불과 2~3개 브랜드가 전부였다. 또한, PCIe 5.0 M.2 SSD를 지원하는 메인보드도 별로 없었기 때문에 시장성이 없었다. 하지만 올해부터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한 주요 SSD 제조업체에서 일반 소비자를 겨냥한 PCIe 5.0 SSD를 출시했고 PCIe 5.0 M.2 SSD 슬롯을 기본으로 탑재한 하이엔드 메인보드도 속속 출시하는 상황이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도 SSD 시장의 양대 산맥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여전히 PCIe 5.0 SSD를 출시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SK하이닉스가 PCIe 5.0 SSD를 준비하지 않은 건 아니다. 지난 6월 대만 타이페이에서 개최한 '컴퓨텍스 2024'에서 SK하이닉스는 PCIe 5.0 인터페이스 기반인 플래티넘 P51을 선보였다. 정확한 출시 일정 및 실제 성능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이번에도 기대에 부합하는 퍼포먼스를 보여줄 것으로 조심스럽게 예상한다.
물론, PCIe 5.0 SSD 시장은 이제 막 형성되어가는 단계라 가격적으로 대중화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서서히 PCIe 5.0 M.2 SSD를 지원하는 메인보드가 늘어나고 있지만, 아직은 PCIe 4.0 M.2 SSD 지원 메인보드가 주류를 이루고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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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SK하이닉스는 뛰어난 성능 밸런스, 소비자 니즈에 맞춘 제품 전략, 그리고 차별화된 기술력을 통해 SSD 시장에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이러한 요소들이 결합해 SK하이닉스 SSD가 많은 사용자들에게 사랑을 받으며,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도 높게 평가받고 있는 이유가 아닐까 싶다. 또 빠르면 연말 출시를 계획 중인 PCIe 5.0 기반의 최신 기술이 적용된 플래티넘 P51이 어떤 혁신적인 성능을 보여줄지 기대감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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