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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제조업 공장에서 로봇 도입이 최근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로봇과 인공지능(AI)의 발달로 사람의 일자리가 크게 줄어들 것이란 우려가 팽배하지만, 실제 제조업 현장에선 로봇 도입 추세가 예상 만큼 거세지 않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7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로봇업계 연합체인 선진자동화협회(Association for Advancing Automation·A3)의 자료를 인용해 북미의 제조용 로봇 판매량은 2022년 4만4196대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지난해에는 3만1159대로 30% 급감했다고 전했다. 로봇 의존도가 가장 높았던 완성차와 부품 제조업체에서의 판매량은 1년 새 34% 줄면서 다른 산업군(25%)보다 감소폭이 컸다. 이런 감소세는 올해 상반기(1~6월)에도 이어졌다.
앞서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북미 제조업체들은 노동력 부족과 임금 인상 등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제조용 로봇을 중심으로 자동화 설비를 적극 도입했다. 자동화장비 제조업체 가와사키로보틱스의 폴 마르코베치오 이사는 “일부 업체들은 구인난 공포에 시달리며 로봇을 필요 이상으로 많이 사들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로봇 도입 움직임이 둔화되기 시작한 배경으로는 많은 기업들이 로봇을 단순히 사람을 대체할 수 있는 ‘이상적인 기계’로 여겼을 뿐, 유지보수가 까다롭다는 것을 간과했다는 점이 꼽힌다. 미 로봇제조업체 저겐스의 잭 슈론 대표는 “로봇은 쉴 필요도 없고 갑자기 다치거나 사표를 내지도 않는다”면서도 “복잡한 작업에 로봇을 배치하고 유지하는 데에는 상당한 비용이 드는 것도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로봇에 밀려날 수 있다는 노동자들의 불안감도 로봇 도입에 제동을 걸고 있다. ‘항만 자동화 반대’는 이달 1일 미 동·남부 항만 노동자들이 파업에 나서면서 내건 핵심 쟁점 중 하나였다. 노사가 임금 인상안에 합의하면서 파업은 잠정 중단됐지만, 노조는 여전히 “자동화에 맞서 일자리를 지켜라”라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현재 노사가 부분 자동화와 관련해 노조의 거부권을 확대하는 방안 등을 협상 중이라고 전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노동력은 늘어난 동시에 주요 제품의 수요가 줄어든 것도 원인이다. A3에 따르면 지난해 2분기(4~6월) 자동차 산업분야의 로봇 주문량은 전년 대비 약 20% 줄어들었다. 생산공정에 로봇을 많이 사용했던 전기차의 인기가 떨어진 게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부품업체를 운영하는 빌 애들러 씨는 “2년 전 로봇 용접기를 구매하려 했지만, 올해 주문량이 당시 예상했던 규모의 4분의 1에 그쳐 계획을 접었다”며 대부분의 공정이 수작업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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