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22 (일)

"성심당 선의를 악용하다니"…배지 구해 임산부 행세한 고객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임산부 배지 중고 거래로 구해 혜택 받아

성심당 측, 결국 임산부 수첩 지참도 요구

"사기부터 칠 생각"…누리꾼들 비판 봇물

대전 유명 빵집 '성심당'이 임산부 대상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가운데, 임산부인 척 배지를 착용해 할인가로 제품을 구매하는 이들이 나타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7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성심당 임산부 할인 혜택 악용하는 사람들'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제보 글을 작성한 누리꾼 A씨는 "아내가 오늘 성심당에 갔는데 직원이 말하길 '임산부 배지 착용 시 5% 할인 및 줄 프리패스 정책이 알려지자마자 배지만 구해서 들고 오는 사기꾼이 늘었다'고 하더라"며 "이번 주부터는 (할인 혜택을 받으려면) 임산부 수첩도 지참해야 한다더라"고 전했다.

아시아경제

성심당의 튀김소보로(좌)와 임산부 배지 [이미지출처=성심당 인스타그램,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그는 "성심당 갈 사람들 있으면 참고하시라"며 "선의가 나오면 악용할 생각부터 가장 먼저 하는 사람들"이라고 지적했다. 성심당의 이벤트를 악용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맘카페 등에서도 한 임산부가 성심당에 다녀온 후기를 전하며 "임산부 수첩을 꼭 챙겨야 한다"고 당부하는 글이 올라왔다. 그는 "(저는) 워낙 만삭이라 그냥 들여보내주시기는 했는데 원칙은 수첩도 함께 보여줘야 하는 것 같더라"고 전했다.

임산부 배지는 임산부가 지하철, 버스 등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좌석을 양보받을 수 있도록 '임산부 먼저'라는 문구가 새겨진 가방 고리형 배지다. 배지에 임신 시기 등 자세한 정보는 적혀 있지 않다.

성심당은 애초 임산부 배지를 달고 온 고객에게 할인 혜택 및 대기 줄 프리패스 서비스를 제공해 왔지만, 임산부 배지만 달고 온 일반인들이 이벤트를 악용하는 사례가 늘자 결국 수첩도 함께 증거물로 요구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심지어 중고 거래 플랫폼 등에는 임산부 배지를 거래하는 글도 나왔다. 반면 임산부 수첩은 병원에서 직접 임신 날짜, 주수, 건강 정보 등을 기입하기 때문에 배지보다 더욱 정확한 판단이 가능하다.

이번 사례가 알려지면서 누리꾼 사이에선 비난 여론이 빗발쳤다. "부끄러움도 모른다", "어쩌다가 사기부터 칠 생각만 하는 나라가 됐는지 모르겠다", "저런 사람들 때문에 진짜 임산부들만 피해를 본다" 등 날 선 반응이 나왔다.

한편 성심당의 임산부 할인 혜택인 일명 '예비맘 할인'은 대전 본점뿐만 아니라 대전역점, 롯데백화점 대전점, 대전 DCC점 등 4개 지점에서 이용할 수 있다. 임산부 배지와 수첩을 소지하면 전 지점에서 결제 금액의 55를 할인받는 방식이다. 또 매장에 대기 없이 바로 입장 가능한 '프리패스' 서비스도 있다.

일부 고객들은 할인 혜택보다 프리패스 서비스를 더욱 선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기 빵집인 성심당은 히트 상품이 발매되면 1~2시간 이상의 대기 인원이 생기는 탓이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