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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증시와 세계경제

일주일만에 21% 급등한 中증시에…"슈퍼반등" vs "폭락 전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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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달 말 5거래일 만에 21% 이상 급등해 부진했던 중국 본토 주식시장에 활력을 불러넣었다. 중국신문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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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금융당국의 대규모 경기 부양 조치 이후 주가가 급등하고 거래량이 폭증하고 있다. 이에 따라 관련 당국이 증권거래소의 시스템 장애를 막기 위한 사전 조치에 착수하는 등 분주한 모습이다.

앞서 중국인민은행, 국가금융감독관리총국, 중국증권감독관리위원회 등 중국의 3대 금융정책기관 수장들은 지난달 24일 합동 기자회견을 열고 통화정책 완화, 부동산 금융지원, 주식시장 부양 등의 경기 부양책을 발표했다. 이른바 '9·24' 조치로 불리는 이번 부양책 발표 이후 중국 증시는 급등하기 시작했다.

중국의 내국인 전용 주식시장인 상하이 A주는 지난달 24일부터 30일까지 5거래일 만에 2748포인트에서 3336포인트로 21.4% 급등했다. 일주일간의 국경절 연휴를 앞둔 마지막 거래일(30일)엔 하루 거래액이 2조6000만 위안(약 494조원)을 기록할 정도였다.

급기야 주문이 폭주한 지난달 27일 오전엔 거래 시스템이 다운되면서 주문이 취소되고 거래가 지연되는 사고도 발생했다. 결국 상하이 거래소는 지난달 29일과 연휴 마지막 날인 지난 7일 두 차례 시스템 점검에 나섰다.

이번 점검엔 상하이 거래소의 기술회사·정보회사와 관련 금융기관 및 증권사가 모두 참여했다. 테스트는 하루 2조5000억 위안(475조원) 규모의 거래가 쇄도하는 상황을 상정해 진행됐으며 네트워크의 용량 증설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세장이 계속될 것을 전망한 중국 증권사들은 국경절 연휴까지 반납하고 지난 6일부터 업무에 복귀했다. 중국 경제매체 디이차이징(第一財經)에 따르면 증권사 직원들은 관련 회의를 열고 최근 시황을 점검하며 신규 계좌 개설 등을 준비했다.

연휴 후 첫 거래일인 오는 8일 시황을 놓고선 상승장이 이어질 것이라는 긍정론이 우세한 가운데 지난 2015년 단기 급등 후 폭락했던 장세가 재현될 수 있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상승론의 근거는 지난 연휴 동안 중국과 달리 거래가 계속됐던 홍콩 증시 시황이다. 지난 2일부터 4일까지 홍콩 항셍지수는 7.59% 상승했다. 특히 '홍콩판 나스닥'으로 알려진 항셍테크(HKHSTECH) 지수는 상승폭이 10%를 기록했다.

외국 투자사도 장밋빛 전망을 내놨다. 모건스탠리는 중국 정부가 향후 추가 지출 정책을 발표하면 중국 주가가 10~15%까지 추가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홍콩의 금융 컨설팅업체 게이브칼(Gavekal)의 토머스 게트레이 선임 애널리스트는 “모든 것이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지난 주 중국의 주가 급등은 최대 100% 상승하는 ‘슈퍼 반등’의 전조에 불과하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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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7일 홍콩 항셍지수 주가 현황판 앞을 시민들이 지나고 있다. 지난 2일부터 4일까지 홍콩 항셍지수는 7.59% 상승하면서 국경절 장기연휴 이후 중국 증시의 상승세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을 보탰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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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반등 전조” vs “2015년 폭락장 임박”



반론도 만만치 않다. 일본계 투자은행인 노무라증권의 루팅(陸挺)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3일 “현재 시장 모멘텀과 중국 소셜미디어(SNS)에 나타난 투자자 반응을 추적한 결과 2015년 급등락을 반복할 위험이 향후 몇 주 안에 빠르게 커질 수 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말했다. 그러면서 “투자자들이 지금 강세장에 들어가는 것은 괜찮지만, 베이징이 좀 더 냉정해지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추격 매수를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중국에서 전문 기관투자자에게 투자금을 날리는 개미투자자를 베어도 금방 자라나는 부추에 비유한 ‘부추 베기(割韭菜)’ 장세가 다시 왔다는 지적도 웨이보(중국판 X)에서 쉽게 확인된다.

실제 중국 개미투자자들은 지난 2월 주중 미국대사관이 공식 웨이보에 멸종 기린을 보호하는 활동을 소개한 게시물을 올리자 댓글난에 중국의 주가 폭락 피해를 호소하는 글을 10만여 건 올려 화제가 됐다. 당시 중국 주식투자자들은 “기린도 생명이 있고 나도 생명이 있다”며 미국 증권감독위원회 인원의 파견을 호소했다.

지만수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9·24 조치 후 중국 경제 전망에 대해 “최근 상승한 주가가 급락으로 전환되지 않고 자산가격이 안정될 경우 소비심리가 개선될 수 있다”며 “올해 5% 달성 여부와 향후 추세는 자산시장의 안정과 소비심리 개선이 얼마나 확인되느냐에 달려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중국의 기획재정부 격인 국가발전개혁위원회의 정산제(鄭柵潔) 주임은 연휴가 끝나는 8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대규모 확장적인 재정·금융 정책 패키지를 발표할 예정이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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