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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1 (토)

[단독] 국세청, 대방건설 특별세무조사…내부거래·벌떼입찰 들여다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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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드뉴스

[사진=대방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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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드뉴스 = 김면수·태기원 기자] 국세청이 최근 대방건설을 상대로 특별세무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그 배경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7일 동종업계에 따르면 국세청은 지난달 하순 인천지방국세청 조사1국 요원들을 경기 고양시(법인 등록지)와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대방건설에 사전 예고 없이 파견,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대방건설에 대한 세무조사는 일반적인 정기 세무조사가 아닌 비정기(특별) 세무조사 성격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대해 대방건설 관계자는 "당사는 세무조사에 성실하게 임하고, 모든 요청에 적극적으로 협조할 계획"이라며 "앞으로도 투명한 회계 관리를 통해 세무 관련 규정을 준수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국세청이 대방건설에 대해 세무조사에 착수한 정확한 배경은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앞서 국세청은 대방건설에 대한 세무조사 착수 시점인 지난달 25일, 건설사를 비롯한 의료·보험 업계의 '불법 리베이트' 사례 47건을 적발해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대방건설은 주택 브랜드 '디에트르'를 보유한 시공능력평가순위 23위 건설사다. 1991년 구교훈 대방건설그룹 회장에 의해 광재건설이라는 이름으로 설립된 후 사세가 커졌다.

대방건설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대방하우징, 디비건설, 대방이엔씨, 디비이엔씨, 엔비건설 등 26개의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다. 기타 특수관계자로는 대방산업개발, 엘리움, 엘리움건설, 디아이건설 등 15개 회사가 있다.

대방건설의 주요 주주는 구교훈 대방건설그룹 회장의 장남인 구찬우 대방건설 대표와 사위인 윤대인 대방산업개발 대표다. 각각 71%와 29%의 지분을 나눠 가지고 있다. 이는 오너 일가가 100% 보유한 가족회사라는 의미다.

대방건설의 특수관계자이자 그룹의 또 다른 축인 대방산업개발은 윤 대표의 부인 구수진 씨가 지분 50.01%를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 지분 49.99%는 특수관계자인 김보희 씨가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방건설은 지난해 별도 기준 매출 8570억원, 영업이익 851억원, 당기순손실 87억원을 기록했다. 자회사를 포함한 연결 기준 매출은 1조 1722억원, 영업이익 994억원, 당기순손실 157억원을 올렸다. 대방건설그룹은 자산 5조원을 돌파, 2021년부터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하는 공시대상기업집단에 포함돼 대기업으로 편입됐다.

이 같은 상황을 종합할 때, 업계에서는 이번 조사가 대방건설과 특수관계법인, 오너 일가, 거래처 간 자금 거래 과정에서 부당 거래 및 세금 탈루 여부를 면밀히 검토하는 데 집중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 대방건설, 지난해 매출 8231억원 중 96% 자회사로부터 벌어들여

특히 대방건설이 자회사로부터 대부분의 매출을 벌어들이는 등 내부거래 비중이 매우 높다는 점은 주목할 부분이다.

대방건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특수관계법인으로부터 벌어들인 매출은 8231억 원으로, 전체 매출 8570억 원 중 96%에 달한다.

구체적으로 대방이엔씨(1486억원), 디엠개발(1346억원), 대방건설동탄(1273억원), 디비건설(1265억원), 대방개발기업(1012억원), 대방주택(739억원), 엔비건설(641억원), 디비산업개발(353억원), 대방하우징(117억원) 등 9개 자회사에 내부거래가 집중됐다.

실제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에 따르면 그룹 총수가 있는 78개 대규모기업집단(대기업집단) 중 지난해 내부거래 비중이 가장 높은 집단은 '대방건설그룹'으로 나타났다.

대방건설그룹은 지난해 42개 계열사가 올린 매출액 2조 4671억원 중 오너 일가가 지분을 보유한 대방건설과 대방산업개발 두 곳이 전체의 49.8%인 1조 2154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 중 86.3%인 1조 489억원이 내부거래를 통해 발생한 매출이다.

대방건설은 이 같은 내부거래로 벌어들인 이익을 바탕으로 오너 일가에게 매년 수십억 원의 배당을 지급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주주에게 지급한 배당금은 2019년 20억원, 2020년 20억원, 2021년 20억원, 2022년 30억원, 지난해 20억원 등 최근 5년간 110억원에 달한다. 특히 지난해에는 회사가 당기순손실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예년과 같이 배당이 이뤄졌다.

지분 구조를 감안할 때, 이 중 71%는 구찬우 대방건설 대표에게, 29%는 윤대인 대방산업개발 대표에게 흘러갔을 것으로 분석된다.

◇ 대방건설, 폐이퍼컴퍼니 의심 계열사 동원해 벌떼 입찰 의혹

국세청이 이번 조사에서 '대방건설 벌떼입찰 의혹'을 살펴볼 지도 관심사다. 이는 대방건설이 페이퍼컴퍼니 형태의 계열사들을 설립하고, 벌떼입찰에 동원했다는 의혹으로 지난 2021년 국정감사에서 제기됐다.

당시 문정복 의원(더불어민주당·경기 시흥갑)이 LH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대방건설 및 계열사 간 택지 전매는 총 1조 185억원 규모로 나타났다.

최근 10년간 대방건설과 그 계열사들이 낙찰받은 공공택지 가격 총액(2조 729억원) 중 절반 가량을 계열사들에 전매해 왔다는 의미다.

특히 전매받은 다수의 계열사가 단기간 동안 집중적으로 신설된데다, 불과 직원수가 수명에 불과해 페이퍼컴퍼니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실제 대방건설은 계열사 디비건설·디비산업·노블랜드 3곳을 2013년 6월부터 11월 사이에 신설했으며, 엘리움·엔비건설·대방덕은 주식회사는 2015년 12월부터 불과 1년 사이에 설립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계열사들은 직원 수가 1~7명에 불과하거나 건설사 임원으로 보기에는 과도하게 젊은 20~30대 이사들을 채용했으며, 경기도 현장조사 결과 법인 소재지 대부분 공실이거나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 등 전형적인 페이퍼컴퍼니 형태를 보였다는 것이 문 의원실의 설명이다.

이들 법인들은 모두 기존 낙찰택지를 전매받은 이력이 있으며, 이후 LH로부터 공공택지를 새롭게 낙찰받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의원실 측은 당시 대방건설이 이러한 전마를 통해 신설 페이퍼컴퍼니의 공공택지 입찰자격(3년간 주택건설실적 300세대 이상)을 급조했고, 이를 벌떼입찰에 동원한 것으로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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