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 대통령 이스라엘 요구에 "터무니없어"
"평화유지군 보호 중인 마을에 공격하겠다고 위협"
이스라엘이 6일(현지시간) 새벽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의 남부를 공격한 이후 화염과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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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마이클 D 히긴스 아일랜드 대통령은 이날 “이스라엘 방위군(IDF)이 레바논에서 활동 중인 유엔 평화유지군에 철군을 요구했다”면서 “평화유지군이 방어하고 있는 마을에 (공격을 가하겠다고) 엄청난 위협을 가했다”고 비난했다.
아일랜드는 폴란드과의 합동 대대 형식으로 레바논 남부에 347명의 평화유지군을 주둔시키고 있다. 레바논과 이스라엘, 골란고원을 나누는 블루라인의 25개 전초기지 가운데 2곳이 사실상 아일랜드의 지휘를 받고 있다고 FT는 부연했다.
골란고원은 이스라엘이 1967년 제3차 중동전쟁 당시 시리아로부터 점령한 곳이다. 이스라엘은 1981년 골란고원법을 제정해 자국 영토로 병합했으나, 국제사회에서는 영토로 인정받지 못했다. 이스라엘은 골란고원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지만, 레바논과 시리아는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히긴스 대통령의 발언은 미국-아일랜드 수교 100주년을 기념한 사이먼 해리스 아일랜드 총리의 미국 백악관 방문을 앞두고 나왔다. 해리스 총리는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중동에서의 갈등 확대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아일랜드 법무부 차관보인 제임스 브라운은 자국 언론과 인터뷰에서 “아일랜드군이 실질적인 위험에 처해 있다”며 “히긴스 대통령이 목소리를 낸 것은 옳다”고 거들었다. 그러면서 “유엔은 IDF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이알랜드군 대변인인 케빈 케니 대위도 이스라엘을 향해 “우리는 임무에 전념하고 있다”고 철군을 거부한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는 “우리가 그곳에 있는 것은 필수적”이라며 “우리는 국제 사회의 눈과 귀 역할을 하고 있으며, 우리의 목표는 외교가 이뤄지고 필요에 따라 인도적 지원이 전달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엔 평화유지군은 이날 성명을 내고 이스라엘이 지난달 30일 레바논에서 지상 작전을 개시하겠다는 의사를 통보했다며 IDF가 아일랜드군이 주둔 중인 진지 바로 옆에서 작전을 펼친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유엔 평화유지군의 안드레아 테넨티 대변인은 “이스라엘은 우리가 일부 지역에서 이전하도록 요청했다”며 “하지만 평화유지군은 모든 위치에 그대로 남아 있으며 유엔 깃발은 계속 휘날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스라엘과 헤즈볼라가 충돌할 때 평화유지군이 위험에 처하지 않도록 IDF로부터 경고를 받고 있다”면서도 “평화유지군이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위임한 임무를 수행하는 동안 안전을 해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잘라말했다. 이어 이스라엘의 공습 강화는 “매우 위험한 발전”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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