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주년 축전 비해 분량도 짧아져
北-러 밀착이후 ‘서먹한 관계’ 지속
이날 관영 신화통신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축전에서 “중조(중북) 관계 발전을 매우 중시한다”면서 “새로운 시기와 형세 아래 중국은 조선(북한)과 함께 전략적 소통·협조를 강화하고 우호 교류 협력을 심화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도 축전을 통해 “조중 친선을 계승·발전시켜 나가는 건 두 나라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양국의 협조 관계가 새로운 시대의 요구에 맞게 발전하도록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두 정상은 북-중 수교 70주년인 2019년에도 축전을 주고받았다. 같은 해 1월 김 위원장이 베이징을 전격 방문했고, 6월에는 시 주석이 평양을 답방하면서 양국 관계가 어느 때보다 친밀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당시 축전에서 김 위원장은 시 주석을 ‘존경하는 총서기 동지’라고 지칭했지만, 이번 축전에선 별다른 수식어를 붙이지 않았다. 시 주석도 ‘중조 우의는 사람들의 마음에 깊이 새겨졌다’ 등 지난 축전 때 썼던 친밀한 표현들을 삼갔다. 중국과 북한이 보낸 축전의 글자 수도 5년 전보다 각각 30%, 38%가량 짧아졌다.
다만 김 위원장과 시 주석이 지난달 9일 북한 정권수립일에 서신을 교환한 지 한 달 만에 다시 축전을 주고받은 건 북-중 관계가 더 이상 악화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라는 해석도 있다. 시 주석은 이번 축전에서 “최근 몇 년 동안 김정은 총서기(총비서)와 여러 차례 회담하고 서한·전보 등을 통해 긴밀한 소통을 유지했다”고 적기도 했다. 지난달 축전에선 두 사람의 개인적 인연을 언급하지 않았다.
북한이 이번 달 베이징에서 열릴 예정인 ‘북-중 우호의 해’ 폐막식에 어느 급의 인사를 보낼지가 향후 북-중 관계를 보여주는 지표가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중국은 4월 평양에서 열린 북-중 우호의 해 개막식에 공식 서열 3위인 자오러지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을 파견했다.
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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