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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1 (토)

[DBR]기업의 인재 미스매치, ‘스킬 기반 HR’로 해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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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킬 기반 조직으로 진화?

‘AI 적용한 HR’ 넘어야

지속적 성장과 학습 장려하고

민첩한 실행 문화 조성해야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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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킬 기반 HR(Skill based HR)이 인재 경영의 새로운 트렌드로 주목받고 있다. 스킬 기반 HR에서 ‘스킬’이란 특정 과업을 처리할 수 있는 역량 자체를 넘어 실제 업무 상황에서의 적용 능력과 문제 해결 능력을 포함하는 개념이다. 따라서 ‘스킬 기반 HR’은 정형화된 직무 체계 안에서만 업무를 부여하는 것이 아니라 직원이 가진 스킬을 바탕으로 복합적인 업무를 수행토록 한다. 예를 들어 과거 마케터였던 어떤 직원이 지금은 PM(Product Manage)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면 ‘#마케팅 #데이터 #제품 전략 관리’와 같은 스킬 태그를 갖게 되고 추후 이런 스킬이 요구되는 프로젝트가 있다면 현재 맡고 있는 직무가 아니더라도 이 업무에 투입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특히 최근 AI 발전으로 사업에 필요한 스킬을 신속하게 파악하고 업데이트할 수 있게 되면서 스킬 기반 HR은 더욱 가속화되는 모습이다. 글로벌 기업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스킬 기반 HR 트렌드와 국내 기업의 적용 전략은 무엇일까? DBR(동아비즈니스리뷰) 2024년 9월 2호(401호)에 실린 관련 기사를 요약해 소개한다.

● 인재 미스매치 해소

최근 부상하는 스킬 기반 HR의 새로운 접근법 중 하나는 ‘탤런트 마켓플레이스(Talent Marketplace)’다. 탤런트 마켓플레이스는 구성원의 현재 및 미래 스킬과 경력 기회를 연결하는 AI 기반의 내부 채용 플랫폼이다. 구성원들은 이 플랫폼을 통해 스킬을 기반으로 경력 개발 기회를 스스로 찾고 다양한 역할이나 프로젝트에 참여하기 위해 필요한 스킬이 무엇인지 파악할 수 있다. 프랑스의 다국적 기업 슈나이더 일렉트릭은 내부 탤런트 마켓플레이스를 통해 인재 미스매치 문제를 해소했다. 성장 기회 부족으로 우수 인재들이 퇴직하는 문제와 전 세계 43개 국가에서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는 그룹 전체 인력들 가운데서도 각 개인에 대한 데이터 부족으로 적절한 인재를 찾지 못하는 문제를 동시에 극복한 것이다.

탤런트 마켓플레이스에서는 구성원들이 자신의 프로필, 경력 개발 포부, 전문적 관심사를 입력하면 AI가 즉시 적합한 직무 전환, 경력 개발, 프로젝트 참여, 멘토링 기회를 추천한다. 이로써 구성원들은 본인의 니즈에 맞춰 경력 기회를 선택하고 전체 경력 경로를 설계할 수 있다. 슈나이더 일렉트릭의 탤런트 마켓플레이스는 과거의 하향식 배정 방식과 달리, 회사에서 경력 기회를 공고하는 방식으로 전환해 지원할 수 있게 함으로써 스킬 개발의 주도권을 구성원들에게 위임한다. 이런 보텀업(Bottom-up) 방식의 스킬 개발 촉진 전략은 인재 확보와 유지에 효과적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 AI를 활용한 스킬 개발

최근 기업의 학습과 개발(L&D·Learning and Development) 분야에서는 AI를 활용한 스킬 개발을 통해 생산성을 높이려는 시도가 활발하다. 이런 시도들은 △교육 과정 개발 △스킬 평가 △AI 코칭 영역에서 주목할 만한 혁신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교육 과정 개발 측면에서 AI로 혁신을 시도하는 대표적인 사례는 글로벌 제약 기업 ‘일라이 릴리 앤드 컴퍼니’다. 이 회사는 생성형 AI를 활용해 자사 제품에 대한 교육과정을 개발한다. 예를 들어 비만 치료제 원료인 티르제파타이드의 정보와 사용법 매뉴얼을 입력하면 AI가 이를 학습해 단시간 내에 교육과정을 개발한다. 특히 스킬 개발이 필요한 제약 영업팀뿐만 아니라 약사, 심장 전문의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세분화해 맞춤형 교육을 적시에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기존에는 교육과정 개발 전문가들이 각 학습에 따른 교육 목표를 설정하고 학습자용 교재와 테스트 문항을 일일이 개발해야 했다면 이젠 생성형 AI가 이 과정을 생략해 교육과정 개발 속도를 획기적으로 향상시키고 있는 것이다.

● 스킬 기반 HR을 위한 전략

스킬 기반 HR이 성공적으로 실행되기 위해서는 AI라는 기술적 토대를 넘어 궁극적으로 스킬 개발을 장려하는 조직문화를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단순히 AI 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시도에 그치지 않고 조직 전체가 지속적인 학습과 성장을 추구하는 문화로 전환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많은 실리콘밸리의 빅테크 기업들은 기술 직군과 경영 직군을 분리하는 이중 경력 경로를 채택하고 있다. 기술 직군에서는 ‘테크니컬 래더(Technical ladder)’를 통해 엔지니어들의 직급을 스킬 기반으로 레벨링한다. 테크니컬 래더에서 상위 레벨로 올라가기 위해서는 조직의 기술 혁신을 주도하며 사업상의 기술적 문제를 해결하고, 주니어들에게 멘토링을 제공하고, 산업 내 기술 선도 이미지를 제고하기 위한 다양한 외부 활동에 참여해야 한다. 이러한 이중 경력 경로는 엔지니어의 스킬 개발과 기여도를 체계적으로 반영해 경력 개발 경로를 제시하는 동시에 개인의 성장이 조직 내 인정으로 이어짐을 명확히 보여준다.

민첩한 실행 역시 스킬 기반 HR을 위한 중요한 전략이다. 스킬이 수시로 업데이트되는 지금과 같은 환경에서는 연 1, 2회 실시하는 임원 인사나 조직 개편을 기다리거나 지난해 세워둔 연간 교육 계획의 진척도에만 집중해선 안 된다. 스킬 분류 체계를 업데이트하는 것부터 시작해 HR과 관련한 모든 의사결정을 신속히 내리는 빠른 실행력은 스킬 기반 HR의 핵심이다. 이렇게 민첩한 실행력을 기반으로 스킬 체계를 빠르게 업데이트하며 구성원들의 스킬을 상향 평준화할 때 진정한 스킬 기반 조직으로 진화할 수 있을 것이다.

권기범 텍사스A&M 커머스대 인적자원개발학부 교수 Kibum.Kwon@tamuc.edu
정리=최호진 기자 hoj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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