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왼쪽 셋째)와 박정하·조경태·한지아 의원 등이 6일 서울 종로구의 한 식당에서 만찬 회동을 마친 뒤 차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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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6일 취임 후 처음으로 친한(친한동훈)계 의원들과 만찬회동을 가졌다. 원외 대표로서 당내 장악력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을 받아온 한 대표가 본격적으로 세력화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 대표는 6일 서울 종로구의 한 식당에서 당내 의원 20여 명과 만찬을 함께했다. 이날 만찬은 약 2시간 30분동안 진행됐다. 7·23 전당대회에서 한 대표를 도왔던 인사들로 이뤄진 '팀 한동훈' 텔레그램 멤버 외에 6선 조경태 의원과 초선 김재섭 의원이 만찬에 참석했다. 또 친한계 원외 인사인 김종혁 최고위원 등도 자리했다. 한 참석자는 "이번 만찬에는 23~24명 정도가 참석했다"고 전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기밀 유지에 힘쓰는 모습이 역력했다. 특히 만찬회동 자체가 '007 작전'을 방불케 했다. 당초 예정됐던 곳이 알려지자 만찬 장소를 급히 서울 종로로 변경할 정도였다. 한 친한계 의원은 "원래 (보안이)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당 안팎의 관심이 커진 탓이 크다"고 말했다.
이날 만찬에서는 최근 당정 지지율 동반 하락의 요인으로 꼽히는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과 공천 개입 의혹 등을 비롯해 쌍특검법 재표결 당시 이탈표, 코앞으로 다가온 국정감사 등에 대해 참석자들이 의견을 주고받았다고 한다.
이날 만찬에서 한 대표는 "진짜 위기 상황"이라며 "더불어민주당이 11월 이재명 대표의 위기도 있고 하다 보니 이번 국감에서 엄청난 공격을 해올 텐데 단결하고 지혜를 모아서 위기를 극복하자"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친한계 의원은 "참석자들 사이에서 특검법과 관련해 우리가 제대로 대처해야 하는데, 지금은 힘든 과정에 있다는 우려가 많았다"며 "이대로면 점점 야당의 페이스에 말리게 되니, 우리가 공세에 방어만 하는 형국을 벗어나 좀 변해야 하지 않나 하는 의견도 제기됐다"고 말했다.
특히 만찬 참석자들은 "의원들이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이 계속 제기되고 있는데, 국감 기간에 어떤 의혹이 더 추가될지 걱정된다'는 우려를 공유했다"고 전했다. 이에 한 대표는"국정감사 기간에 야권이 제기하는 의혹을 조금 더 지켜보고 대응을 논의하자"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쌍특검법에서 이탈표 4표가 나온 것에 대해 전날 한 대표가 부산에서 지원유세 도중 한 말도 대화의 주제 중 하나였다고 한다. 한 대표는 이탈표를 두고 "우리 쪽은 확실히 아닌데 도대체 누구인지 모르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이날 "단일대오로 뭉치는 데도 한계가 온 것"이라며 우려를 표명한 의원들이 있던 것으로 전해진다.
[진영화 기자 / 박자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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